해외유출 피의자 96% 불기소국가핵심기술 수사권 없는 특사경특사경 수사권 한계에 '쪼개기 수사'송치 사건 77%는 국가핵심기술 혐의수사기간 4배 늘어 평균 20개월보완수사권 폐지 땐 '수사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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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관련 이미지.ⓒ챗GPT 생성 이미지
국가 경제안보의 명운이 걸린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시도가 매년 폭증하고 있으나, 이를 1차적으로 방어해야 할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기술특사경)은 수사권 한계로 핵심 범죄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올해 들어 해외 기술유출 피의자의 96%가 불기소 처분을 받고, 특사경이 송치한 사건의 77%를 검찰이 보완수사로 메우는 등 국가 기술 안보망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식재산처와 정보기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사경의 제한적 권한과 쪼개기 수사로 인해 대한민국 핵심기술 보호망이 사실상 마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이처럼 국가 수사망이 무너진 가장 큰 원인은 지재처 특사경의 기형적인 법적 권한 한계에 있다. 현행법상 지재처 기술특사경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일반 영업비밀' 침해만 수사할 수 있을 뿐, 더 중대한 범죄인 산업기술보호법(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위반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 권한이 없다.실제로 지식재산처는 최수진 의원실에 제출한 공식 답변서에서 "특사경은 산업기술보호법 등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어, 해당 기술(국가핵심기술) 여부는 별도로 파악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수사권의 한계는 '검찰 의존형 쪼개기 수사' 양상으로 이어졌다. 지재처 답변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영업비밀 해외유출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된 22명 중 무려 77.3%(17명)가 산업기술보호법(국가핵심기술) 위반 혐의가 중첩된 중대 사건으로 확인됐다.하지만 특사경은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어 이들을 '단순 영업비밀 침해(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만 송치했고, 이후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를 추가한 후에야 간신히 제대로 된 기소가 이루어졌다.앞서 지난 2월 기소된 전고체전지 국가첨단전략기술 역시 같은 사례다. 외국인 영업총괄이 관련 기술을 해외 협력사에 넘긴 혐의를 받았지만, 역시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서야 구속이 가능했다.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조 단위의 국부가 날아가는 국가핵심기술 산업스파이를 잡아놓고, 내 관할이 아니니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혐의만 묻고 손을 터는 것은, 간첩을 잡아놓고 '주거침입죄'만 묻거나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범인에게 '신호위반' 딱지만 끊어주고 보내는 기형적인 코미디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수사 골든타임 붕괴, 불기소율 폭증 …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시 "수사 공백" 직결단일 범죄 행위를 부처별로 쪼개서 릴레이식으로 수사하는 비효율은 심각한 수사 지연과 입증 실패 부작용을 낳고 있다.기술특사경의 영업비밀 사건 평균 수사기간은 지난 2020년 4.9개월에서 2024년 10.8개월로 늘었다. 지난 2025년에는 20.1개월까지 증가했고, 올해는 8월 기준 19.7개월을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길어진 것이다.기술유출 사건에서 수사 지연은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아니다. 20개월 가까이 수사가 지연되면서 장기화 되는 사이 핵심 기밀은 이미 해외로 유출돼 양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비율도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2021년~2023년 100%였던 기소율은 올해 들어 크게 낮아졌다.2026년 8월 기준해외유출 피의자 24명 중 95.8%인 23명이 무더기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기소된 인원은 4.2%인 단 1명에 불과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피의자 역시 5명 가운데 4명(80%)이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수사력 부재의 직격탄은 고스란히 기업 현장으로 향해 특히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다.정보기관이 적발한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의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 118건 가운데 중소기업 관련 사건은 69건으로 58.5%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가 45건(38.1%)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가 24건(20.3%)으로 뒤를 이었다. 모두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산업이자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된 분야다.더 큰 문제는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될 경우다.지식재산처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수사 권한이 없는 배임, 산기법(국가핵심기술) 위반 등의 경합 사건의 경우,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시행될 경우 경찰 등에 이첩해야 하므로 수사 공백 우려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시인했다.기존처럼 검찰이 핵심기술 유출 혐의를 덧붙여줄 수조차 없게 되어, 해외 산업스파이들에게 사실상 합법적인 도주로를 열어주게 되는 셈이다.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을 한 기관이 처음부터 끝까지 들여다볼 수 없는 현행 수사체계가 기술유출 대응의 허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최 의원은 "수사 권한의 엇박자와 핑퐁 수사 속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한민국의 핵심 경제안보 자산이 속수무책으로 털리고 있다"며 "기술유출 수사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범죄 입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재처 특사경이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산업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 유출 범죄까지 초동 단계부터 원스톱으로 통합 수사할 수 있도록 사법경찰직무법을 즉각 개정해 수사 권한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