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SNS 광폭 행보 … 일주일 새 X에 글 40건대외비 문건 노출해 '특검 내통' 논란도 자초 '문조털래유' 표현 쓴 지지자 글 공유했다 삭제野 "李, 인터넷 셀럽 … X 좀 그만하라"
  •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회 국군의 날 기념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회 국군의 날 기념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광폭 행보로 다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SNS에 청와대 대외비 문건을 공개하고 여권 인사들을 비하한 계정의 글을 공유하는 등 잇단 게시물로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앞서 SNS에 특정 기업과 언론 등을 저격하는 글을 올려 사회적 대립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은 이 대통령이 여과 없는 소통 방식으로 또 논란을 자초하며 국정 운영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X(엑스·옛 트위터)에 "SNS는 저와 국민과의 직접 소통 통로"라며 "모든 언론 기득권자들이 나서 저를 고립시키고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 사실로 음해하며 공격할 때 저와 국민들을 연결시켜 진실을 알리고 저를 살려 준 것도, 저를 지금의 이 자리까지 이끌어 준 것도 SNS"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울수록, 왜곡된 공격이 심할수록 더욱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들께 기대야 한다"며 "더욱더 국민들께 가까이 다가가 공감하고 소통하겠다"고 부연했다. 해당 글은 한 네티즌이 이 대통령의 X 활동 증가를 두고 "그의 고립을 의미하는 게 아니길 바란다"고 쓴 글을 공유한 뒤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형태로 작성됐다.       

    'SNS 정치'에 적극적인 이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활동을 자제하다가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X에 40여 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하루 평균 5~6건의 글을 올린 셈이다. 전날인 9월 30일에는 이 대통령의 X에 9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사실상 국정은 포기하고 인터넷 셀럽으로 전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 11시 한 네티즌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친윤 검사'로 규정하며 임명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글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박 글을 올렸다.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 1시 20분에는 다시 "김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라는 등의 반대 주장이 있어 장시간 추가 검증을 한 결과 허위 주장으로 판명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에도 이 대통령의 X는 쉴 틈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9분 X에 정부의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한 지지자의 게시물을 공유한 뒤 "많이들 함께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썼다. '좌아하게'는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아하다'를 패러디해 쓰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SNS 소통에 주력하면서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의 최근 성과"라며 '일일 종합상황 보고' 문건 일부의 사진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전년 동기 대비 보이스피싱 사건 발생과 피해액이 줄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사진 상단에 쓰인 '대외비(對外秘)' 문구와 하단에 '선관위 특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투표용지 재검표'로 추정되는 글자였다.

    야권은 이 대통령이 외부 유출이 제한되는 대외비 문건을 공개한 점을 문제 삼으면서 선관위 특검과 내통하거나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대외비 문건 유출 규제는 청와대 직원의 공직기강 문제로 한정되고, 특검 내용은 경찰청의 치안상황 보고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재명이 대형사고를 친 것이 확실하다"며 이 대통령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십여 일 전에는 이 대통령이 X에 한 지지자의 게시물을 공유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지지자가 과거 여권 인사들에게 모멸적 표현인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를 써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글 삭제 후 "인용 글 작성자의 다른 글로 상처받는 분이 있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진보 좌파 진영의 '빅 스피커'로 꼽히는 유튜버 김어준 씨는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에게 '리트윗' 활동을 중단하라고 직언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X 계정에 특정 성향의 게시물이 노출되는 것을 의심하며 "알고리즘 감옥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같은 날 X에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10일 X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10일 X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이 대통령의 SNS가 소란을 일으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X에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이벤트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가 불매운동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슷한 시기에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나"라며 7년 전 무신사 광고까지 저격해 '부관참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이 특정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X에 올려 언론 자유 위축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X에 올린 글이 외교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이스라엘 병사가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하고 옥상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글과 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2년 전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스라엘 외무부는 "유대인 학살 사건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X에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을 겨냥해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라는 글을 캄보디아어로 함께 올렸다가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문제 삼자 글을 삭제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X에 글을 올릴 때마다 논란이 불거지자 야권에서는 'SNS 절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 시그널'에 나와 "대통령은 X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다"며 "정말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되레 국정 운영에 혼란을 가중할 수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통령의 메시지는 전체 국민하고 연관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정제돼야 하는데 진영에 좀 치우친 부분이 많고 상대 진영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내용이 많다"며 "SNS 메시지로 오히려 갈등과 논란만 커지면 지지율을 갉아먹고 국정 동력을 훼손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