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공급대책'서 9월말 7.3만가구 규모 추가 신규택지 발표 공언10월 됐지만 아직 감감무소식 … 택지 공개돼도 안정 시그널 '글쎄'주거안정플랜도 세부요건 없이 목표치만 … 숫자놀음에 시장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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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미나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지난 '8·13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 당시 이르면 9월말까지 7만3000가구 규모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늦어도 10월 초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애초에 발표 데드라인을 두루뭉술하게 잡은 게 문제다.

    시계를 더 이전으로 돌려보면 공급대책 발표를 좀 미루더라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주민 협의를 모두 완료한 뒤 후보지에 포함시키거나, 추가 신규택지를 공개하겠다는 공수표를 날리지 말았어야 했다.

    공급대책을 시끌벅적하게 발표해놓고 불과 한두달 뒤 추가 후보지를 또 공개하겠다는 건 무슨 경우인가. 심상찮은 부동산 불장에 마음 급해진 정부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공급물량으로 설레발을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처럼 극심한 공급난으로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라면 '배수진' 수준의 공급계획이 필요한데 현 정부에겐 그 정도 결기는 보이지 않는다. 구체적인 공급플랜과 성과는 보이지 않고 '닥공(닥치고 공급)'이라는 다소 유치한 구호만 공허하게 맴돈다.

    추후 7만3000가구 신규택지가 발표되더라도 시장에 안정 시그널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발표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과천 경마장, 태릉CC, 염창공원 등 핵심 후보지들은 지자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막혀 있다. 추후 공개될 후보지들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안정플랜'도 비슷한 맥락이다.

    청년 주거안정을 목표로 2030년까지 보편형 공공임대 19만가구를 포함, 공적주택 119만여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100만가구를 웃도는 공급물량이 대단해 보이나 실상은 이 중 절반은 기존 대책과 겹치고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과 입주 조건, 임대료 등도 제시되지 않았다.

    보편형 공공임대 입주 기준 등 구체적인 요건은 수요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연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책의 선후 관계가 완전히 뒤바꼈다. 통상 정책을 발표할 땐 시장과 전문가 의견을 먼저 수렴한 뒤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틀을 만들고 최종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월세난과 그에 따른 청년층 주거 불안,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자 부랴부랴 설익은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규제는 또 어떠한가. '8·3 세제 개편안'으로 세금 폭탄을 투하하더니 이후 성난 부동산 민심이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자 대책 발표 한달여만에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 강화 방안을 전격 철회했다.

    기본공제액은 당초 제시했던 9억원이 아닌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세 부담 상한선도 200%에서 150%로 원상복귀하기로 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정부 말을 듣고 집을 서둘러 판 사람만 손해를 보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부의 설레발은 정책 신뢰도를 깎아먹고 시장 혼란만 자초할 뿐이다.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규제든 공급이든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도 시장에선 일단 의심의 눈초리부터 보낸다. 규제 약발도 잠깐이다. 이는 집값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서울 집값은 역대 최장 상승 기록(85주)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고 전세값은 1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시장 정상화를 위한 '진짜'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미완성된 정책으로 국민과 '밀당(밀고 당기기)'만 하기엔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