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정부 때 조치했어야 … 대응 전반 점검해야"軍, 지난해 9월 北 지뢰 매설 흔적 이미 확인李정부 출범 석 달 뒤 포착 … 현장 확인까지 약 1년유용원, 사건 11일 전 MDL 침범 지뢰지대 공개 지적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공군3미사일방어여단 예하부대를 방문해 전입신병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공군3미사일방어여단 예하부대를 방문해 전입신병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군 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다친 사건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군은 이재명 정부 출범 석 달 뒤인 지난해 9월 사건 지점 인근에서 북한군의 지뢰 매설 흔적을 이미 확인했다. 현 정부가 위험 정황을 파악한 뒤 실제 현장 확인에 나서기까지 약 1년이 걸린 만큼, 사건 발생 뒤 전임 정부의 대응부터 문제 삼는 여당을 향해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임 윤석열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그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초에 시작된 북한 측의 이른바 '국경화' 조치에 대한 대응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이날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의 '민티07'에서 북한이 2024년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철조망 설치 등 국경화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권 때 초기에 딱 잘못됐을 때 확실히 짚고 넘어갔어야 되는데 그때 경고사격만 하고 말았다"며 "그때 제대로 조치를 했었다면 지금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윤석열 정권 때부터 해왔던 것이고 그때 제대로 된 조치를 했다면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의 공식 보고를 보면 전 정부 책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8일 이번 폭발 원인을 북한군 지뢰로 판단한 근거 가운데 하나로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2025년 9월 발견된 점을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4일 취임했다. 군이 지뢰 매설 흔적을 확인한 것은 현 정부 출범 약 석 달 뒤다.

    실제 현장 확인까지 걸린 시간도 도마에 올랐다.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2025년 9월 동 지역에서의 지형변화를 확인한 직후부터 한미 양국 군사 당국은 이 지점을 어떻게 현장 확인할 것이냐를 지속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과 6월, 8월과 9월 초에도 관련 논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설명대로라면 군은 북한의 지뢰 매설 의심 정황을 확인한 뒤 약 1년 동안 현장 접근 방안을 논의한 셈이다.
  • ▲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28일 서울 국방부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 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현장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뉴시스
    ▲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28일 서울 국방부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 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현장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뉴시스
    야권에서는 지뢰 폭발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육군 25사단 경계구역에서 북한군이 조성한 지뢰지대 등 6곳이 MDL을 10~15m가량 침범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이 국회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지 11일 뒤인 지난 21일 우리 군은 현장 확인을 위한 수색로 개척작전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지뢰 2발이 폭발해 장병 3명이 다쳤다.

    군은 그동안 유엔사와 조사 방안을 협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위험 정황을 식별한 뒤 실제 현장 확인까지 약 1년이 걸렸고, 결국 지뢰 매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장병들이 중상을 입었다.

    유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작년 9월에 MDL 남쪽 지뢰지대가 있는 것을 파악하고도 그동안 국방부라든지 합참이라든지 강력한 북한에 대한 항의 입장표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방위에서는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장병들의 보디캠 영상도 비공개로 상영됐다.

    영상을 봤던 김병주 의원은 이날 '민티07'에서 "그거 보면서 거의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부상 장병들이 풀과 잡목이 우거진 지역에서 서로를 부축하며 후송하는 모습을 설명하면서 "아주 처절한 장면"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에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는 여야가 갈렸다.

    국방위는 전날 북한의 지뢰 매설을 규탄하는 결의문 채택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대북 인도적 지원 재검토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을 결의문에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해당 문구에 반대했다. 현재 추진되는 대북 지원이 없다는 점 등이 이유다. 결국 대북 규탄 결의문 채택은 여야가 대응 조치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민주당은 이날 북한을 직접 규탄하고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는 쪽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김민석 대표는 "자작극 운운하면서 부인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를 더욱 비판하고 규탄한다"며 "반드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한다.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엔군사령부도 같은 날 한국군과의 합동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화했다. 유엔사는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한국군과 현장조사를 실시해 MDL 이남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작동 가능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