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핵심 증거 처음부터 확보 … 北 지뢰 확인"정부·여당, 조사 결과 강조하며 北 책임 판단 유보유엔사, MDL 이남 北 대인지뢰 확인 … "정전협정 위반"주한미군사령관은 "조건 기반 전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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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1주기를 앞둔 2016년 3일 육군 1사단 수색대대가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수색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서는 북한 책임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신중론을 펴온 더불어민주당이 정작 국가의 전시 지휘체계를 바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이끄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한국군의 준비가 이미 끝났다며 즉각적인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민주당 전작권환수추진단장인 김 의원은 30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의 '민티07'에서 "지금 다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 당장 갖고 와도 저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그 정도로 우리 군사력이 높아졌다"며 "조건은 그냥 구실이고 제가 봤을 때 이것은 정치적인 결단에 달렸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에 최대한 빨리 전작권 전환을, 환수해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전작권은 전쟁이 벌어졌을 때 지정된 한미 양국 군 부대의 작전을 통제하는 권한이다. 현재 미군 대장이 맡는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한다. 전환되면 한국군 대장이 연합방위를 주도한다. 한미가 합의한 전환 조건에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과 동맹의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 등이 포함된다.국가의 전시 지휘체계를 바꾸는 문제에서 조건보다 정치적 결단을 강조한 김 의원의 주장은 최근 북한 지뢰 사건을 대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와 대비된다.민주당은 지난 21일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폭발로 우리 군 간부 3명이 다친 뒤 북한군 지뢰인지, 북한이 직접 매설한 것인지 등을 놓고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에 지뢰를 매설한 사실이 최종 확인된다면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이라면서도 "북한군이 해당 지뢰를 직접 매설한 것인지 다른 지역에서 유실돼 이동한 것인지 등 정확한 경위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보는 추측과 정쟁이 아니라 사실과 근거로 말해야 한다"고 했다.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방위원장도 같은 날 KBS 라디오에서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심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2015년 목함지뢰 사건처럼 군사적 대응에 나서는 데에는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재명 대통령 역시 같은 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군 당국은 유엔사령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그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반면 김 의원은 이날 '민티07'에서 북한 지뢰 여부를 판단할 핵심 증거가 사고 직후부터 확보돼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최종 조사 결과를 강조하며 판단을 유보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설명이다.김 의원은 "핵심 증거는 처음부터 확보를 했다"며 "핵심 증거가 뭔가 하면 파편하고 화약흔이다. 파편하고 화약흔만 있으면 사실은 판명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부상 장병에게서 나온 파편과 옷 등 10여 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고도 했다.이어 "북한 지뢰는 TNT를 쓰고 우리는 테트릴이라는 화약을 쓴다"며 "테트릴하고 TNT는 금방 구분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과수에서 북한 거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
- ▲ 김병주 민주당 전작권환수 추진단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작권환수추진단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군의 판단도 조사 과정에서 구체화됐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폭발 지점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약 10m였고 현장에서는 북한군이 사용하는 수지제 대인지뢰로 추정되는 미폭발 지뢰도 발견됐다.29일 군과 유엔사의 공동 현장조사 이후에는 북한 지뢰라는 근거가 추가로 확보됐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견된 북한 지뢰가 유실된 것이 아니라 "매설"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유엔사도 30일 한국군과 합동 현장조사를 한 결과 MDL 이남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작동 가능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한편 전작권 전환 조건을 바라보는 미군 지휘부의 공개 입장은 김 의원과 차이가 있다.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한미 연합워파이팅포럼에서 한국군 주도의 역량과 안전한 역내 안보환경을 강조하며 전작권 전환이 조건에 기반한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이 한미가 합의한 전환 조건을 "구실"이라고 규정한 것과 달리 현 주한미군 지휘부는 안보환경을 포함한 조건 충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북한 책임을 규정하는 데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정부가 북한의 MDL 침범과 지뢰 매설 정황을 알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진 위원장의 "상해 목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국방위원장직 사퇴도 요구했다.군의 초기 보고 과정에 대한 의혹도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최초 군 보고 과정에서 '북한 지뢰 추정'이라는 표현이 빠진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북한 책임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기 위해 해당 표현이 삭제됐다는 주장은 현재 야당이 제기한 의혹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민주당은 지뢰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2일 국회에서 전작권환수추진단을 출범시켰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인 김 의원이 단장을 맡았고,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다만 민주당은 이날 북한 책임에 대한 입장 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한다"며 "DMZ 폭발 사건이 군사분계선 남쪽의 북한 측 지뢰 매설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향해 "반드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한다"며 우리 군에도 대응 조치를 촉구했다.전날까지 북한의 직접 매설 여부와 고의성 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민주당 지도부가 군과 유엔사의 조사로 북한 지뢰라는 사실관계가 구체화되자 북한을 직접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쪽으로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