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진영이 박정희 역사 다시 쓰려고 해""배우자 살해의 배후 … 패륜적 인물로 묘사하나"제작진에 역사 왜곡 사과·자발적 상영 중단 요구제작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 안 해"
  •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영화 암살자(들)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영화 암살자(들)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영화 '암살자(들)'의 상영 중단을 요구하며 진보 진영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다른 해석은 막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배우자 살해의 배후로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는 상상력으로 받아들이느냐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에 대해서는 성역이라고 하면서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좌파 진영이 지금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영화가 육영수 여사를 잃은 박 전 대통령을 오히려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오랫동안 자신의 곁을 지킨 배우자를 잃은 엄청난 슬픔을 겪었다"며 "그런데 영화 암살자(들)은 '그 배우자 살해의 배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고 국민들을 가난에서 탈출시켰던 위대한 지도자를 기어이 독재자로, 또 배우자 살해의 배후에 있을지도 모를 패륜적 인물로 만들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지난 8월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자신이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을 거론했다. 당시 5·18을 소요 사태로 표현한 발언에 민주당과 진보 진영이 반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암살자(들)'이라는 영화는 어떻게 말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영화 제작진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역사 왜곡에 대해 사과하고, 자발적으로 영화를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영화적 상상력이 보수 진영 인사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내놨다.

    그는 "이런 식으로 전두환, 박정희, 이승만에 대해서는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에 대해서는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영화 '변호인'과 '택시운전사'를 거론하면서는 "'변호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영웅으로 그리고, '택시운전사'에서는 5·18을 그들의 시각으로 그려낸다"며 "영화라는 예술의 수단이 좌파 진영의 왜곡된 역사관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 유감"이라고 했다.
  •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영화 암살자(들)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영화 암살자(들)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 의원은 문세광의 사형 집행 전 발언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들었다.

    그는 여러 자료에 따르면 문세광이 사형 집행 전 박 전 대통령과 국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육 여사와 숨진 여학생의 명복을 빌었다고 설명했다. 문세광이 다른 이들에게 속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북한 김정일이 2002년 방북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육 여사 피격 사건은 하급자들이 저지른 일로 자신은 몰랐다'는 취지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딸이다.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던 2002년 5월 13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일과 면담했다.

    이 의원은 "북한 정권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도 '안 했다'고 뻔뻔하게 발뺌하기 일쑤인 집단"이라며, 그런 북한이 육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적 대응에 관한 질문에는 관련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상영금지 가처분 등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에 사자명예훼손 관련 검토를 언급했다. 이어 "상영금지 가처분과 관련해서는 다른 분들도 할 수 있다고 들었고, 여러 분에 의한 고발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다. 당시 수사당국은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이른바 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박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 여사를 숨지게 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박 전 대통령이나 당시 권력기관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며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영화 제작진은 전날 입장을 내고 실제 사건과 인물에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더해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