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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뮤지컬배우협회는 지난 17일 창립총회를 열었다.ⓒ한국뮤지컬배우협회
한국 뮤지컬 산업은 시장 규모 확대와 해외 진출 등 양적·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으나 현장을 지탱하는 창작자와 배우 등 예술인들의 권익과 복지 체계는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최근 뮤지컬계에서 분야별 직능 협회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뮤지컬배우협회는 지난 17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이사장에 정영주를 선임하며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사진에는 이건명·송용진·김아선·양준모·김아영, 감사에는 안유진이 이름을 올렸으며, 남경읍·최정원·전수경·엄기준·신성우·안재욱·김선영·김소현·정성화·민우혁·홍광호·김준수·전미도 등 80여 명이 뜻을 모았다.
그동안 뮤지컬 배우들은 작품별 출연 계약, 장기 연습 및 공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출연료 미지급, 계약 불이행 등의 악재를 개인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이번 배우협회의 출범은 이러한 문제를 개별 대응에서 집단적·제도적 대응 체계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단순한 사후 법률지원을 넘어 현장 사례를 데이터화해 표준계약 문화 정착 및 관련 법률·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아울러 계약·세무·회계·예술인 복지제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주연·앙상블·선후배 구분 없이 모든 배우가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공식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영주 이사장은 "그간 배우 한 사람이 혼자 감당했던 문제를 이제는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부터가 중요한 시작"이라며 "제작사와 배우 역시 같은 무대를 만드는 동반자다. 서로의 현실을 이해하면서도 정당하게 보호받고 오래 무대에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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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뮤지컬배우협회는 지난 17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이사장에 정영주를 선임했다.ⓒ한국뮤지컬배우협회
오는 28일에는 한국뮤지컬창작자협회 설립을 위한 1차 포럼이 열린다. 뮤지컬 창작자(작가·작곡가 등)들은 작품 개발, 저작권 계약, 라이선스 체결, 재공연에 따른 수익 배분 등 복잡한 계약 구조를 주로 개별적으로 진행해 왔다. 불평등 계약이나 저작권 침해, 대금 지급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창작자가 제작사나 기획사를 상대로 대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협회는 창작자들의 저작권·2차적 저작물 활용권 등 권리 관계를 명확히 하고, 현장에 적합한 표준계약서 확산 및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핵심 주체로 기능할 예정이다. 이는 사후 대처에 그치지 않고 사전에 불공정 관행을 예방하는 계기가 된다. 신진 작가·작곡가가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뮤지컬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계약·세무·저작권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뮤지컬협회 역시 직능별 협회의 창립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그간 협회가 '한국뮤지컬어워즈' 운영,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 등 정책 연합체로서의 거시적 역할에 집중해온 만큼 세부 종사자들의 복지 증진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각 단위 협회가 활성화돼 강력한 동질감을 가진 주체로서 활동하며 우리 뮤지컬인들의 귄익과 복리를 더욱 증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각 분야별 협회 창립은 시장 발전에 발맞춘 매우 자연스럽고도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변화"라며 "배우협회 창립에 대한 문제의식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나 이해관계가 얽혀 난항을 겪다가 배우 정영주를 필두로 4~5년간의 준비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진 창작자들은 표준계약서 작성이나 권익 보호에 취약하다. 이번 창작자협회 설립을 통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구축되면 보다 공정하고 전문적인 계약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이는 한국 뮤지컬 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각 영역이 전문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최 평론가는 "기존 한국뮤지컬협회가 6개 분과를 통합 관할하며 세부 영역별 요구를 세밀히 반영하기 어려웠던 만큼, 분야별 직능 협회를 통한 맞춤형 대응이 뮤지컬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