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北은 적, '주적'은 논리적 문제"통일부, 대북 접촉신고 수리 거부권 폐지 수용北核 고도화·MDL 국경선화 속 대남공작 우려北, '일방적 유화책' 비웃듯 8일만 탄도미사일 2발 발사
-
-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정권과 북한군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데 선을 그어 온 이재명 정부가 민간의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통일부 장관이 사전에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없애는 취지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에 찬성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에 기반해 대남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대북 접촉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한국군의 독자적 전쟁수행 능력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앞당기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4성 장군 출신 차기 국방 장관도 '北=주적' 말 못해4성 장군 출신인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북한을 '주적'으로 부르는 데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강 후보자는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적이라고 하는 순간 '주 아닌 적은 또 무엇인가'라는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장군 출신인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도 강 후보자는 '주적'이라는 표현을 끝내 사용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가 유지해 온 대북 인식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이에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와 대남 적대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주적'이라는 용어를 두고 논리를 따질 것이 아니라, 북한 군사위협에 맞선 억제전략과 연합방위, 전쟁수행 능력을 어떻게 갖출지 명료한 구상을 내놨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5선 국회의원이자 64년 만의 문민 장관의 자리에 오른 안규백 국방부 장관조차 후보자 시절에는 북한이 주적이라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15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주적 관련 질의에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면서도 "북한은 동시에 동족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北에 대한 일방적 유화책 이어져정부의 대적관에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남북 민간 접촉 신고를 선별·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폐기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찬성 의견을 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의 골자는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3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현행법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회합·통신 등 방법으로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도록 하고, 남북교류·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을 때 장관이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통일부가 이 조항에 근거해 사전신고 수리를 거부한 사례는 2022년 4건, 2023년 44건, 2024년 25건, 2025년 16건 등으로 집계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간 교류 촉진을 위한 남북교류협력법상 접촉 신고제를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해 온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민간 접촉을 전면 허용하겠다"며 이 조항을 "잘못된 관행"이라고 단언했다. 이틀 뒤인 7월 30일 이 조항을 근거로 운영돼 온 통일부 내부 지침인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기했다. 당시 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자유로운 접촉이 상호 이해를 낳고 공존으로 이어지는 국민주권정부 철학이 반영된 조치"라고 설명했다.통일부는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의 목적과 취지인 교류협력 촉진, '신고제'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 민간의 교류협력 자율성 확대 등을 고려해 해당 개정안에 대해 '수용'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인 법무부와 국가정보원도 같은 입장"이라면서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지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정 장관의 이상론과 달리, 신고 수리 거부권 폐지는 정부가 국가안보와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명백한 위해가 우려되는 접촉을 사전에 차단할 법적 근거를 없애는 일이기도 하다. 국정원은 지난해 국회에 낸 의견에서 수리 거부 요건 삭제와 간접 접촉 신고 폐지가 남북 교류질서 문란 행위의 관리·통제 사각지대를 만들고, 북한의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죄의 예방과 차단 측면에서 거부 사유를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러나 두 기관은 올해 2월 통일부 주도의 관계부처 협의 뒤 정부의 개정안 수용 방침에 동의했다. -
- ▲ 발사되는 북한 전술탄도미사일. /연합뉴스
유화책 비웃듯 … 北은 연이어 탄도미사일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인 'END(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에 발맞춰 추진되는 민간 대북 접촉 신고 폐지 추진 방침은 북한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될 위험성이 크다. 북한은 2023년 12월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그 이듬해인 2024년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불모지와 철책, 지뢰지대, 전술도로를 조성하며 '국경선화'에 속도를 내왔다. 최근에는 북한군이 서부전선 일부 지역에서 MDL 남쪽 10~15m까지 넘어와 최소 6곳에 지뢰지대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더욱이 북한은 20일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달 12일 이후 8일 만으로, 올 들어 14번째다. 해당 미사일은 동해상으로 약 450㎞ 비행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오후 5시50분께 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국가안보실은 이날 국방부·합동참모본부와 함께 긴급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이지만, 북한은 그동안 탄도미사일 발사를 "자위적 차원의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후티에 무기력한 사우디 … 韓도 예외 아냐정부는 '스마트 강군'과 '자주 국방'을 기치로 내걸며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고 국방예산을 사상 처음 73조 원대로 늘렸다. 국방부는 2027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8.2% 늘린 73조2777억 원으로 편성하고,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 연합방위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능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방위력개선비는 전년보다 13.8% 증가한 22조7112억 원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공개한 예산안에서 전작권 전환과 직접 연결한 사업은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과 연합구성군사령부 전시 군사정보유통체계 구축 정도에 그친다. KF-21 양산, 핵추진잠수함 착수,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조기 전력화 등도 포함됐지만 대부분 기존 중장기 전력증강 사업이다.정부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 연합방위체계 구축을 예산안의 핵심 목표로 내걸었다면 한국군이 연합작전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지휘통제·정보융합·감시정찰 역량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했는지, 무엇이 남았는지,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세부 전력과 과제를 모두 공개할 수는 없더라도 정부가 임기 내 전환을 공언한 이상 국민이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시간표·검증계획은 제시할 책임이 있다.사우디아라비아가 각종 첨단 무기에도 후티 반군에 장기간 고전하고 있듯이, 한국도 국방비를 73조원까지 늘리고 KF-21·L-SAM·MUAV·핵추진잠수함·AI·무인체계를 확보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자주국방이 완성되지 않는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재래식 도발 위협을 정확히 규정하고, 이에 대응할 연합 지휘체계와 정보·감시·정찰 능력, 실전적 훈련, 동맹 운용 능력을 갖출 때 비로소 가능하다. '주적'이라는 단어 하나로 대적관의 전부를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을 어떤 언어로 규정하고, 어떤 능력으로 억제할 것인지는 결코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대북 접촉의 문턱을 낮추려면 위험 접촉을 가려낼 제도적 장치와 대남공작 대응 역량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국민 앞에 답해야 할 질문은 어떤 위협을 상정하고 어떤 능력으로 국민을 지킬 것인지, 즉 무엇을 위한 자주국방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