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복무·가족은 분당…천왕동 전입 이유 미해명"특공 위한 전입 아니냐" 추궁에 "정당한 보상" 반복부친·형·고모도 특공…"딱지 4개 받고 몰랐나"장남 7억 상가 매입엔 "경제생활 살펴보지 못했다"
  •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시스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시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철거민 특별 공급을 받기 전 서울 구로구 천왕동으로 주소를 옮겼을 당시 가족은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살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강 후보자 자신은 강원 화천에서 군 복무 중이었다. 하지만 왜 천왕동으로 주소를 옮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특별 공급을 받기 위한 전입 아니었느냐는 추궁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그때 당시에 아내와 자녀들이 분당 양지마을에 있었던 건 사실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 맞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당시 강원 화천 7사단에서 근무했고 가족은 분당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주민등록은 2008년 3월 서울 구로구 천왕동으로 옮겨졌다. 이후 천왕동 주택이 철거 대상에 포함되면서 철거민 특별공급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천 의원은 "쉽게 얘기해서 이 분양을 받기 위해서 주민등록 옮긴 것 아니냐. 그거 말고는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저희는 정부가 저희와 협상한 안에 대해서 그대로 진행했을 뿐"이라고 했다. '철거민 특별 분양을 받으려면 주민등록 이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전했다는 얘기 아니냐'고 재차 묻자 강 후보자는 "저는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천 의원은 2008년 10월 22일 철거민 특별 공급 아파트 분양 신청 자료를 제시하며 "여기 신청인이 강신철이라고 나온다"고 했다. 이어 "청문회 시작부터 이렇게 거짓말과 위증으로 시작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이에 강 후보자는 "저희는 거기에 따른 보상을 준다고 해서 알고 있었지 그것이 철거민 특별 공급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또한 강 후보자의 부친과 형, 고모까지 철거에 따른 특별 공급을 받았다며 "딱지(아파트 특별공급 자격)를 4개나 받았는데 이게 철거민 특별분양이라는 걸 후보자가 몰랐느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저희가 수용당한 것에 대한 보상이었다"고 되풀이 했다.
  • ▲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16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철거민 국민주택 특별공급 신청자 명부'. ⓒ천하람 의원실 제공
    ▲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16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철거민 국민주택 특별공급 신청자 명부'. ⓒ천하람 의원실 제공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지점을 파고들었다. 유 의원은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 이전 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라며 "일반 위장전입이 아니라 부정청약을 위한 고의성 위장전입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여기에서도 "정부의 시책에 따라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이 "제가 전입 신고한 이유를 물었다"고 하자 강 후보자는 "아내와도 얘기를 해봤다. '우리 왜 주소를 그때 옮겼지'라고 했지만 아내도 '기억 못 한다'"고 했다.

    당시 철거민 특별 공급은 공익 사업으로 집이 철거되는 주민에게 일반 청약과 별도로 주택을 공급하는 이주 대책이었다. 2008년 4월 개정된 '서울특별시 철거민 등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공급규칙'은 적용 대상을 철거 건물 소유자와 세입자로 정했다. 특히 세입자는 주민 열람 공고 3개월 전부터 보상일까지 해당 주택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한 무주택 세대주여야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었다.

    장남의 7억 원대 상가 매입도 도마에 올랐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의 30세 장남이 재산 약 7000만 원인 상태에서 분당 양지마을 상가를 7억 원가량에 매입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30이 된 아들의 경제생활에 아버지로서 일일이 간섭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제가 살펴보지 못했다"고 했다.

    성 의원은 "아빠 찬스도 아니고 이모 찬스까지 썼다"며 "아들 하나 간수 못 하는데 어떻게 50만 대군을 지휘한다는 말이냐"고 했다. 강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기억하는 강신철 장군의 모습이 자꾸 변해가는 것은 아닌가"라며 "사퇴하십시오. 사퇴하십시오"라고 두 차례 요구했다.
  •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공개 청문회에서 분리해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당 간사를 맡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능력과 정책 검증은 공개로,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는 법안도 발의했다"고 했다. 이어 "도덕성은 별도 서류로 확인을 하고 능력과 정책 검증에 임했던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임명 직후 군을 지휘해야 하는 만큼 지휘관의 영(令)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도덕성 검증에 대해서는 쓸데없는 의혹 또는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로는 안 된다"고 했다. 주민등록 이전과 철거민 특별공급, 장남의 거액 차입과 부동산 매입 등을 놓고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직성 문제가 공개적으로 제기되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강 후보자 조부가 1967년부터 해당 땅을 보유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앞의 과정이 생략된 채 받게 되신 과정부터 보도되다 보니까 특공을 받기 위해서 취득한 절차가 있었던 것처럼 왜곡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강 후보자도 부친의 농민운동과 천왕동 정착 과정을 설명하며 "저희들은 계속 거기서 정말 평생 그렇게 즐겁게 살 생각으로 집을 지은 것"이라며 "아버지도 부동산 투기 전혀 모르시는 분이다. 저 또한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왔다"고 했다.

    다만 가족이 천왕동에 오래 터를 잡았다는 설명과 2008년 화천에서 근무하던 강 후보자가 왜 당시 본인의 주민등록을 천왕동으로 옮겼는지는 별개의 쟁점이다. 강 후보자의 가족사 설명에서도 구체적인 전입 이유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는 증인과 참고인이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 간사를 맡은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를 검증하겠다면서 정작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부르지 못한 청문회가 됐다"고 했다.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그렇게 해도 실익은 없을 것 같다"며 청문회가 이날 하루 일정으로 잡혀 있고 증인 출석 요구 시한도 이미 지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강 후보자의 부동산·가족 관련 의혹을 당사자나 관련 증인을 불러 확인하는 절차 없이 청문회가 이어졌다. 다만 진 위원장은 강 후보자에게 국방부와 가족의 협조를 얻어 관련 자료를 최대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