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지율 하락·추미애 '내부 총질'로 당 어수선'마포을' 정청래, 인천 부평서 '치맥 소통' 가져지지자들 만나 "낙선·감사 인사 차원" 설명일각서 "자기 정치 … 전직 당대표 행보 신중해야"
  •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인천 부평구의 한 치킨집에서 지지자들과 '치맥 소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인천 부평구의 한 치킨집에서 지지자들과 '치맥 소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데다 여권 내부 균열마저 심화하는 가운데,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인천에서 지지자들과 '치맥(치킨·맥주) 소통'에 나서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당이 지지율 하락과 내홍이라는 이중고에 빠진 상황에서, 정 전 대표의 행보가 당이 처한 위기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전날 인천 부평구의 한 치킨집에서 지지자들과 이른바 '치맥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부평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성만 전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자신을 도운 인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를 가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식당에서 마이크를 잡고 "전당대회에서 떨어지고 나서 낙선 인사를 하고 다니고 있다"며 "제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러분들의 열광적인 지지에 의해 적지 않은 표 차이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떨어진 것은 떨어진 것이더라도, 본인 일도 아니면서 정청래보다 더 열심히 정청래를 지지해준 분들에게는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다, 이렇게 생각해서 오늘 왔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당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뒤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행보를 계속 이어왔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을 비롯해 지역 곳곳을 찾아 지지자들과 만나는 한편 수해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활발한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당원들과의 접촉면을 꾸준히 넓히면서 당내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치맥 소통에 나선 정 전 대표를 바라보는 이른바 '청래파' 지지자들은 '최고의 의리남'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이번 '치맥 소통'에 당 안팎의 일부 시선은 유독 날카로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처한 상황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대 초반까지 내려앉으며 연이어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3.6%포인트 하락한 33.8%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에너지경제신문 의뢰·지난 7~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5명·무선 ARS·응답률 4.5%·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전주 대비 5.7%포인트 떨어진 36.1%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국민의힘(42.1%·4.5%포인트↑)에도 역전을 허용했다(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무선 ARS·응답률 3.6%·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민주당 지도부 측으로부터 거취 결단을 권유받고 물러난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를 둘러싼 인사 논란에 부동산 정책,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등이 겹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고 리얼미터 측은 분석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웰이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긍정 평가는 33.1%포 집계됐다. 직전 조다(8월 4주차)보다 5.3%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무선 ARS·응답률 2.7%·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같은 여론조사에서 '2028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인가'를 묻는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32.6%로, 47.5%를 얻은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밖에서 열세를 보였다.

    문제는 지지율 하락을 수습해야 할 여권 내부에서 도리어 책임 공방과 노선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중진 출신인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향해 이른바 검찰개혁 문제 등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의 검찰개편 노선을 질타하며 사실상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를 요구한 셈이다. 또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한다'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즉각 '내부 총질'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황명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에게나 퍼부었을 법한 극언을 대통령에게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직접 나섰다. 김 대표는 현 여권의 상황을 '노무현 정부 초기 탄핵 정국의 전조'에 빗대는 등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던 추 지사의 과거 행보를 겨냥했다.

    그는 전날 '민주당 TV'에서 이재명 정부 1년차를 "노무현 탄핵 시기 전조와 비슷하다"며 "노무현 대통령 첫 1년 안착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고 하던 그런 시기의 전조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이 1년차 됐고 힘을 모아야 될 시점이지 비판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당 지지율 동반 하락에 내부 갈등까지 겹치며 민주당의 위기감이 커지는 와중에 정 전 대표가 '치맥 모임'에 나서자 당 안팎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정 전 대표의 행보를 '의리 정치'라고 치켜세운 반면 당이 어수선한 시기에 전직 당대표의 치맥 모임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정 전 대표의 전국 단위 소통 행보 역시 여권의 정치 지형 변화에 대비해 '자기 정치'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한 민주당 지지자는 "자기 사람들을 불러 술 먹고 그 술판을 깔아주며 박근혜 정부 임기 말 충성충성충성으로 유명해진 새누리당 전 대표 이정현의 충성 정치를 민주당 전 부평 국회의원 이성만이 하는 이 추태, 과연 정상적이라 보나"라며 정 전 대표와 치맥 자리에 함께한 이성만 전 의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에서 떨어져 낙선 인사와 감사 인사를 전하는 행보가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 정부와 우리 당이 어려움을 겪는 시점인 만큼 당을 이끌었던 적진 대표의 행보가 여러 당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