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 인사청문회 이날 열려…지명 16일 만金, 온갖의혹에 2주간 20여차례 해명자료 배포'제넨셀' 청탁 논란…영장판사 아들 '특혜채용'까지 배우자·자녀 근무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도도덕성 논란 속 李대통령 '공소취소' 입장도 주목'브로커 양모씨' 청탁 의혹 재판 오늘 결심 가능성
  • ▲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소위원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소위원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종현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주 만에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 '해명문'만 20여 차례 배포한 김승원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늘 열린다. 

    제약회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서 시작해 해당 회사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 아들 의원실 채용 논란, 배우자와 자녀가 근무한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까지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일부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해명이 이어지면서 이날 열리는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도덕성과 이해충돌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관여 … 민원 전달인가, 대가성 청탁인가

    15일 법무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지명한 지 16일 만이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21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제넨셀은 대학교수 출신 강모씨가 2016년 설립한 바이오·제약 벤처기업이다. 강씨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불법 행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논란은 2021년 10월 강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 보완을 요구받은 뒤 사업가 양모씨에게 신속한 승인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양씨는 당시 민주당 초선 의원이던 김 후보자에게 관련 민원을 전달했고, 김 후보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했다.
  • ▲ 법원. ⓒ뉴데일리 DB
    ▲ 법원. ⓒ뉴데일리 DB
    이후 제넨셀은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김 후보자 측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는 공익적 민원을 전달한 것일 뿐, 승인 절차를 생략하거나 결과를 바꾸도록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 식약처 심사 기간은 근무일 기준 11일로, 2021년 신물질 임상시험 평균 처리 기간인 12.2일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검찰 역시 식약처가 심사 기준을 완화하거나 결과를 왜곡한 정황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임상시험 승인 요청에 그치지 않는다. 검찰은 김 후보자가 제넨셀 측으로부터 500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고, 실제 금품이 오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는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으며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에도 식약처 심사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의 처분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냈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제넨셀의 경제적 가치와 민원 전달의 대가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양씨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임상시험 승인과 정치후원금 약속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었는지가 핵심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자 측이 민원 전달을 '공익적 고충 민원'으로 규정하는 것과 별개로, 국회의원이 특정 기업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관여하고 후원금 약속까지 있었다는 의혹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요구되는 공정성과 이해충돌 기준에 비춰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 영장 기각 판사 아들 채용 … 보은성 채용 논란으로 번져

    제넨셀 사건은 김 후보자와 현직 판사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으로도 확산됐다.

    제넨셀 대표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정인재 부장판사가 김 후보자와 사적 모임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2002년 전주지법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정 부장판사는 2023년 12월 제넨셀 대표 강씨의 사기미수 등 혐의 관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정 부장판사의 아들이 2024년 중반께 약 3개월간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에 따르면 정 부장판사는 아들이 국회 입법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지 문의했고, 김 후보자가 입법보조원 제도와 채용 절차를 안내했다. 이후 보좌관 등의 면접을 거쳐 아들을 입법보조원으로 등록했으며, 리서치 업무 등을 수행한 대가로 교통비와 식비 등 실비 보전 명목의 월 100만 원가량을 지급했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자는 공개적인 면접을 통해 채용했기 때문에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영장 기각과 입법보조원 근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으며, 정 부장판사 아들의 근무는 경력 인정 없이 업무 수행을 위한 것이어서 특혜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반면 야권은 공식적인 채용 공고가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보은성 채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채용 자체가 국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와 별개로, 만약 영장 기각에 대한 대가나 보은 차원의 채용이었다면 형사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영장 기각을 대가로 특혜 채용을 해주는 데 관여했다면, 대가성이 인정돼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특히 구속영장과 관련된 뇌물 사건의 경우, 현행법상 영장전담판사제도는 합의부가 아닌 판사 개인이 단독으로 심사하기 때문에 이미 법조계에선 관련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바 있다"고 전했다.  

    결국 청문회에서는 채용 과정의 투명성뿐 아니라 김 후보자와 정 부장판사의 관계, 제넨셀 사건과 채용 시점의 선후관계, 채용을 둘러싼 의사소통 내용 등이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자 측이 당초 정 부장판사와 우연히 마주쳤을 뿐 이후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가, 이후 다양한 법조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이어온 사이라고 해명을 정정한 점도 논란을 키운 대목이다. 해명 과정에서 설명이 바뀐 이유 역시 청문회에서 설명해야 할 부분이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배우자 대표 사회적협동조합…가족 근무·급여 특혜 의혹

    가족을 둘러싼 의혹도 김 후보자가 넘어야 할 검증 대상이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발달장애인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에 배우자와 자녀들이 근무하면서 정부·지자체 예산으로 과도한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지역구인 수원에서 해당 조합이 활동지원 기관으로 선정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김 후보자 측은 조합이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됐으며, 수원시가 6개 기관을 함께 선정하는 과정에서 후보자가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합이 4년간 받은 8억7000여만 원 역시 보조금이 아니라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은 바우처 대가라고 설명했다.

    배우자와 장남이 각각 월평균 약 350만원과 306만원의 급여를 받은 데 대해서도 실제 돌봄·차량 운행 등 업무를 수행한 대가라고 해명했다. 발달장애인 돌봄은 고강도 노동이 요구돼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자녀가 근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쟁점은 가족이 조합에서 실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급여가 업무량과 경력에 비춰 적정했는지, 조합의 기관 선정 과정에 김 후보자의 영향력이 개입됐는지다. 특히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가족의 근무와 급여 지급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김 후보자 측은 조합의 운영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청문회에서는 조합 설립 및 선정 과정과 가족의 근무 실태, 급여 산정 근거 등을 둘러싼 자료 제출과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 자녀 위장전입·음주운전 등 도덕성 문제도 … '공소 취소' 의견 검증도 피할 수 없어

    김 후보자 본인의 과거 행적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김 후보자 측은 미성년 자녀의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교육 목적으로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가 불일치하게 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경위는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음주운전으로 수원지법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도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음주운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라며 당시 변호사로서 더욱 엄격하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두 사안은 제넨셀 사건이나 판사 아들 채용 의혹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만 법무부 장관은 법질서와 법치주의를 책임지는 자리라는 점에서 후보자의 과거 위법 행위와 도덕성에 대한 검증은 피할 수 없다.

    위장전입이 어떤 목적과 경위로 이뤄졌는지, 음주운전 당시 상황과 이후 재발 방지 조치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번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 논란 관련 입장도 핵심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내에서 이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 공동 대표를 맡은 이력이 있다. 이에 지명 직후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김 후보자는 공소 취소와 관련해 사실상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전날 김 후보자 측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공소 취소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공소 제기 후에 발생한 사정변경에 의하여 공소 유지가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한 경우에는 공소 취소의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이날 오후 4시30분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를 받는 양씨와 강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연다.

    양씨와 강씨는 제넨셀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후보자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이후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제공하기로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된 뒤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강씨에게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재판은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등만 남는 등 심리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로,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 진술 등 결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