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충격 인지하고도 다시 차량 움직여""피해자 한 차례 더 밟고 15m가량 이동"경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 수사
  • ▲ 당시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연합뉴스
    ▲ 당시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연합뉴스
    도로에 쓰러져 있던 60대 여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에 치여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순찰차를 운전한 경찰관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 오전 0시 45분께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60대 여성 A씨가 순찰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인천 미추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B 순경은 "도로 위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같은 지구대 소속 경사와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유족 측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순찰차가 A씨를 한 차례 밟은 뒤 약 10초간 멈춰 있었다고 주장했다. 차량이 A씨를 밟으면서 차체가 덜컹거리는 충격이 발생해 B 순경이 이를 인지했을 것이라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유족 측은 B 순경이 곧바로 차에서 내려 A씨를 구조하지 않고 다시 순찰차를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씨를 한 차례 더 밟았고 이후 약 15m를 이동한 뒤 뒤따르던 순찰차의 경찰관들이 소리치자 차에서 내렸다고 했다.

    유족은 B 순경이 차량 아래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계속 운전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B 순경에게 살인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동 과정에서 경찰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유족 측은 "최초 신고자는 사고 현장 주변 자택 주소를 알려줬는데도 출동 경찰관들이 현장 주변에 와서 서행하거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 경위를 확인하려면 112 신고 기록이 중요한데 경찰이 시간을 끌며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법원에 112 상황실 자료에 대한 형사 증거보전을 청구했다"고 했다.

    경찰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순찰차 2대가 이면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골목으로 좌회전했고 앞서 가던 순찰차가 도로에 쓰러져 있던 A씨를 치고 지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 순경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누워 있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 순경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