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인·감금 과정 계획범죄로 판단냉동창고 설치 뒤 "일주일만 쓸 것"…AI에 감금 결과500억 원대 위조 상품권 발견…피의자 구속 송치
  • ▲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파주 카페 냉동창고 살인사건 피의자 A 씨가 호송차량안에 탑승해 허리를 숙여 숨은 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파주 카페 냉동창고 살인사건 피의자 A 씨가 호송차량안에 탑승해 허리를 숙여 숨은 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 60대 여성을 가둬 숨지게 한 사건을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14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피유인자 살해 등의 혐의를 받는 카페 업주 A씨(38)가 피해 여성을 카페로 유인해 냉동창고에 가둔 과정에 계획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를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까지 있었는지 여부는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범행에 앞서 지난달 25일 냉동창고 설치를 의뢰했다. 처음 접촉한 업체가 촉박한 일정 때문에 설치가 어렵다고 하자 다른 지역 업체까지 찾아 지난달 27일 냉동창고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설치 당시 A씨가 업체 측에 "냉동창고를 일주일만 쓸 것 같다"고 말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범행 이후 피해자를 냉동창고에 가두고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근 뒤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냉동창고에 사람을 가두면 어떻게 되는지 묻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냉동창고 안에서는 추위 때문에 상품권의 위조 여부를 세밀하게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위조 상품권을 실제 상품권인 것처럼 유통해 이익을 얻으려다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냉동창고에서는 액면가 기준 500억 원 상당의 위조 백화점 상품권이 발견됐다.

    해당 상품권에는 희미하게 '촬영용'이라는 표시가 있었지만 상품권 다발의 중간 부분에 적혀 있었고, 묶음별로 포장돼 있어 겉으로는 진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7월께부터 인쇄업체에 영화 촬영에 사용할 목적이라고 설명하며 가짜 상품권 제작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여성은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과정에서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하는 중간 역할을 맡아 A씨의 카페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상품권 브로커 C씨를 통해 일면식도 없던 피해 여성을 파주로 데려오게 한 뒤 냉동창고에 약 27시간 동안 가둔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여성은 냉동창고 내부 온도가 영하로 설정된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구두소견에서는 뚜렷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파주경찰서는 이날 A씨를 피유인자 살해와 유가증권 위조 등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A씨는 이날 오후 1시께 취재진과 접촉하지 않은 채 호송버스를 타고 검찰로 이송됐다.

    경찰은 파주서 형사과 소속 3개 강력팀 등 17명으로 수사팀을 꾸리고 500억 원대 위조 상품권의 제작·유통 경로와 추가 공범 여부, 관련 사기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