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설경구 등 주연…대량 해고·노동 조명"영화가 무엇을 해야 하나 질문하려 만든 작품"'가능한 사랑' 국제비평가연맹상까지 2관왕
  • ▲ 이창동 감독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 이창동 감독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능한 사랑'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에 이은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수상은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2002년 이후 24년 만이다. 한국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2012년 황금사자상을 받았지만 심사위원대상 수상은 처음이다.

    이 감독은 수상 무대에서 "노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끊어져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화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며 "귀한 상을 준 심사위원들과 24년 만에 이 아름다운 축제에 불러준 베니스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배우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이 영화의 생명을 준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네 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상은 여러분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동생이자 제작자인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와 가족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이자 '버닝'(2018)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투자에 어려움을 겪다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제작에 속도가 붙었다.

    영화는 2000년대 한국 사회의 대기업 대규모 정리해고와 노동자 파업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감독은 '버닝'의 오정미 작가와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해고노동자 부부와 이들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제작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과 계급, 인간의 욕망을 그린다. 전도연·설경구가 해고노동자 부부를, 조여정·조인성이 다큐멘터리 감독과 제작자 부부를 연기했다.

    폐막식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조여정에게 '좋은 꿈'을 샀다는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이 감독은 "조여정 씨가 좋은 꿈을 꿨다고 해서 샀다"며 "한국에서 그런 풍습이 있는데 그 꿈이 이런 행운을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과연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그 질문을 저 스스로 하고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사랑'은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은 착취와 계급, 환멸, 사랑과 욕망 등을 다층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주연 전도연의 연기도 호평받았다. 미국 연예매체 인디와이어는 전도연의 연기를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명연기"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파 볼피 여우주연상은 황금사자상 수상작 '언노운 우먼'의 마틸드 아르셀에게 돌아갔다.

    '언노운 우먼'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덴마크에서 독일군과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사회적 낙인에 시달린 여성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황금사자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에 올랐다.

    이 밖에 심사위원특별상은 가자지구 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자'가, 감독상은 러시아 출신 반체제 감독 일리야 크르자노프스키의 '다우'가 받았다. 각본상은 '착한 꼬마 병사'의 스테판 브리제 감독, 남우주연상은 '와일드 호스 나인'의 존 말코비치가 각각 수상했다. 평생공로상은 미국 배우 조지 클루니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