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수첩'으로 석청 갈등 재점화金 "서울시장 최적 후보 생각 과정""내 이름도 있다" 해명 … 진화 나서민심 수습 시급한데 … 파워게임 골몰새천년 NHK '반격' 李·韓엔 'OUT'野 "독재적 사고 … 섬뜩한 발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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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살펴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메라에 찍힌 메모에는 '서울시장 후보 정청래' '이진숙·한동훈 OUT'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데일리안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른바 '김민석 수첩'이 여권의 새로운 논란으로 떠올랐다. 수첩에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과 함께 야권 유력 인사들을 겨냥한 문구가 담겼다. 민심 수습이 시급한 상황에서 집권여당 대표의 관심이 당내 경쟁 구도와 야권 인사를 겨냥한 정치적 셈법에 쏠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가 펼쳐놓은 수첩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수첩에는 '서울시장 후보'라는 제목 아래 '청래'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진상 글씨가 흐릿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나머지 이름과 이니셜은 '훈식·원식·MS'라는 추정이 잇따랐다.아울러 수첩에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이름 옆에 'OUT'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정치권의 시선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이름에 집중됐다. 8·17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이 전대 이후에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민주당 워크숍 모두발언을 통해 '외연 확장의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정 전 대표의 이름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당시 정 전 대표는 "직전 전당대회 때 경쟁자를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마이크 잡고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얻을 이익은 없다"며 "매우 반토론적 반숙의적 폭력"이라고 반발했다.하지만 워크숍 때 벌어졌던 '석청(김민석·정청래) 갈등'이 이번 '수첩' 논란을 계기로 또 다시 불거졌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이름이 서울시장 후보군에 포함된 수첩 메모에 대해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번에는 마이크 잡고 농락하더니 이번에는 수첩으로 때립니까. 불쾌하다"며 "전당대회 때 네거티브로 그렇게 때렸으면 됐지 전대 끝났고 이겼으면서도 진 사람을 왜 자꾸 때립니까. 너무 잔인하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이어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던 김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해 "서울시장의 꿈을 꾸다가 낙선한 민석, 영길 등도 좋은 후보이니 수첩에 적어 놓으시라"고 비꼬았다.김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전 직접 해명에 나섰다.그는 '민주당TV'에서 정 전 대표가 자신의 이름도 수첩에 적으라고 한 데 대해 "'MS'라고 돼 있는 게 한민수 최고위원이냐 했는데 제 이름"이라며 "제가 나가겠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강점을 가진 분이 최적의 후보인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수첩에 기재된 이름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청래 전 대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라며 "어떤 요소를 가진 후보가 나가야 서울에 어필할 수 있는 필승 카드인지를 분석한 것"이라고 했다.김 대표는 "정원오 전 서울시장 후보, 박주민·서영교·전현희·박홍근 의원 등 지난 경선에 출전했던 분들은 당연히 전제돼 있는 후보군"이라며 "(명단에)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김진애 전 국회의원(국가건축정책위원장)도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쭉 적어놓고 (서울시장으로서) 어떤 포인트가 어필될지를 생각했던 것"이라며 "죄송한 것은 한 분도 제가 본인의 의사를 타진한 바는 없다"고 부연했다. -
- ▲ 지난달 5일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전 대표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정 전 대표를 겨냥해 서울시장 출마를 압박하거나 정치적으로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하지만 김 대표의 해명은 차기 서울시장 선거의 '필승 카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개인적인 메모였다는 취지로 해석됐다.다만 김 대표의 해명에도 두 사람의 신경전이 다시 공개적으로 표출됐다는 점에서 '석청대전'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를 지지했던 친명(친이재명)계와 정 전 대표 지지층 사이의 감정의 골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충돌이 반복될 경우 지지층 분열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게다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연이은 하락 국면에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지난 7일 공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5%포인트 떨어진 37.4%로 집계됐다. 8주 연속 하락이자 최저치다. 부정 평가는 59.5%였다(에너지경제신문 의뢰·지난달 31~지난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무선 자동응답·응답률 4.2%·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도 전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41.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37.6%로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 안인 4.2%포인트까지 좁혀졌다(에너지경제신문 의뢰·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무선 자동응답·응답률 3.8%·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리얼미터는 2차 개각을 둘러싼 인선 논란과 부동산 세제 개편안 혼선 등을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 분석했다.민심 수습이 시급한 시점에 터져 나온 '김민석 수첩' 논란은 여권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생·인사 문제로 여권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당 대표가 재·보궐선거 구도를 둘러싼 당내 파워게임과 야권 인사 퇴출 등 정치적 셈법에 골몰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탓이다.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김민석 수첩'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 재점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당내 분위기나 세평 같은 것은 원내대변인으로서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김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 TV에서 "서울시장 선거와 강릉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99.99% 한다고 보고 있다"며 "총선과 보궐선거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지고 있어서 그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또 '이진숙·한동훈 OUT' 메모에 대해서도 "이 두 분은 국회에 있으면 안 될 분인 것 같다"며 "한국 정치에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놨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한 의원에 대해 "제명 또는 최소 국회의원 자격정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
-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최근 여권이 가장 불편해하는 현안과 과거사를 집중적으로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이를 전담 마크할 '네거티브 대응팀'까지 구성했다. 공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과거 김 대표와 송 전 대표 등이 껄끄러워 하는 '새천년 NHK 룸살롱' 사건까지 다시 소환됐다.새천년 NHK 사건은 5·18 20주년 전야제인 2000년 5월 17일 밤 김 대표와 송 전 대표, 우상호 강원도지사 등 386세대 정치인들이 광주 시내 유흥주점에서 여성 종업원을 대동하고 벌인 술자리 파문을 일컫는다.이 의원 역시 5·18 유공자 명단 공개의 필요성 등 여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이 의원도 자신을 향한 김 대표 등 여권의 공세에 새천년 NHK 사건을 거론하며 "낮에는 5·18 희생자를 추모하고 밤에는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인 이들이 누구를 향해 5·18 모욕과 폄훼를 논하느냐"고 반박했다.한 의원은 김민석 수첩 논란에 대해 전날 "노상원 수첩 흉내내나"라며 직격했다. 이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진숙 수첩은 자발적으로 공개한다"며 "김민석 OUT"이라고 적은 수첩 메모 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아웃돼야 할 사람은 새천년 NHK 김민석 씨"라고 적었다.여당 대표가 자신과 여권에 날을 세우는 야권 인사들을 퇴출 대상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정적 제거'를 연상시키는 독재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집권여당 대표가 자신들에게 불편한 목소리를 내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OUT'을 적어 놓는 것 자체가 얼마나 섬뜩한 발상인가"라며 "민주주의 폄훼라고 공격해놓고 가장 민주주의적이지 않은 독재적 사고와 오만함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민석 수첩을 패러디한 수첩 메모 사진을 찍어 올렸다. 수첩에는 "서울시장 재판 '무죄' 보궐선거 없음!" "김승원·용혜인 OUT"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