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7년 임대·이형일 실거주 넉 달대통령은 비거주자 정책 참여 배제 지시홍지선 가족 차입·강신철 특별분양 논란가족 재산 누락에 인사 검증 기준 쟁점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거주 중심 부동산 원칙이 새 내각 인선부터 흔들리고 있다.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를 부동산 정책 결정에서 배제하겠다던 대통령은 장기 비거주 이력이 있는 인사들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차입 매수와 특별분양, 가족 부동산 신고 누락 논란이 제기됐다.9일 인사청문요청안과 재산신고 내역 등을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지명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모두 본인이나 가족의 부동산을 둘러싼 논란이 나왔다. -
- ▲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 후보자는 2016년 2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아파트를 4억9000만원에 매입한 뒤 2019년 6월부터 임대했다. 2020년 국회 입성 이후에는 지역구인 경기 의왕에서 전세로 살며 홍제동 아파트에는 7년째 실거주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같은 평형은 지난해 10월 9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후보자의 매입가와 비교하면 약 5억원 오른 가격이다.이 같은 장기 비거주 주택 보유는 이 대통령이 직접 제시한 부동산 정책 참여 기준과 맞물린다.이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 자신의 SNS에서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전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했다.아울러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또 집값이 오르도록 세제, 금융, 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며 "그런 제도를 만든 공직자나 방치한 공직자가 그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다면 제재를 받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부동산 주택정책에서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측 중기부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후보자는 2015년 12월 홍제동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취득해 약 5년간 실거주했다"며 "제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2020년 3월 의왕으로 거주지를 옮겨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는 것"이라며 갭투자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제수장을 맡을 이형일 후보자에게도 장기 비거주 이력이 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2월 경기 과천 아파트를 매입한 뒤 17년간 보유했지만 실제 거주한 기간은 총 4개월이었다.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 등 두 차례다. 해당 시기는 기획재정부의 세종 이전과 해외 파견 기간이 포함돼 있으며, 그 밖의 기간에도 안양·과천·서울 등에서 세를 살았다.이 후보자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제가 갖고 있던 과천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돼서 멸실 중"이라며 "꽤 오래전에 매입했다. 자세한 내용은 청문회에서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한편 이 후보자는 하루 전인 지난 2일 정부의 세제개편 방향을 설명하면서 실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 필요성을 직접 강조했다. 그는 "실거주자와의 차등을 완화했지만 차이는 둬야 한다"며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정착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생각하는 일정한 방향성"이라고 밝혔다.이 대통령이 비거주 주택 소유자를 부동산 정책 결정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한 상황에서, 장기간 자신의 주택에 거주하지 않은 인사들이 잇따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셈이다. -
-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신도림태영타운 아파트를 10억500만원에 매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 3억6700만원과 장모에게 빌린 1억7000만원을 활용했다.홍 후보자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던 2021년 11월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과도한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없는 수요까지 끌어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논란에는 "안정적 실거주를 위한 것으로 시세차익 목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다만 홍 후보자는 지난 5일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해당 주택은 남양주 부시장 재직 당시 출퇴근과 생활권을 고려해 마련한 실거주용 주택으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장모에게 빌린 돈도 차용증을 작성하고 매달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화천에서 군 복무 중이던 2008년 3월 서울 천왕동 주택으로 전입했다. 해당 주택은 7개월 뒤 공익사업으로 보상됐고 강 후보자는 2012년 서초네이처힐 아파트를 철거민 특별분양으로 취득했다. 후보자 측은 "위장전입의 고의나 청약 과정의 불법성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강 후보자 장남은 올해 6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상가를 7억원에 사면서 이모에게 5억원, 이모부에게 2억1550만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아들이 올해 6월 30일 분당 양지마을 상가를 7억원에 매입한 것이 찍혀 있다"며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상가는 청문요청안에도 빠졌다. 후보자 측 준비단은 같은 날 "9월 4일 발견해 즉시 국회와 유관기관에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필요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했다.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배우자가 상속받은 전북 군산 소재 약 1억6000만원 상당 부동산을 청문요청안에서 누락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장모 사망 후 경황이 없었고 후보자 지명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료 제출에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후보자 검증을 맡은 청와대에서도 가족의 비거주 주택 보유 사례가 나왔다. 이태형 공직기강비서관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취득한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2021년 두 아들에게 지분 절반씩 증여했다. 두 아들은 해당 아파트에 살지 않고 세입자를 받아 소유권을 유지해 왔으며 전세계약은 2027년 9월까지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이 비서관은 지난 7일 관련 언론 질의에 당초 답변하지 않았다가 이후 "내년에 전세기간 만료 뒤 장남이 실거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거주 상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 향후 실거주할 계획이라는 취지다.조원철 법제처장의 대학원생 차녀도 지난해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14억4000만원에 매입했다. 매매 계약 당시 7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끼고 있었고, 나머지 자금에는 조 처장 부부가 증여한 돈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는 차녀의 임대보증금 7억원도 채무로 신고됐다. 법제처 관계자는 지난 7일 관련 보도가 나오자 "관련 증여세는 납부된 상태"라고 밝혔다. -
- ▲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2021년 4월 20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주택을 2억4500만원에 매입해 이듬해 3월 25일 2억6500만원에 매각했다. 11개월 만에 2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페이스북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공개하고 "이재명 정부 기준대로라면 실거주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 매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산 주택을 매수한 날 용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 목표는 가격 안정이 아닌 하락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 주택은 왜 더 싸게 팔지 않았나"라고 했다. 용 후보자 측은 현재까지 별도의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정부는 앞서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수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은 그대로 유지했다. 해당 세법 개정안은 지난 3일 국회에 제출돼 심사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