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공격할 때마다 재소환되는 '새천년 NHK'5·18 20주년, 유흥주점서 女 종업원과 술판당시 386 젊은 정치인들, 현 정부 실세 성장"민주당 작태야말로 5·18 정신 가장 폄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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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송영길 전 대표·우상호 강원도지사. ⓒ뉴데일리DB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26년 전 '새천년 NHK' 사건이 다시 정치권 한복판에 소환됐다.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에 관해 폭로를 이어가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대표로부터 원색적인 비난을 받자 이들의 과거 '5·18 전야제 술판' 논란을 꺼내든 것이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도 이른바 5·18 폄훼 공세에 같은 사건을 언급해 반격하면서 현 여권 핵심 인사들의 26년 전 행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한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김민석 민주당 당대표를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조치 한다. 검찰로부터 자료 비슷한 것도 받은 적 없으니 김민석 당대표의 근거 없는 거짓말에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며 "새천년 NHK 룸살롱 김민석 오빠 등등 민주당 오빠들, 물타기 한다고 민주당 오빠 독약 로비 팩트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한 의원은 전날에도 국회 로텔더홀에서 취재진과 만나 "5·18 전야제 새천년NHK 룸살롱 출신 민주당 오빠들이 팩트에 대해 반박할 게 없으니 원색적 인신공격만 한다"고 직격했다.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에 관해 연일 통화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하는 한 의원을 향해 "철없는 관종(관심종자)"라며 공격에 나서자 한 의원이 이들의 과거사를 끄집어낸 것이다.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청탁 의혹이 송 전 대표를 포함한 다른 민주당 인사들로 번지면서 김 대표와 송 전 대표가 직접 한 의원을 겨냥하는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역공의 빌미를 제공한 자충수가 된 셈이다.5·18 하루 앞두고 광주 룸싸롱서 벌어진 술파티새천년 NHK 사건은 2000년 5월 17일 광주에서 벌어진 술자리 파문을 말한다.당시는 5·18민주화운동 20주년을 하루 앞둔 날로, 민주당의 386세대 정치인들은 5·18 전야제에 참석한 뒤 광주 시내 '새천년 NHK'라는 유흥주점으로 자리를 옮겼다.보도에 따르면 이날 술자리에는 당시 2000년 총선의 일부 당선자들을 비롯해 36세였던 김민석 대표, 37세의 송영길 전 대표, 38세의 우상호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했다.이들 세 명 모두 현 정부의 실세들로 일컬어진다. 이재명 정부 들어 김 대표는 초대 국무총리를, 우 지사는 초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을 지냈다. 송 전 대표는 올 초 돈봉투 살포 의혹 등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재·보궐선거에도 당선되는 등 정치권 입지를 빠르게 회복했다.새천년 NHK 사건은 1989년 밀입북했던 임수경 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이 인터넷상에서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논란은 거세졌다.임 전 의원은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2000년 5월24일 인터넷에 '5월17일밤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임 전 의원은 "(전야제가 끝난 후 자신과 만나자고 한 선배에게 전화를 거니) 새천년이 어쩌구 NHK가 어쩌구 하셨다"며 "저는 새천년민주당 사람들이 NHK하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임 전 의원은 "알고 보니 그곳은 '새천년NHK'라는 가라오케였다"라며 "(가라오케로 들어가 이들이 있는 방의) 문을 열자 송영길 선배가 아가씨와 어깨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고 계시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그러면서 "김민석 선배는 양쪽에 아가씨를 앉혀두고 웃고 이야기하느라 제가 들어선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아가씨들이 있건 말건 선배들에게 인사나 하고 가려고 다가서는 순간 누군가 제 목덜미를 뒤에서 잡아 끌며 욕을 했다"며 "'야 이X아, 니가 여기 왜 들어와, 나가.' 믿고 싶지 않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우상호 씨였다"고 폭로했다.그는 "술집 아가씨들은 놀라서 모두 저를 쳐다보았고 저는 매우 당황했다"며 "우상호는 다시금 말했다. '이놈의 기집애, 니가 뭔데 이 자리에 낄려고 그래? 미XX'"이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
- ▲ 임수경 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이후로도 우 지사로부터 '이놈의 기집애' '저놈의 기집애' '이X' '저X' 소리를 들었다는 임 전 의원은 "(이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후) 우상호가 전화를 했다"라며 "(우상호 현 지사가) '여보세요, 임수경 씨 부탁합니다' '수경아, 나 상호야' '수경아, 미안하다'(라고 했지만 임 전 의원은) '저는 우상호라는 사람을 모른다' '실례했다' 이렇게 전화를 끊었고, 끊으면서 새천년 NHK 가라오케를 나설 때처럼 왜 그렇게 가슴이 아프던지"라며 회고했다.이른바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던 당시 젊은 정치인들이 5·18 전야제 직후 여성 종업원을 옆에 둔 채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당시에도 이들의 도덕성을 둘러싼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동료 임수경 폭로로 알려져 … 우상호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우 지사는 이후 해당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개 숙인 바 있다. 그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재점화하자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는 일"고 했다.송 전 대표 역시 2023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새천년 NHK 사건이 회자되자 "막 당선된 초선 의원들에게 선거 운동을 하려고 선배가 술 한번 사준다고 불러서 갔던 자리"라며 "룸살롱도 아니고 단란주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26년 전 새천년 NHK 사건이 정치권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한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언급한 우 지사를 향해 새천년 NHK 사건을 소환했다. 당시 한 의원은 "그분이야말로 5·18에 유흥주점에서 여성에게 쌍욕을 한 것으로 알려진 분 아니냐"고 반격했다.최근에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김 대표의 충돌 과정에서도 등장했다.김 대표는 5·18 유공자 명단 공개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여자 전두환'이라고 지칭하며 공격했고, 이 의원은 김 대표를 "5·18 전야제 날 여성 도우미가 나오는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인 '새천년NHK 김민석씨'"라고 맞받았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해당 사건을 소환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이른바 '5·18 폄훼'를 명분으로 이 의원에 대해 징계안을 제출하자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새천년 NHK 사건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잣대라면 김 대표와 관련자들이야말로 징역형에, 국회의원 제명 대상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그러면서 "5·18을 전유물로 삼고 정적 제거의 무기로 악용하는 민주당의 작태야말로 5·18 정신을 가장 뼈아프게 폄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새천년 NHK 사건의 재소환은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자산으로 성장한 386세대 정치인들의 이면을 들춰내는 상징적 사건으로 통하고 있다.이들 386세대 정치인들이 한국 정치의 기득권과 주류로 올라선 지 오래지만 과거사가 끊임없이 소환되는 배경에는 자신들이 내세운 가치와 실제 행보 사이의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정작 자신들의 과거를 뒤로 한 채 민주주의와 인권을 앞세워 상대 진영을 헐뜯고 프레임 공격을 되풀이 하는 점에서 내로남불 잣대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이라며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따져 묻는 검증이 반복되는 것도 언행이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