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용혜인·김승원 논란에도 "인사청문회 거쳐야" 靑 인사 검증 부실 논란 … 김현지 인사 개입설도국민의힘 "김현지, 반드시 국감장에 세울 것"
  • ▲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실 문제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는 정상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을 거쳤다는 입장이지만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후보자들의 행적조차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이번 인사를 주도했다고 보고 국정감사에 출석시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용혜인·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위원회는 수석비서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은 각각 인사 추천과 검증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수석실에는 이 대통령의 성남·경기 라인으로 꼽히는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있다. 

    문제는 '2차 개각'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느냐는 점이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과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식약처 로비 의혹이 재소환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비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이 추가로 나오고 음주운전 전력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법무부 후보로 부적격하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과거 범죄 경력은 청와대가 사전에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그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검증 시스템의 부실 또는 민심과 동떨어진 정무적 판단의 결과로 풀이된다.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을 겸직하겠다고 밝힌 것은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에 소속해 유례를 찾기 힘든 비례대표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장관직까지 겸직하겠다고 밝혀 '불공정'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가 용 후보자의 겸직 의사를 알고도 지명했다면 청년 세대와 정치권의 반발 여론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외에도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증여세 누락 의혹,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부정 청약 의혹,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갭투자 의혹,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영끌 매수' 의혹에 휘말렸다.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정부의 강경 일변도 정책 기조에 비해 고위공직자 후보에게는 느슨한 검증 기준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김현지 실장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이 지난 4일 JTBC 유튜브 방송에서 "청와대에 인사 라인이 있나? 인사 라인이 김현지잖아"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해당 발언이 용 후보자 지명에 대한 의견이 오가는 도중 나왔다는 점을 두고 국민의힘은 "용혜인 지명의 뒷배는 김현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의 성남·경기 라인 핵심이며 최측근인 김 실장은 '만사현통'(모든 일은 김현지를 통한다)이라 불리며 청와대 실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김남국 당시 청와대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고받은 인사 청탁 관련 문자에서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하는 장면이 포착돼 '김현지 실세론'에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국감장에 세워 '인사 참사'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 "누가 후보자를 골랐는지, 누가 검증했는지, 누가 대통령에게 추천했는지, 그 과정에서 김현지 실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제는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실장을 반드시 국감장에 세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의 비리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이 인사 개입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감찰관이 해야 할 일이 바로 김 실장과 관련된 인사검증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0년 간의 공백을 깨고 신임 특별감찰관으로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했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은 청와대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이라 비서관급인 제1부속실장은 포함되지 않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김 실장의 인사 전횡에 대한 국민적 진실 규명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용혜인·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분노를 외면한 채, 두 후보자를 청문회라는 절차 뒤에 숨겨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겠다는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청와대는 범국민적 여론을 무시한 채 청문회 이후 '대통령의 임명권'이라는 꽃놀이패만 쥐면 된다는 오만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은 청문회에서 용혜인·김승원 후보자의 변명조차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청문회 운운하지 말고 즉각 지명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