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용혜인 거취 결단 요구까지 나왔지만청와대 "인사청문회 거쳐야" 원칙 고수'김승원 수호' 전략 차질 … "당에 부담"
  •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서성진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서성진 기자
    청와대가 각종 논란에 휩싸인 김승원 법무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난감한 기색이 엿보인다. 용 후보자와 거리를 두고 김 후보자 방어에 집중해왔지만, 두 후보를 모두 안고 갈 경우 대응할 전선이 넓어져 김 후보자의 거취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용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인사위원장의 책임하에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의원 겸직 및 언더조직 논란 등으로 역풍이 거세진 용 후보자에 대해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청와대는 청문회 전 지명 철회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히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청와대가 용 후보자까지 끌어안으면서 민주당이 그동안 취해온 '분리 대응' 전략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두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공세를 대응하는 데 있어 온도차를 보여왔다.

    용 후보자를 향해서는 거취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반면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네거티브 대응팀'까지 구성해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청문회 전에 후보자가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언급해 '용혜인 손절론'에 힘이 실렸다.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의원직 겸직 문제를 넘어 확대되고 있다. 전날 남편 박기홍 씨가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에 오르면서 '가족 정당'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노동당 활동 때부터 이어진 '언더조직'과의 연관성도 야권이 벼르고 있는 주요 공세 지점이다.

    반면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김 후보자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브로커 양모 씨의 민원을 전달했다는 청탁 의혹을 두고 "공익적 고충 민원"이라며 엄호에 나섰다.

    또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 당 차원의 '네거티브 전담 대응팀'을 꾸렸는데,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있는 상황에서 당이 별도의 전담 조직을 가동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에 관한 통화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해 고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총력 방어에도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되레 후보자 개인을 넘어 여권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게다가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 씨와의 관계도 도마 위에 오른 터라 당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의원이 전날 공개한 제약사 제넨셀 측 강모 씨와 양 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에는 김 후보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승원옵(오빠)'뿐 아니라 '최 의원' '김 의원' '송영길 의원' '최재성 전 정무수석' 등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의 이름도 등장했다. 한 의원은 "양 씨의 오빠 독약로비 게이트는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였다"며 맹공을 펼쳤다.

    다만 실명이 거론된 송 의원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과시성 진술에 수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방적인 대화의 일부를 선별적으로 공개하여 저의 명예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최 전 수석은 승인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며 반박했다.

    이와 함께 2019년 11월 22일 양 씨 SNS에 김 후보자와 양 씨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던 흔적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도 의구심이 제기됐다. 사진 속 두 사람은 고양이 귀와 수염이 나타나는 필터를 사용한 채 카메라를 향해 나란히 웃고 있었다.

    여기에 한 의원이 공개한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2022년 2월 9일 1차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네"라고 하자 양 씨는 이에 "오빠, 지금 달려갈게. 어디야"라고 물었다.

    같은 날 2차 통화에서도 김 후보자는 "20~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 "그래 있을게(기다린다는 뜻 추정)"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을 두둔하면서도 두 사람 사이의 사적 표현에 대해서는 "그런 이성관계에 대해서는 저도 의구심을 가진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신약 청탁 의혹에 이어 김 후보자와 양 씨의 관계마저 의심의 눈초리를 받자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승원 방어전'이 장기화할수록 "당에 상처가 누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용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조기에 정리해 청문 정국의 전선을 김 후보자로 좁혀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용 후보자 논란까지 대응할 경우 김 후보자에게 집중해야 할 당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청와대가 두 후보자 모두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 민주당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특히 김 후보자는 민주당으로서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카드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해온 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정부·여당의 사법개편 입법을 주도해왔다.

    정부의 사법 개편 과제를 이어갈 법무부장관 후보자라는 점에서도 당이 김 후보자 방어에 사활을 거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청와대의 원칙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후보자 개인을 넘어 대통령과 당에 짊어져야 할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