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다녀간 여의도…이틀 뒤에도 남은 축제 흔적전야제·본행사 이틀간 쓰레기 약 49톤 발생한화 임직원 1200명 '클린 캠페인'…밤샘 수거 작업청소업체 "분리배출 나아졌지만 현장 무단투기 여전"
  •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인근 쓰레기 집하장에 수거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임찬웅 기자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인근 쓰레기 집하장에 수거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임찬웅 기자
    "축제만 지나면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길바닥에 버려져요. 사람들 인식만 개선돼도 세금도 줄이고 모두에게 좋을 텐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만난 60대 백모씨는 이틀 전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이후 공원에 버려진 쓰레기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한강변 인근에 거주하며 매일 오전 한강공원에서 런닝을 한다는 백씨는 "지난해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렸는데 올해도 엄청나게 몰렸다"며 "축제 다음 날인 어제 오전에도 나와서 뛰었는데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찾은 여의도한강공원은 약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던 이틀 전과 달리 대부분 평소 모습을 되찾은 상태였다. 잔디밭과 산책로에 버려졌던 쓰레기는 대부분 수거됐고,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들이 미화 차량을 타고 공원 곳곳을 오가며 남은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었다.

    하지만 축제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공원 곳곳에는 미처 수거되지 못한 나무젓가락과 일회용 커피컵 등이 드문드문 남아 있었다. 바닥에는 축제가 열린 지난 5일 오후 결제 시각이 찍힌 분식집 영수증도 버려져 있었다. 공원 입구에는 인파 통제를 위해 설치했던 경찰의 질서유지용 펜스 일부가 아직 철수되지 않은 채 놓여 있었다.

    이날 원효대교 남단 인근에 위치한 쓰레기 집하장에는 수거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파란색과 흰색, 주황색 대형 쓰레기봉투가 여러 겹으로 쌓여 거대한 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한쪽에는 봉투에 채 담기지 않은 페트병과 일회용 컵·용기, 종이상자 등 각종 쓰레기가 뒤섞인 채 쌓여 있었다.
  •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미래한강본부 미화 차량이 공원 내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미래한강본부 미화 차량이 공원 내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100만명 떠난 자리 … 이틀간 쓰레기 49톤

    지난 5일 여의도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에는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불꽃축제에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개국의 불꽃팀이 참여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전야제가 마련되면서 행사가 이틀로 확대됐다. 본행사 불꽃쇼는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9시10분까지 진행됐다.

    행사 규모가 커진 만큼 서울시도 사전에 대규모 인파에 대비했다. 서울시는 한화그룹과 서울경찰청, 소방재난본부, 영등포·용산·동작·마포구 등 관계기관과 종합안전본부를 구성하고 약 6800명의 안전인력을 배치했다. 안전펜스 등 안전장비도 지난해보다 20% 확대했다.

    그러나 100만명이 떠난 자리에는 수십 톤의 쓰레기가 남았다.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축제 전야제가 열린 지난 4일 여의도·이촌한강공원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약 3.5톤이다. 본행사가 진행된 5일에는 두 공원에서 약 45톤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이틀간 발생한 쓰레기만 약 49톤에 육박한다.

    행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관람객이 몰리면서 청소 작업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행사 시작 훨씬 전부터 시민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당일 낮부터 인력을 투입해 쓰레기 수거를 시작했다"며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인력을 투입했고 기간제 근로자들도 투입해 다음 날까지 계속 쓰레기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종료 후에는 한화 임직원 봉사단 1200여명도 현장에 남아 여의도한강공원 일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행사장을 정리하는 '클린 캠페인'을 진행했다. 서울시도 행사에 앞서 시민들에게 불꽃쇼 종료 후 주변 쓰레기를 스스로 정리하는 '클린타임'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쓰레기통에만 넣어줘도" … 분리배출 여전히 숙제

    현장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이들은 과거보다 시민들의 분리배출 의식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한강공원 청소 협력업체 관계자는 "행사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시민들이나 누구의 탓을 하고 싶지는 않고, 분리수거 배출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먹었든 다른 쓰레기가 생겼든 쓰레기통에만 넣어줘도 좋은데 그렇지 않고 현장에 그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며 "그런 부분이 청소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불법 노점상 등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에는 미래한강본부에서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며 "특히 노점상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축제 당일 여의도 주차장 쪽에는 노상이 거의 없었고 이벤트광장과 여의나루역 인근에 일부 있었지만 지난해보다 확실히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이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데 많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역시 행사에 앞서 여의도 물빛무대 앞 광장에 공식 푸드트럭존을 운영하는 한편 불법 노점상 등 무질서한 상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 ▲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지난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시민들이 몰려 있다. ⓒ임찬웅 기자
    ▲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지난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시민들이 몰려 있다. ⓒ임찬웅 기자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 시민들도 자성 목소리

    축제 현장을 찾았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대규모 행사에 걸맞은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30대 김모씨는 "축제 당일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늦게까지 현장에 있었는데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땅에 쓰레기를 버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청소하시는 분들이 그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홍대나 이태원 같은 유흥가도 주말이 지나면 거리가 쓰레기 천지가 돼 눈살이 찌푸려지곤 한다"며 "한강공원에서도 술을 마시고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보면 아직 시민의식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행사 질서를 지키는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임모씨는 "축제 당일 현장을 방문했는데 이태원 사고 이후 대규모 축제에서 경찰 통제가 강화되면서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면서도 "일부 시민들이 경찰이 펜스를 설치한 곳에 들어가려고 하면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거나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정도로 시끄럽게 하는 모습은 봤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모든 것을 일일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식도 함께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백씨 역시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결국 비용이 들어가는 일 아니겠느냐"며 "쓰레기뿐 아니라 축제 당일 고성방가하거나 다투는 사람들도 봤는데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공공질서를 잘 지켰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