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엔화 저평가 지적·日통화정책 정상화 지지日 사상 최대 규모 환율 개입에 엔화 매도 포지션 청산 가능성…9월 BOJ·美 CPI 주목
  • ▲ 일본 엔화.ⓒ연합뉴스
    ▲ 일본 엔화.ⓒ연합뉴스
    40년 만의 약세 수준으로 떨어졌던 엔화 가치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달러당 150엔대 초반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일본의 엔저 시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데 이어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7일 오전 10시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55.88엔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2일 160엔대 초반과 비교하면 엔화 가치가 5엔 이상 높아진 것이다. 엔화는 지난 7월 말, 달러당 164엔대까지 밀렸다.

    주요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가즈오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났다.

    미 재무부는 이달 1일 공개한 회담 내용을 통해 베센트 장관이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의 적극적인 시장·통화정책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가 일본의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 미국 측 설명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화를 매도하는 외환시장 개입에 15조3993억엔을 투입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4~5월에도 11조7349억엔을 투입해 올해 누적 개입 규모는 27조엔을 넘어섰다.

    대규모 개입의 영향으로 일본의 외환보유액도 크게 줄었다. 일본 재무성은 8월 말 외환보유액이 1조2075억 달러로 전월 대비 6.1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엔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다. 우에다 총재는 9월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매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 설문에서는 일본은행이 9월 정책금리를 1.25%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투기적 엔화 매도 포지션 축소와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시장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7~18일 일본은행 회의가 엔화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 물가가 둔화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는 동시에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 전망이 강화될 경우, 달러·엔 환율이 150엔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