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공격에 美 유조선 3척 타격이란도 선박 6척 공격 맞보복세계 원유 수송 핵심길목서 정면충돌
  • ▲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상대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며 무력 충돌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이 미 해군 군함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이 이란 원유 수송선 3척을 타격했고, 이에 이란이 유조선과 미국 연계 선박 등 6척을 공격하며 맞보복에 나섰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상 순찰 중이던 미 해군 군함 2척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응해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 최대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의 다우니호와 자스크 인근 스타크1호를 무력화했으며, 오만만에 있던 빈 유조선 카일로호는 완전히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선원들에게 대피를 명령한 뒤 해당 선박들을 항해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 항공모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피했으며 미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우리 선박 2척을 공격하면 3척을 제거해 더 큰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송 선단을 추가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이 이란의 군사시설뿐 아니라 원유 수송망까지 직접 타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란은 곧바로 맞대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의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의 미국 연계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이 미군의 이란 유조선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다른 선박들에도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거나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경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카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도 미국의 이란 선박 공격이 계속될 경우 미 군함에 대한 보복이 "이전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라며 공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3척 타격'에 이란이 '6척 공격'으로 응수하면서 해상 충돌이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미·이란 간 무력 공방은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발사대를 타격한 이후 다시 격화했다. 이후 이란이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의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미국이 혁명수비대 관련 표적과 이란 유조선을 재차 타격하면서 충돌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충돌은 군사시설을 넘어 양국의 해상 수송과 원유 인프라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하르그섬은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과 이란이 상대 선박에 대한 직접 공격과 추가 보복을 공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중동 전역의 에너지 공급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