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라인은 김현지' 발언 파고든 장동혁"든든한 실세가 받치니 끝까지 버틸 것"국힘 "인사 참사이자, 인사 농단, 레임덕 개각"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페이스북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페이스북 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종현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과 관련,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여권 인사가 내뱉은 "청와대 인사 라인은 김현지"라는 발언을 고리로 삼아 용 후보자 발탁 배경에 이른바 '김현지 라인'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장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이 뜬금없이 용혜인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을 때부터 의아했다"며 "그런데 어제, 그 이유가 튀어나왔다"고 적었다.

    그가 거론한 것은 전날 JTBC 유튜브 방송 '장르만 여의도'에서 나온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의 발언이다.

    방송 시작 전 패널들이 청와대 참모진과 인사 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던 중 서 소장은 "인사 라인이 있어? 인사 라인이 김현지잖아"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발언이 그대로 송출되자 주변 패널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서 소장은 이후 "농담으로 한 말이 진담처럼 전달된 것 같다"며 해명했다. '장르만 여의도' 측 역시 공식 인사수석이 주요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 전달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 전 부대변인 서용주의 자백"이라며 "방송에서는 못 할 얘기니 방송 전에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을 "'만사현통'의 장본인, 청와대의 '비선 실세'"로 단정지으며 "그냥 나온 용혜인이 아니다. 김현지 부속실장의 '좌파 카르텔' 빌드업"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용 후보자의 과거 활동과 정책 입장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통령, '왼쪽 챙기겠다'고는 했지만 너무 '왼쪽'으로 간 것 아닌가. 아무리 지지율이 급해도 이 정도면 '왼쪽 끝'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장 대표는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김 실장과 연결지어 분석했다.

    그는 "비례대표 사퇴 거부, 청와대가 몰랐을까"라며 "김현지 부속실장은 알았을 것이다. '조직' 챙기는 일이니 눈감아 주려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용혜인 후보자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 같다"며 "든든한 실세가 뒤를 받치고 있으니 끝까지 버틸 기세"라고 추정했다.

    장 대표는 글 말미에 "분통이 터지지만, 한편으론 '땡큐'다. 결국 한꺼번에 무너질 테니"라고 적었다.

    ◆ 국민의힘 "이재명 정권의 '레임덕 개각'이자 '인사 농단'"


    장 대표 외에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5선·3선 의원들까지 나서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인사 실패를 넘어 인사 참사이자 인사 농단"이라며 "이번 개각에는 국정 철학도, 인재 검증도, 최소한의 국민 눈높이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누가 추천하고 검증했으며 최종 낙점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이 허울뿐이고 보이지 않는 손이 인사를 좌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인사 담당자가 아닌 김현지 실장의 이름이 왜 인사 논란 때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정권이 과연 이재명 정권인지, 아니면 김현지 정권인지 헷갈린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식 인사라인 밖의 사적 개입이 있다면 즉각 끊어내고, 없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진짜 인사라인이 누구인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김희정 의원 역시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이 반복되고 있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비공식적인 '형·누나 라인'이 대통령의 공식 인사 시스템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며 "김현지 실장이 현 정권 인사에 어디까지 관여하고 있는지 대통령이 국민 앞에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실장의 대통령실 내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은 정권 초기부터 지속돼 왔다.

    지난해 당시 총무비서관이던 김 실장이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실세' 의혹이 대두됐다. 이후 문진석 당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남국 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 사이에 오간 인사 추천 관련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 메시지에는 김남국 의원이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야권은 이를 근거로 김 실장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고 대대적으로 공세를 폈다. 이에 대통령실은 "김 실장은 인사와 관련 있는 자리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에는 여권 패널의 입에서 "인사 라인은 김현지"라는 말이 나오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야권의 일방적인 문제 제기를 넘어 여권 내부에서조차 김 실장의 영향력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지적이다.

    용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실세론'으로 확장된 상황. '인사 라인은 김현지'라는 짧은 한마디가 단순한 농담으로 끝날지, 아니면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과 권력 구조를 둘러싼 새로운 정치 쟁점으로 번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