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명권은 형식적…국회 동의 뒤 임명해야""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관행도 헌법 문언과 달라""재제청 요구는 임명권 밖…사실상 '선택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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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거부권은 없습니다. 후보자가 적격한지 판단해 동의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이고, 대통령에게 주어진 대법관 임명권은 형식적인 임명권입니다."헌법학자인 김상겸 동국대 법무대학원 명예교수는 지난 4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의 재제청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의 손 후보자 제청을 두고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라고 요구했다.조 대법원장은 부친상을 치른 뒤 지난 3일 업무에 복귀해 재제청 요구에 대해 "그간 업무 관계로 전혀 논의한 바 없다"며 "경과를 들어보고 다시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돼 왔다.김 교수는 이 같은 관행 자체가 헌법 문언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면 국회가 먼저 적격 여부를 판단하고, 국회가 동의한 후보자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헌법이 예정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
-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대법관 후보 거부권은 국회에 … 대통령 임명권은 형식적"김 교수는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명시된 '대법원장 제청→국회 동의→대통령 임명' 절차를 순서대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교수는 "헌법이 규정한 것은 그대로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고 돼 있는 것이 아니라 '임명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강행적인 성격의 규정"이라고 말했다.이어 "헌법상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은 형식적 임명권"이라며 "실질적인 임명권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고 걸러내는 권한은 국회에 있다는 게 김 교수의 판단이다.김 교수는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후보자가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면 동의를 거부할 수 있다"며 "반대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이 사람이 대법관이 돼도 된다'고 동의했다면 대통령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국회 동의 전에 대통령이 후보자를 거부하는 데 대해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모두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대통령에게 먼저 제청하는 관행 잘못 … 국회에 보내야"김 교수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먼저 후보자를 제청해 온 기존 관행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김 교수는 "헌법에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제청한다고 돼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고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이어 "대법원장은 후보자를 대통령과 먼저 상의할 것이 아니라 국회에 제출하면 된다"며 "국회가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 적격자로 판단해 동의하면 대통령에게 보내고 대통령은 임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국회가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해 동의하지 않으면 다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후보자를 선정하면 된다고 했다.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대법관 인선을 사전에 협의해 온 관행에 대해서도 "그동안 대법원장이 왜 대통령과 상의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렇게 하면 사법권을 대통령에게 갖다 바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 ▲ 조희대 대법원장. ⓒ뉴데일리DB
◆ "재제청 요구는 임명권 범위 밖 … 대통령에 '선택권' 생겨"김 교수는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거부하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대통령의 임명권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김 교수는 "대법관에 결원이 생기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제청한다"며 "대통령이 그 과정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대통령이 후보자를 거부하고 재제청을 요구할 경우 사실상 대법관 '선택권'을 갖게 된다는 지적에는 "그렇다"며 "대통령이 후보자를 놓고 대법원장과 상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사법권에 관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헌법 제101조 제1항의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규정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대법관 구성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