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회사명·식약처 담당 부서 3곳 특정해 "빠르게 처리" 요청햄스터 사망-폐 이상 등 누락한 자료 제출 … 설립자 1심 징역형 집유임상 승인 뒤 정치후원금 500만원 제공 시도 … 한도 초과로 송금 불발관련 재판은 청탁 대가성 부정-김 후보자는 기소유예 … 결정문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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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서성진 기자. 260903 ⓒ뉴데일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로비 의혹을 "공익적 고충 민원의 단순 전달"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김승원 후보자는 현역 국회의원이던 당시 오랜 지인의 부탁을 받고 특정 바이오기업의 이름과 식약처 담당 부서까지 적시해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서 받은 답신을 지인에게 다시 전달했고, 해당 기업의 임상시험계획은 14일 뒤 승인됐다.임상 승인 이후 기업 관계자가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보내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실제 후원금이나 금품이 전달되지 않았고 심사과정의 규정 위반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해명만으로 현역 의원이 사기업을 위해 규제기관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직접 요청한 처신까지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더구나 검찰은 김 후보자에게 혐의없음이 아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민원전달이 위법하지 않고 특혜도 없었다면 검찰이 어떤 행위를 피의사실로 인정해 기소유예했는지 김 후보자가 직접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3일 정치권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식약처 의혹을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 민원의 단순 전달"이라고 주장했다.준비단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기준완화 또는 절차생략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그러나 김 후보자가 전달한 요청은 업체의 일반적인 애로사항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수준보다 구체적이었다.서울서부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제넨셀 설립자이자 실질 경영자인 강모 교수는 2021년 10월6일 정치권 인맥을 보유한 사업가 양모씨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양씨는 친분이 있던 김 후보자에게 관련 자료를 보내면서 식약처 담당 부서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부탁했다. 당시 경기 수원시갑을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이었던 김 후보자는 "오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후보자는 같은 달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세 군데에서 업무분장이 돼 있다"며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회사는 제넨셀"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지목됐다.단순히 민원이 접수됐다는 사실만 알린 것이 아니라 특정 업체와 식약처 내부 담당 부서를 거론하면서 처리속도를 높여달라고 규제기관 수장에게 직접 요청한 것이다.김 전 처장은 같은 날 "현재 회사와 자료보완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김 전 처장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양씨에게 다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식약처는 그로부터 14일 뒤인 10월26일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에 대한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당시 승인은 치료제를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품목허가가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임상시험계획 승인이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과 치료제는 신속한 심사와 임상 지원대상이었다.그렇더라도 승인절차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점과 현역 의원이 특정 기업을 위해 규제기관장에게 직접 연락한 행위가 적절했는지는 다른 문제다. 통상적인 민원전달이었다면 왜 업체명뿐만 아니라 식약처 내부 업무분담까지 파악해 처리속도를 높여달라고 요구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김 후보자와 양씨의 관계도 검증 대상이다. 김 후보자는 판사 시절부터 양씨를 알고 지냈고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3년에는 양씨가 운영한 유흥주점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임상 승인 이후에는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둘러싼 정황도 등장한다. 양씨는 강 교수 측에 승인에 힘써준 김 후보자에게 후원금 500만원을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양씨가 후원계좌를 묻자 김 후보자는 "고마워"라고 답하면서 계좌를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연도의 후원 한도가 이미 차 있어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씨는 법정에서 김 후보자가 이후 "마음만 받겠다"면서 후원을 거절했다고 진술했다.김 후보자와 강 교수가 직접 접촉하거나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후원금이 실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임상 승인에 관여한 뒤 후원계좌를 알려준 과정의 적절성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
-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60903 ⓒ뉴시스
서울서부지방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혐의를 인정하더라도 범행동기와 결과, 피의자의 사정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법원의 유죄판결은 아니지만, 혐의없음 처분과도 구분된다.김 후보자는 검찰 처분의 사실적·법률적 전제가 잘못됐다면서 2025년 5월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준비단은 검찰도 당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임상시험계획 승인절차를 신속히 처리해달라는 요청만으로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심사과정에서도 이례적인 규정이나 매뉴얼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식약처 직원 7명도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처장의 별도 지시나 특별보고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국민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청탁금지법이 국회의원에게 허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하지만 김 전 처장이 김 후보자에게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답한 사실은 확인됐다. 별도 지시가 없었다는 직원들의 진술과 김 전 처장의 답신이 어떤 내부 처리 과정을 의미하는지는 식약처의 당시 연락 및 심사기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제넨셀이 임상시험계획 승인과정에서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었다.판결문을 보면 강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투여한 햄스터 실험을 실제로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실험한 것처럼 자료를 작성했다. 관계기관의 자료보완요구로 실시한 동물실험에서는 햄스터 5마리 가운데 1마리가 죽고 나머지 4마리도 폐 비대증 등 이상 증상을 보였지만 관련 내용을 자료에서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4년 12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강 교수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대상자의 안전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면밀한 검토와 정확한 자료제공이 필요하다"면서 강 교수가 신속한 임상시험 승인을 위해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려 했다고 판단했다.ES16001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마친 사실도 확인된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증 이상반응과 간 효소 수치 상승이 관찰됐고 연구진은 드물게 나타날 수 있는 약물 유발 간손상 가능성을 추가로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따라서 햄스터 사망만으로 '사람에게 위험한 약'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 역시 과도하다.강 교수의 1심 재판에서는 로비 관련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다. 법원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심사절차 생략이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적인 검토를 요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청탁 알선의 대가가 명시적으로 약속됐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이는 형사처벌에 필요한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사기업을 위해 규제기관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직접 요청한 행위가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기준에 부합하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준비단은 이번 사건이 윤석열 정부에서 약 3년간 검사 11명이 투입돼 수사한 결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수사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 체제였고 기소유예 역시 윤 정부가 임명한 법무·검찰 지휘부 아래에서 이뤄진 만큼 탄핵정국에 편승한 봐주기 처분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수사를 누가 지휘했는지는 기소유예 처분의 구체적인 근거를 설명하지 못한다. 청탁의 위법성과 특혜가 인정되지 않았고 실제 후원금이나 금품·접대도 받지 않았다면 검찰이 무엇을 피의사실로 판단해 기소유예했는지가 핵심이다.김 후보자는 검찰과 법무행정을 총괄하며 공정한 법 집행을 책임져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공익적 민원이었다는 해명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불기소 결정문과 헌법소원 청구내용, 당시 식약처 심사기록을 공개해 자신의 행위와 기소유예 처분의 근거를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