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력 이쪽저쪽 옮겨 … 너덜너덜 경찰"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에 警 수사역량 도마내부서 "2023년부터 인력 공백·과부하 경고"국힘 "국민 안전장치 '보완수사권' 복원해야"
  • ▲ 경찰. ⓒ뉴데일리 DB
    ▲ 경찰. ⓒ뉴데일리 DB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시행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제주 여성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를 계기로 경찰 내부에서도 인력 공백과 업무 과중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3일 뉴데일리가 입수한 경찰 내부망 게시판 '현장활력소'에는 지난달 27일 '우리는 이미 경고했습니다. 제주 실종사건과 너덜너덜해진 대한민국 경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조회수 2만3557회를 기록하면서 게시판 상단에도 고정됐다.

    경남경찰청 소속의 한 경찰관이 지난달 27일 올린 해당 글에는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담당 경찰관 개인의 책임뿐 아니라 경찰 조직과 인력 운용 전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담당 경찰관이 잘못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허위보고를 했다면 책임져야 한다. 직무를 고의로 해태했다면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왜 한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를 맡게 됐는지, 왜 업무량을 조정해 주지 않았는지, 왜 인력을 보강하지 않았는지, 왜 조직은 이상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왜 현장의 경고를 수년 동안 외면했는지, 이것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담당 경찰관 개인의 일탈에만 책임을 묻기보다 과도한 사건 부담을 떠안긴 조직의 인력 운용과 업무 배분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비판이다.

    그는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짐을 지워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담당자의 잘못으로 치부한다"며 "실종사건 담당자에게 296kg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게 하고 100m 달리기를 시킨 뒤 등수 안에 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라고 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경찰의 업무와 인력 운영 전반을 다시 재점검해야 한다"며 경찰 조직개편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우리는 2023년부터 이미 경고했다. 조직개편의 문제점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했다"며 "사람을 충분히 새로 충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인력을 이쪽저쪽으로 옮겨놓고 '현장 강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또 "개인의 잘못만 찾아 처벌하고 조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나가 버린다면 다음 사건은 또 발생한다"며 "사람만 바꿀 뿐 시스템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장미란 씨 실종사건은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사실과 다르게 처리하고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내부 통제와 지휘·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처리한 사건 298건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찰 내부에서도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 문제가 제기된 점을 들어 이번 사태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와 연결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 역량과 조직 운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통제 기능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뉴데일리에 "경찰 수사 현장에서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하면 수사 오류를 바로잡을 마지막 안전장치까지 약화될 수 있다"며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무엇보다 보완수사권부터 원상 복원하고 경찰 조직과 수사 역량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 역량과 내부 통제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앨 경우 경찰 수사의 오류를 외부에서 바로잡을 수단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은 오는 10월 2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검사가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직접 보완하는 수사권은 폐지되지만,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보완수사요구권은 유지된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8일 제주 실종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을 질타하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장 대표는 당시 "이제 검찰 보완수사권과 수사 지휘도 없이 대한민국의 모든 사건을 경찰이 처리하게 된다"며 "이 피해는 전부 국민께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