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승인 청탁·영장심사 영향력 행사 의혹野 "룸싸롱 여동생 청부 전달, 나라 우습나"金, 경기도당위원장 시절 '비자금' 조성 의혹미성년 집단 성폭행 가해자 변호 이력도 도마"공소취소 지휘 생각 없다"지만 … 논란 여전
  •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검증 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인 데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 사건영장심사의 공정성 논란, 미성년자·장애인 성폭행 사건 피고인 변호 이력,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불거졌다. 야권은 김 후보자를 이번 개각의 '낙마 최우선' 대상으로 겨냥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전달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3일 관련 사건의 영장심사를 둘러싼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신약 개발업체 제넨셀 측의 강모 씨가 구속 위기에 처했을 당시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 씨와의 술자리에 강 씨의 구속영장을 심사할 영장전담판사 정모 씨를 불러냈다는 것이 한 의원의 주장이다. 양 씨는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했으며, 2013년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으로 김 후보자의 변호를 받은 바 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승원 후보자, 브로커 양 씨, 제넨셀 오너 강 씨 등의 신약로비 사건 영장을 심사할 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 정 모씨를 그 사건 영장심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찰청(당시 기획조정부장)이 대법원(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친전을 들고 직접 방문해서 했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배제 요청 이유가 그 정 모 판사가 김승원 후보자, 양 씨와 술자리를 같이 하는 사진, 김 후보자가 양 씨와 함께 있다며 정 모 판사를 술자리로 불러내는 문자 메시지 등이 수사 과정에서 나오는 등 김승원, 양 씨와의 특별한 관계로 인해 공정한 영장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냐"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모 판사는 그 사건 영장심사를 맡았고, 제넨셀 오너 강 씨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실이 있냐"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 씨와의 술자리에 강 씨의 구속영장 담당 판사를 불러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경위에도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한 의원은 또 페이스북에 별도의 글을 통해 "김 후보자의 민주당 경기도당이 비자금을 만들어 쓴 사실이 있냐"고 공개질의했다.

    그는 "후보자가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여러 당직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실제 급여 외에 월 200만원씩 더 얹어준 다음, 그 돈을 선관위에 신고한 경기도당의 정치자금 지출계좌가 아닌 특정 당직자가 예금주로 된 통장에 지속·반복적으로 이체받는 방식으로 페이백 해서 비자금 만들어 쓴 일이 있었나, 없었나"라고 물었다.

    앞서 김 후보자는 특정 업체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브로커 양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약 개발업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전달했다는 게 관련 의혹의 핵심이다.
  • ▲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영교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영교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가 김 전 식약처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문자 메시지에는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세 군데에서 업무 분장이 돼 있다.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회사는 제넨셀이다. 국부 유출도 걱정돼 말씀드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치료제는 같은 달 26일 식약처로부터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 사건 관련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업체 측이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보내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다만 실제 후원금 전달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원은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임상 승인 신속 처리'를 요청한 사실만으로 정식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민주당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위원장님, 식약처 관련 내용 요약입니다. 송구합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그는 "관련 사건 법원마저 알선 대가성을 부정했는데 검찰은 김승원 의원에게만 기소유예 처분을 남겼다는 것이 헌법소원의 핵심 주장"이라고 적어 보냈다.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받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낸다는 취지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제가 후원하는 방법을 소개시켜줬다라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해서 기소유예를 했기 때문에 저는 그것도 부당하다 생각돼서 작년에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했다"며 "지금 헌재에서 사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억울함은 끝까지 풀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는 2012년 1월 고등학생 2명을 포함한 남성 3명이 15세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술을 마신 뒤 집단 성폭행한 사건에서 가해자 측 변호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지적장애 3급인 14세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은 피고인의 변호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헌법상 피고인 누구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만큼, 성범죄 사건을 수임했다는 사실만으로 변호사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다만 김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온 '인권변호사' 경력을 강조해온 만큼 과거 수임 이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미성년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를 변호한 데 대해 "친한 지인이 조카의 사건이라면서 그 조카가 형들 따라 범행 저지른 건데 조카도 미성년자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사정이 어떤 것인지 또 변론을 해서 그 친구들이 다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좋다는 평소 신념대로 변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겸허하게 반성한다"며 "평소 지론인 사회적 약자, 장애인·여성·어르신에 대해 더 권리를 신장시킬 수 있는 후보자로서의 노력을 아낌없이 할 것"이라고 했다.
  • ▲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앞줄 가운데) 상임대표와 김승원(앞줄 왼쪽 첫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임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앞줄 가운데) 상임대표와 김승원(앞줄 왼쪽 첫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임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아울러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에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내 공취모(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아 이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특히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통한 공소 취소 필요성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명 이후에도 "강압·불법 수사가 확인되면 공소 취소를 검토하는 게 국가 공무원인 검사로서 당연히 해야될 일"이라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야권이 김 후보자 지명을 '이재명 재판 정리용 인사'로 규정하는 이유다. 이 대통령의 사건 관련 공소 취소를 주장해 온 당사자가 향후 공소청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수장에 오르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이 대통령 사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 그대로인가' 묻는 질문에 "국회의원으로서 불법 수사에 의해 조작된 기소는 국가에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 입장을 전달했고, 법무장관 후보로서는 법과 원칙을 따라 공판 검사의 개별 사건 공소 유지 권한을 존중하겠다"면서 "(공소 취소는) 공판 유지 담당 검사가 결정할 문제고, 후보자로서는 장관 지휘권을 검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야권은 김 후보자의 자질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는 데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뇌물사건이 점입가경"이라며 "유흥 주점을 운영하는 브로커는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불렀다. 김 후보자는 브로커의 문자를 복붙해서 식약처장에게 보내고 식약처장의 문자를 다시 복붙해서 브로커에게 보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일이 성사되자 김 후보자가 직접 계좌번호를 찍어 보냈다. 명백한 뇌물죄다. 뇌물죄는 약속 요구만 해도 성립한다 문재인 정권 시절만 아니었다면 기소유예로 끝나지 않아을 사건"이라며 "이런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이유는 딱 하나. 물불 안 가리고 공소 취소에 올인할 장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한 의원도 페이스북에 "'룸싸롱 여동생' 청부받고 '쥐도 피토해 죽을 약' 승인로비한 것이 공익적 고충민원이라니, 대한민국이 우습냐"며 "김승원 후보자가 입을 열었는데, 본인도 결국 친한 유흥주점 여동생 청부받고 식약처에 신약 로비해준 사실을 부인조차 못한다. 후보 사퇴 안 하려면 거짓말로라도 로비 안 했다고 부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