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9만건 불송치 … 전건 심사엔 현실적 한계수사준칙 보완에도 불송치 선별·재검토 기준은 미비법무부 "전건 검토 땐 송치 사건 처리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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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소청 설치 법안이 지난 3월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상정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의 새 수사준칙 입법예고 나흘 만에 '내용상 부당한 불송치'를 공소청의 핵심 과제로 지목하면서 불송치 사건 통제 장치의 실효성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입법예고된 수사준칙은 경찰이 불송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고 보완수사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기 전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사건 처리 절차를 상당 부분 보강했다.다만 정작 연간 60만건에 육박하는 불송치 사건 가운데 어떤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지 정하는 선별·재검토 기준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새 수사준칙은 문제가 드러난 이후의 처리 절차는 보강했지만, 그에 앞서 '내용상 부당한 불송치'를 가려낼 심사 체계까지 충분히 마련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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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연 60만건 불송치 … 李 "담당 정하면" 해법 가능할까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수사기관의 불송치 결정이 내용상으로 부당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공소청의 핵심 과제"라며 법무부에 완성도 있는 수사준칙 마련을 주문했다.관건은 공소청에 넘어오는 수많은 불송치 사건 가운데 어떤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지, 또 그 부당성을 어떤 기준으로 가려낼지다.이 같은 고민은 지난달 5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도 드러났다.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은 경찰의 불송치 기록이 공소청에 넘어오더라도 "자기 담당 사건이 아니지 않느냐"며 검사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에 이 대통령이 "담당을 정해서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정 전 장관은 "그러면 송치된 사건 처리만 지연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진수 당시 법무부 차관도 "경찰이 불기소한 사건은 기록만 받아보게 되는데 기록만 보고 판단하기는 너무 어렵다"고 했다.지난해 경찰의 불송치 사건은 59만4060건으로 2021년 37만9821건보다 20만건 넘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29만5968건이 불송치됐지만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6584건으로 2.2%에 그쳤다.송치 사건 처리와 별개로 수십만건의 불송치 기록까지 전건 심사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하지만 지난달 28일 공개된 수사준칙 개정안은 불송치 사건의 선별 및 심사 방식보다는 불송치 이유와 재수사 절차를 구체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경찰은 앞으로 불송치 결정서에 고소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근거와 불송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 통지해야 한다. 기존에는 불송치 이유가 충분히 기재되지 않아 피해자의 이의신청이나 검사의 재수사 요구가 어려웠다는 지적이 반영됐다.다만 경찰이 애초에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거나 조사해야 할 사실을 놓친 경우는 성격이 다르다. 수사하지 않은 내용은 불송치 결정 이유를 상세하게 작성한다고 새롭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형소법 개정 논의 당시 "조직적으로 은폐된 사건은 기록에 허점을 남기지 않는다"며 "단서는 직접 수사할 때 나온다. 기록만 보아서는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
- ▲ 검찰. ⓒ뉴데일리DB
◆ '부당성 발견 이후'는 촘촘 … 발견 전 단계는 숙제새 수사준칙은 일단 문제가 포착된 사건에 대해서는 검·경 사이의 협의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한 뒤 결과를 통보하기 전에 검사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 검사는 7일 이내 의견을 제시하고 경찰은 추가로 확보한 증거와 수사진행 내용, 기존 수사에서 달라진 사항 등을 '종합수사 결과보고'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검사가 이미 수사의 문제점을 발견한 사건에서 경찰이 기존 판단을 반복하거나 사건이 오가는 '핑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그러나 불송치 결정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 기록 밖 추가 자료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불송치 이유 구체화'나 '재수사 이후 사전협의'만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최종 개정 형소법에는 공소청 검사가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는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추가됐다. 다만 이는 수사와 구별되며 공소청 검사가 직접 강제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권한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결국 수사준칙의 역할도 상위법이 정한 범위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대통령령을 통해 불송치 사건의 배당 방식이나 검토 기준, 경찰과의 협의 절차를 보다 구체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률에서 폐지한 직접 보완수사권 자체를 되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결국 수사준칙의 성패는 새로운 수사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권한 안에서 수십만건의 불송치 사건 가운데 재검토가 필요한 사건을 걸러낼 '심사 시스템'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이 대통령은 형소법 개정 전인 지난 6월에도 검찰 권한을 제한하더라도 국민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며 예외적인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지난달 4일 개정법 공포 당시에도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후속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럼에도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다시 '내용상 부당한 불송치'를 공소청의 핵심 과제로 지목한 것이다.박 교수는 최근 "검사의 권한을 축소한다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경찰 통제를 함께 설계했어야 했다"며 경찰개혁이 다시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현실은 앞선 검찰개혁이 형사사법체계 전체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수사준칙 입법예고 직후 이 대통령이 다시 '내용상 부당한 불송치'를 핵심 과제로 지목한 만큼, 불송치 이유를 상세히 남기고 재수사 절차를 보강하는 것을 넘어 누가 어떤 기준으로 재검토할 사건을 골라낼지까지 제도화할 수 있느냐가 공소청 출범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