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7000만 원 배상 판결 뒤집고 원고 패소法 "의혹 제기할 합리적 근거 있어 공익 보도"
  • ▲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공동취재단
    ▲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공동취재단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연루 의혹을 보도한 JT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1부(부장판사 백강진 이규홍 황진구)는 지난달 28일 윤 전 고검장이 JTBC와 손석희 전 대표이사, 취재기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JTBC 보도가 윤 전 고검장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친분 관계나 수사 관여 의혹을 사실로 단정한 것이 아니라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조사 진행 상황과 관련자 진술 등을 전달한 것이라고 봤다.

    설령 보도가 두 사람의 친분 관계를 암시한 것으로 보더라도 당시 진술과 과거 수사기록 등에 의혹을 제기할 만한 자료가 있었던 만큼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혹이 객관적 자료에 의해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런 의혹을 가질 만한 충분하고도 합리적인 근거와 이유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각 보도는 과거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중요 사건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을 보도한 것"이라며 "공직자 또는 공직사회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 수행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 등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자료에 주로 의존하면서 수사 진행 상황을 평면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취재 과정에서 충분하고 균형 잡힌 사실 확인 노력을 다했는지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취재 경위와 보도 행태에 일부 문제점이 있더라도 보도 내용 자체의 허위성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는 이상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윤 전 고검장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와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관계자, 국가 등을 상대로 낸 별도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재판부는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의 설치 및 활동 과정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관련 발표나 조사 내용도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관련 형사사건에서 당시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유죄 취지 판단이 있었더라도 윤 전 고검장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했고 그 손해와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JTBC는 2019년 3월 김 전 차관에게 성 접대를 한 의혹을 받은 윤씨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윤 전 고검장과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하는 등 친분이 있었다고 진술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윤 전 고검장은 "윤중천과 일면식도 없다"며 같은 해 JTBC 등을 상대로 3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김 전 차관 사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며 윤씨와의 친분 의혹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가와 과거사위·진상조사단 관계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21년 2월 JTBC 상대 소송에서 해당 보도가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윤 전 고검장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보고 윤 전 고검장의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반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별도 소송에서는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 활동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전 고검장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JTBC 측과 윤 전 고검장은 각각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은 조정이 무산된 뒤 변론 절차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