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출 93조 늘어 821조나라 빚 106조 늘어 1520조세수 194조 증가 전망 전제빚 늘어도 "채무비율은 하락"한은은 금리 인상, 정부는 확장금리 올려도 "엇박자 아니다"
  •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7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7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부가 내년에 820조9000억원을 쓰기로 하면서 나라 빚도 15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출은 올해보다 93조원, 국가채무는 106조원 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경제가 성장하고 세금이 더 걷히면 재정은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두고서도 "엇박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1일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을 "대한민국의 대전환·대도약, 국민의 희망을 위한 담대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내년도 지출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민주당은 정부가 돈을 크게 늘려 쓰는 것이 오히려 나라 살림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위는 "내년도 예산안은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확장재정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을 통해 세입이 증가하고 재정건전성이 개선되는 재정의 선순환을 시현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근거는 세금 증가다. 내년 국세수입이 올해 390조2000억 원에서 584조4000억 원으로 194조2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기업과 개인이 내는 세금이 크게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나라 빚은 올해 1413조8000억 원에서 내년 1519조8000억 원으로 106조 원 늘어난다. 민주당은 그러나 경제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지기 때문에 경제 규모와 비교한 나라 빚 비율은 51.6%에서 48.3%로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빚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1년 만에 106조 원 늘어나 1500조 원을 넘어선다. 다만 민주당은 이처럼 늘어난 빚보다 앞으로 경제가 얼마나 커질지를 앞세워 재정이 개선된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민주당의 계산이 맞으려면 세금도 예상대로 크게 늘어야 한다. 내년에 올해보다 194조 원 넘는 세금이 더 걷힌다는 전망이 빗나갈 경우 늘어난 지출과 나라 빚은 그대로 부담으로 남는다.

    한번 늘어나면 쉽게 줄이기 어려운 지출도 커지고 있다. 연금과 복지처럼 정부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의무지출은 내년 426조8000억 원으로 전체 정부 지출의 절반을 넘는다. 정부 계획에서도 이런 지출은 앞으로 연평균 8.5%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은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민의 미래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AI와 미래산업 등에 84조 원, 청년·지방·소상공인·농어민 등을 지원하는 데 160조 원을 투입하는 만큼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이종현 기자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이종현 기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정부가 지출을 크게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적극 방어했다.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가를 잡기 위해 대출과 소비를 줄이고 시중에 풀린 돈을 줄이려는 조치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는 중에 정부가 지출을 크게 늘리면 시중에 돈이 더 풀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로 올리면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 이유로 들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은행은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더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내년에 올해보다 93조 원을 더 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런 지적을 인정하면서도 결론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정책위는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27일에 기준금리를 2.75%에서 3.0%로 인상하였는데 정부는 확장재정으로 서로 엇박자를 낸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내년 예산안에서 잠재성장률을 반등하는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고 물가인상 요인은 최소화하고 있어 엇박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단순히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곳에 투자하기 때문에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금리 인상과 확장재정이 서로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정책위는 "금리인상 시기에 재정이 민생충격을 완충하고 있기에 확장재정과 금리인상 통화정책은 상호보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가 올라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정부 돈으로 지원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금리를 올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부 지출을 93조 원 늘리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다. 민주당은 성장 분야에 투자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820조 원이 넘는 전체 정부 지출이 실제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