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과감한 사관학교 통합" 주문역량·정책 순응성 놓고 엇갈린 평가국가안보 사활 걸린 이슈에 목소리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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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25년 8월 20일 오후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를 찾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강신철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대화하며 이동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신철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를 두고 이재명표 국방개혁의 충실한 집행자로 머물지, 군사 전문성과 국익에 기초해 정책의 수정과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국방 수장이 될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은 군사적 위험과 절차적 문제가 제기돼 온 사안인 만큼 강 후보자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육군사관학교 46기 출신인 강 후보자는 정권 변화에도 청와대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합참), 한미연합사령부 등에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예비역 육군 대장이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 박근혜 정부의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합참 전략기획부장,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및 안보·국방전략비서관, 윤석열 정부의 합참 작전본부장과 한국군 장성 최고위직인 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이후 이재명 정부에서는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로 재직하고 있다.이처럼 요직을 거쳐 온 강 후보자는 군 안팎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아 왔다. 외부에서는 판단이 빠르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여러 정권에서 요직을 거친 '덕장'(德將)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함께 근무했던 일부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가 독자적인 전문성보다는 조직 내 관계, 인사 흐름을 읽는 능력, 상급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진급에 유리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아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를 두고 정권의 이념적 성향을 넘어 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편, 상부의 방침이 분명히 정해진 사안이라면 국가안보상 이견이 있더라도 그 틀을 적극적으로 벗어나기보다 정해진 정책 방향 안에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靑, 인선 발표하며 사관학교 통합·전작권 조기 전환 주문이 같은 우려를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 어려운 배경은 지난 30일 청와대의 인선 발표에 담긴 메시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시 인선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래전을 대비한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혁신의 새로운 길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선이 정권의 숙원 과제에 대한 강 후보자의 사전 동의를 전제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전을 대비한 자주국방 역량의 또 다른 축인 전작권 조기 전환 역시 현 정부가 추진해 온 핵심 국방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인선이 정책 방향의 재검토보다 기존 국방개혁 구상에 대한 공감과 집행력 확보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강 후보자를 오래 지켜봤다는 한 전직 군 고위 당국자는 이번 인선의 관건은 후보자의 개인적 역량보다 장관으로서 정책 조정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라고 짚었다. 그는 "정책을 관리하려면 방향도 바꾸고, 장관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을 확보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현 정부가 사관학교 통합과 전작권 전환 등 이미 방향을 정해 둔 사안이 많다. 차기 국방부 장관이 그 방향을 틀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권의 정책 방향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병적기록(탈영 의혹) 논란에 휩싸인 안규백 장관을 정리함으로써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기존 국방개혁 과제의 추진 동력을 보강하고 실행하는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또 다른 전직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강 후보자의 경력을 두고 "실력도 있고 그동안 인사상 선택을 잘해 왔고 여러 정부에서 중요한 보직을 맡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경력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정권의 방침과 군사 전문성이 충돌할 때 자신의 판단을 제시할 수 있는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관은 정무직이다. 정권과 관련해 장관 자신의 소신으로 함께할 수 없는 사안이 생기면 매우 힘든 자리가 된다. 중요한 것은 강 후보자가 정부 방침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국가안보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느냐이다"라고 덧붙였다.◆사관학교 통합, 군인으로서의 소신 첫 시험대사관학교 통합은 강 후보자의 군인으로서의 소신과 독자적 판단을 확인할 대표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기한 '육사 쿠데타 책임론', 병역자원 감소와 미래전 양상 변화, 전작권 전환 이후 합동성 강화 등을 이유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사와 공사가 있는 진해·청주 지역의 반발은 물론, 각 군 동문회와 예비역 장성들 사이에서도 교육체계와 각 군 전문성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전직 군 관계자는 "강 후보자는 정책적 선택지가 열려 있거나 실무적 조정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겠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명확히 방향을 정한 과제에서는 그 틀을 넘기보다, 그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스타일"이라며 "국민이 반대하는 사관학교 통합처럼 이미 정부 방침이 정해진 과제를 장관이 원점에서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강 후보자와 오랜 기간 알고 지냈다는 또 다른 전직 군 관계자는 강 후보자가 중요한 인사 제안 앞에서 자신의 판단을 밝히고, 맡을 수 없는 자리라면 신중하게 거리를 두는 유형이라며 이 같은 평가에 선을 그었다. 그는 "강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합참의장 후보군에 올랐을 때도 고사의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 "그는 장관 자리를 위해 원칙을 접거나, 정해진 정책을 무조건 밀어붙일 사람이 아니다. 사관학교 통합과 전작권 전환도 실제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작전통인가 '경력통'인가일각에서 제기되는 그의 실무역량에 대한 비판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강 후보자와 근무했던 한 전직 군 관계자는 "강 후보자는 무엇을 맡기든 평균적인 장교보다 우수했지만, 전쟁 수행의 핵심 영역에서 독자적인 작전 개념을 설계하고 이를 관철할 만큼의 전문성을 보여 줬는지는 별개"라며 "군 경력의 화려함과 본질적인 작전기획 역량은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눈앞의 현안을 처리하고 기존 지침에 따라 조치하는 것과 적의 상황 변화와 전장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새로운 작전 개념을 설계하는 일은 다르다"며 "장차작전은 후자의 영역인데, 당시에는 기존 체계를 근본적으로 보완하는 움직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강 후보자가 합참 작전기획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관여한 비공개 작전계획을 둘러싸고도 작전기획 전문가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마련된 작전계획은 기본 개념 설정 단계부터 수십 개에 달하는 보완 의견을 받았다고 한다. 합참의 장차작전은 북한 급변사태와 전면전, 국지도발, 장기전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합참과 각 군 본부, 작전사령부, 지원부대의 역할을 설계하는 핵심 업무다. 전방 전투부대의 작전과 후방의 병참·정비·수송·동원체계를 연결하지 못하면, 병력과 장비가 있어도 필요한 시점에 전력을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강 후보자가 작전기획과장으로서 이런 각 군 연계와 장차작전 체계의 문제를 충분히 보완하지 못했고, 이후 다른 부서 장교가 별도의 보완 보고서를 작성해 상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관계자는 강 후보자가 당시 이러한 각 군 연계와 지원체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보완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존 방식대로 관리하는 것과, 전쟁 상황을 가정해 작전의 빈틈을 찾아내고 고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라며 "장차작전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미리 찾아 대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은 강 후보자의 위기대응 역량을 검증해야 할 근거로 거론된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에 침투했지만 군은 이를 격추하지 못했고, 이후 검열에서는 상황 전파와 작전 발령 지연, 대응 실패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이었던 강 후보자는 관련 책임으로 서면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김승겸 당시 합참의장은 구두경고를 받았다.한 전직 합참 관계자는 당시의 대응 실패를 레이더와 탐지자산 등 장비·체계의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무엇을 먼저 하고, 어느 부대에 어떤 지시를 내릴지를 결정하는 것이 작전본부장의 역할"이라며 "무인기 침투 당시 그러한 지휘·조정 기능이 충분히 작동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군 관계자도 "감시·탐지 체계에 구조적 한계가 있었더라도, 작전본부장은 각 군의 작전 상황을 종합하고 가용 전력과 대응 수단을 판단해 합참의장에게 가능한 방책을 건의해야 하는 핵심 참모"라고 강조했다.◆전작권 전환, 속도가 아닌 조건이 전제돼야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는 전작권 조기 전환도 강 후보자에게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강 후보자는 한국군 핵심군사능력과 연합방위태세, 미군 증원 및 전략자산 전개, 한미 간 역할 분담을 검토한 경험을 갖췄다. 인사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와 전환 시기, 한미 간 협의의 현실을 강 후보자가 어떻게 판단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전직 군 고위 당국자는 "전작권 전환은 '주권 회복'이라는 정치적 구호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며 "전환 이후 실제 유사시 어떤 지휘체계로 싸우고, 미국의 지원과 증원은 어떤 방식으로 보장되며, 한국군의 정보·감시·정찰과 지휘통제 능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결국 강 후보자 청문회의 핵심은 그가 사관학교 통합과 전작권 전환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집행할 수 있는지가 아니다. 군사적 위험이나 안보상 공백이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장관으로서 분명한 이견을 내고 정책 수정과 속도 조절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