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지명에 … 여야 가리지 않고 비판친명 김용민 "페미니스트 위한 부처 아냐"野 "미끼에 불과 … 김승원 가리기 전략""공취모 공동대표 지명, 李 공소취소 흉계"
  •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제공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의 2차 개각에서 최연소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정작 주목해야 할 인사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 후보자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시선 분산용' 카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사건 관련 공소 취소 추진에 앞장서 온 김 후보자의 지명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2차 개각을 두고 "용혜인은 미끼일 뿐, 본질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며 "동성애·동성혼 인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극단적 갈등을 유발하는 용혜인을 전면에 던져, 국민과 언론의 십자포화를 유도하는 '성동격서'이자 '썩은 고기 던지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포함한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2차 개각을 단행했다.

    당장 개각 발표 직후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용 후보자였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초의 30대 장관이자 첫 1990년대생 장관이 된다.

    또 기본소득당이라는 소수정당 의원을 입각시킨다는 상징성에 이른바 젠더 이슈와 차별금지법 등 논쟁거리가 겹치면서 시선이 집중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갈라치기 선동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혼란과 갈등을 더 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도 "이 대통령이 복어 독을 들이킨다. '꼴페미'들을 겨우 정리했더니 그걸 왜 또 건드리나"라며 "차라리 종북을 하세요"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범여권 진영에서도 용 후보자 지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과거 '나꼼수' 멤버였던 강성 친명(친이재명) 스피커인 김용민 평화재단 이사장 역시 페이스북에 "성평등가족부는 페미니스트의 부처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위한 부처"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이사장은 "용혜인은 젠더 이슈에서 상당히 선명한 한쪽 입장을 보여왔다"며 "이미 젠더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그런 정치인을 갈등 조정의 책임자로 세우는 것이 과연 좋은 인사인가"라고 했다.

    용 후보자의 의정 활동과 정치인으로서의 성장 배경 자체가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용 후보자 지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미끼에 불과하다'는 경계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작 경계해야 할 이번 개각의 본질은 이 대통령의 조작기소 특검을 강경하게 주장해 온 김 후보자라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하며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골자로 한 이른바 '검찰개편' 입법의 전면에 선 인물이다.

    나아가 민주당 내 공취모(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으며 이 대통령 관련 사건 조작기소 특검 추진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김 후보자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정치검찰이 조작 기소한 이 대통령 사건은 지금 당장 공소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월 공취모 출범 당시에도 모임 결성에 대해 검찰이 스스로 공소를 취소하지 않아 의원들이 나서게 됐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지난 28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는 "조작기소 사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 출범을 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주장했다.
  • ▲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앞줄 가운데) 상임대표와 김승원(앞줄 왼쪽 첫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임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앞줄 가운데) 상임대표와 김승원(앞줄 왼쪽 첫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임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검찰 무력화와 조작기소 특검 추진에 앞장서 온 김 후보자가 법무부 수장으로서 자신이 설계한 제도의 후속 작업을 맡게 되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문제를 둘러싼 정쟁이 격화될 경우 이 대통령과 민주당 새 지도부가 주장하는 '국민 통합' 과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지명을 사실상 이 대통령의 '방탄 인사'로 규정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 의원은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지명을 연계해 "용혜인 지명은 준연동형비례제 야합이 낳은 헌정사의 참사이자, 이재명 공소취소 흉계를 가리기 위한 성동격서 기만극"이라며 "시끄러운 틈을 타, '공소취소 의원모임' 대표 출신인 김승원을 앞세워 이재명 대통령 자신의 범죄재판을 지우겠다는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든,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든, 청년들의 억장이 무너지든, 오직 자신의 공소만 취소시킬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망국적 이기심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며 "범죄 세탁을 위한 권력 사유화"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재판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가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향해 "GSGG"라고 지칭한 과거 논란도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2021년 당시 언론중재법 상정 불발을 두고 SNS에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적은 바 있다.

    GSGG가 우리말로 '개XX'로 풀이되며 비판이 쏟아지자 김 후보자는 SNS에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지역 유권자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민주당 초선의원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의 지명을 두고 "결국 본인(이 대통령) 재판 취소에 총대를 멜 법무부 장관을 낙점한 것"이라며 "법안 상정 안 했다고 국회의장을 'GSGG'라고 부른 전력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법무부를 대통령 방탄의 마지막 퍼즐로 채우겠다는 무도한 대국민 선언"이라며 "국민의힘은 청문회에서 투명한 인사 검증과 촘촘한 정책 검증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를 반드시 걸러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지명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절차를 추석 연휴 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에 단 한 순간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