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장관 후보·이해민 AI수석 발탁金 "이번 개각 계기로 연대 훨씬 속도"입각 인사엔 "개인 입장, 정부 기조에 조정"혁신당 반발에도 "큰 틀 연대는 무조건"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본소득당과 조국혁신당 인사를 정부와 청와대에 발탁하자 민주당도 범여권 연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는 취지로 말한 이 대통령이 먼저 인사로 손을 내밀고, 민주당은 연대와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개각을 "매우 중요한 국정 기조 변화의 시작이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진보 진영을 두고 "왼쪽을 더 함께 품고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닷새 뒤인 전날 이 대통령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했다.

    김 대표는 이를 범여권 연대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민주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을 포함한 진보·개혁연대 정당들과 선거제도·정당제도·정치제도들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과거에 했던 것과 앞으로 필요한 것을 함께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미 제가 각 당대표들을 만났다"며 "이번 개각을 계기로 훨씬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사를 여당의 정치 연대 확대와 직접 연결한 것이다. 인재 기용을 명분으로 범여권 인사를 정부에 들인 뒤 이를 정당 간 재편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김 대표는 정부에 들어온 범여권 인사들에게는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맞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펼치지만 정부 구성원이 될 경우에는 정부의 대리인이자 대변인인 장관의 입장이다"라며 "내각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정부의 구성원이자 대표로서 자신의 개인적 입장을 해당 정부의 큰 기조에 맞게 조정해 간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새로운 입각 멤버들의 과거 여러 개인적 견해들은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각 후보자들이 정립하고 재정립하며 본인도 숙성시키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다른 정당 인사를 포용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정부에 들어온 뒤에는 기존 소신을 정부 기조에 맞추라고 요구한 셈이다. 범여권 각 당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연대라기보다 민주당 중심으로 정치적 색깔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 ▲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서는 연대 자체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김 대표는 "조국혁신당과 관련해서도 이미 큰 틀에서의 연대는 무조건이라고 천명했다"며 "방식이 합당이 될지, 합당이 아닌 방식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경우에도 연대한다는 원칙은 밝혔고, 이미 방문도 했고 상호 의사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중심의 통합 방식에 이미 공개적으로 반발한 상태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이 사전 협의 없이 대통합추진단에 '조국혁신당 연대분과'를 만든 것을 두고 "언론에서 처음 들었다"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요건 완화 요구와 합당 문제를 연결한 데 대해서도 "개혁을 얘기했더니 흥정이나 하자는 것 아닌가 했다. 솔직히 불쾌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심의 거대 정당에 다른 범여권 정당들이 들어가는 방식을 일본 자민당 중심의 정치 체제에 빗대며 "만약 지향이 그렇다면 저희는 그런 잡탕연대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민주당과의 연대에 앞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처럼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에 거부감을 밝히고 별도의 연대 방식을 요구했지만, 김 대표는 이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 없이 "연대는 무조건"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김 대표는 합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당내 찬반이 있다는 것도 온 국민이 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양당 당원들의 압도적인 의사를 확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내부의 논의 구조부터 먼저 정했다. 박범계 의원에게 통합·연대·확장 관련 1차 논의의 총괄 권한을 주고, 이해식 의원에게는 조국혁신당과의 접촉·연대 논의를 맡겼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에는 "빨리 이해식 의원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지정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연대는 무조건"이라고 방향을 정하고 담당자까지 지정한 뒤, 이미 통합 방식에 반발한 조국혁신당에는 이에 응할 대화 창구를 만들라고 한 셈이다. 연대의 원칙과 방식부터 양당이 함께 정하기보다 민주당이 먼저 틀을 짜고 상대 당에 참여를 요구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