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신 커지자 현행 檢보완수사 대안 제시한동훈 "10월부터 보완수사 못한다" 직격이후 같은 방송서 "보완수사권이 최선은 아냐"제주 사건, 애초 檢 보완수사 단계도 못 가
  • ▲ 경찰이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된 장미란씨 시신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뉴시스
    ▲ 경찰이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된 장미란씨 시신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뉴시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이 제주 경찰의 실종 사건 허위 종결로 경찰 불신이 커지자 현행 검찰 보완수사를 안전장치로 제시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은 오는 10월 2일부터 폐지되는데, 김 의원은 해당 법안 마련과 제출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주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경찰 수사를 못 믿게 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소하기 전에 검찰에서 보완수사도 할 수 있는 상황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이유로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제도를 추진해 놓고, 정작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현재의 검찰 보완수사를 대안으로 제시한 셈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당신들 덕분에 10월2일 부터는 보완수사 못한다"라며 "당신들이 국민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지옥문을 열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느냐"라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강명구 의원도 전날 SBS라디오에서 "10월 2일이 되면 검찰청도 폐지되고, 보완수사권도 이제 폐지된다"라며 "지금 사건 터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곧 더 많은, 더 큰 사건들이 엄청 터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지금 걱정하는 일들이 꼭 현실로 다가와야만 제도를 보완해야 하는 것이냐"라며 "보완수사권 이거는 원점 재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 조정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조정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오는 10월 2일은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국회는 지난해 9월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재석 180명 중 찬성 174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처리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도 같은 날 사라진다. 국회는 지난 7월 본회의에서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의결했다. 다만 검사가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보완수사요구권은 남는다.

    여기에 김한규 의원은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법을 만드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소속이던 김 의원은 지난 7월 김승원·박상혁·이해식 의원과 함께 국회 의안과에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당시 김 의원은 경찰의 수사권 남용을 막겠다며 "시정 조치권, 보완 수사 요구권, 재수사 요구권을 강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수단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직접 없애는 데 참여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경찰 불신이 불거진 뒤 다시 안전장치로 언급한 것이다.
  • ▲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한편 김 의원은 앞서 라디오에서 검사의 보완수사를 안전장치로 들었지만, 이어 막상 10월 이후 대책을 묻자 보완수사권을 되살릴 생각은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통제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오는 10월부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고 경찰의 권한이 커지는데 국민이 경찰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불안하신 건 이해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이나 검사의 직접 수사가 가장 적절한 방안은 아니다"라며 "개선방안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한 "보완수사권이 없더라도 충분히 통제방안을 찾을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앞에서는 경찰 수사가 의심스러우면 현재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뒤에서는 직접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해법은 아니라고 한 것이다.
  • ▲ 경찰의 '실종 신고 허위 종결' 파문이 이어지는 28일 오전 실종자 30대 여성이 숨진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숲 앞에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누군가 놓고간 국화꽃 다발이 놓여 있다. ⓒ뉴시스
    ▲ 경찰의 '실종 신고 허위 종결' 파문이 이어지는 28일 오전 실종자 30대 여성이 숨진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숲 앞에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누군가 놓고간 국화꽃 다발이 놓여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이 검찰 보완수사를 경찰 불신의 안전장치로 내세웠지만, 정작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은 보완수사권 문제와 별개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자체 종결해버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통해 사건을 들여다볼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 행안위 소속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SBS라디오에서 "이거는 실종사건이지 수사사건이 아니다"라며 "수사 전 단계에 있는, 범죄 혐의를 발견하기 이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수사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장미란씨(37)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15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숙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장씨의 연인은 사흘 뒤인 5월 15일 오후 6시43분 제주서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담당 부 모 경장은 장씨와 실제 통화하지 않았는데도 "연락이 됐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알리고, 약 2시간30분 뒤인 오후 9시16분 사건을 끝냈다.

    이후 장씨는 지난 24일 오전 10시46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실종 104일째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