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규제, 美 '301조 관세'로 번지나 … 한미 통상마찰 우려
  • ▲ 버니 모레노 미 연방 상원의원ⓒ연합뉴스
    ▲ 버니 모레노 미 연방 상원의원ⓒ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모레노 의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배은망덕하게(ungratefully) 정부 권력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무역법 301조 조사가 실제 개시될 경우 한국의 규제·법 집행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지 여부가 통상 현안으로 번질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 등 보복 조치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쿠팡을 둘러싼 국내 규제 문제가 한미 간 무역 갈등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어(Semafor)에 따르면 모레노 의원은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모레노 의원은 서한에서 "한국은 과도한 준법 의무와 지나친 벌금, 기업 임원에 대한 형사 기소, 편향된 규제 집행을 통해 외국 기업을 상대로 공공연한 적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공세는 불균형적으로 미국 기업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는 오랜 동맹 관계와 무역협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쿠팡을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대표 사례로 들었다. 모레노 의원은 쿠팡이 2025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정부 기관 10곳의 조사와 영업정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금전적 제재와 미국 시민을 포함한 임원들의 형사 기소 가능성에도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은 조사받을 만한 사안이며 공정한 법 집행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더 큰 패턴은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작은 사건 하나를 미국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무기화의 구실로 삼았다"며 USTR에 무역법 301조를 포함한 공식 조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무역협정에 따른 협의 절차를 시작하고, 필요할 경우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으로 미국 기업이나 노동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USTR이 조사에 착수하고 관세 부과 등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모레노 의원은 한미 동맹의 역사까지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희생과 현재의 주한미군 주둔 등을 언급한 뒤 "한국이 이런 동반자 관계를 미국 기업에 대한 조직적인 차별로 갚고 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양국 경제를 움직이는 혁신 기업들을 상대로 배은망덕하게 정부 권력을 무기화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