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자격정지 법안 신속하게 처리"與, 과반 의결로 최대 1년 직무정지 추진시행 전 행위에도 새 징계 규정 적용방통위 폐지법 이어 또 법 개정 논란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경북 안동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서 열린 경북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경북 안동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서 열린 경북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제명을 추진하면서 과반 의결로 최대 1년간 의원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법 개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헌법상 제명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161석인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는 만큼, 제명보다 문턱이 낮은 자격정지 제도를 별도로 추진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26일 경북 안동시 민주당 경북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자 전두환을 계속 국회에 둘 수가 없는 노릇 아니냐"며 이 의원의 자격정지를 위한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만약 현행 국회법상 어려움이 있다면 우리 당에서 발의한 본회의를 통해서 과반 의결을 하면 1년간의 자격 정지를 할 수 있는 법안도 아주 신속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제명 절차와 별도로 자격정지 법안까지 꺼낸 것은 실제 제명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헌법 제64조 제3항은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규정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99명으로 제명에는 최소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161석에 그쳐 단독으로는 39표가 부족하다.

    김 대표도 지난 20일 이 같은 현실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현행법상 윤리위 구성과 처리 절차에 있어 (정족수) 2/3 조항 때문에 (제명이) 어렵다면 국회 본회의 통한 과반 의결로 자격정지라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어 "1년 동안 반성하는 것을 봐서, 반성문을 내지 않으면 또 (징계)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국회의원 노릇 못하게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 재직 당시인 2024년 12월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2회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 재직 당시인 2024년 12월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2회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민주당은 이미 법 개정에도 착수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김 대표 등 여권 의원 20명과 함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을 개최한 바로 다음 날이다.

    개정안은 현행 국회의원 징계에 없는 '1년 이내의 직무수행정지'를 새로 만드는 내용이다. 직무가 정지되면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에서 발언·표결을 할 수 없고, 법안 발의와 국정감사·국정조사 참여도 금지된다. 수당도 지급하지 않는다. 의원직만 유지한 채 최대 1년간 핵심 의정활동 대부분을 막는 것이다.

    개정안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진상이 규명된 민주화운동과 국가폭력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비방하고 사실을 왜곡·날조하는 행위를 국회의원 징계 사유로 추가하도록 했다.

    특히 법 시행 전 발생한 행위에도 새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 시행 당시 이미 징계안이 제출돼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면 새 직무정지 규정을 적용하도록 부칙에 명시했다.

    민주당 주도의 조치로 이 의원이 직무를 정지하거나 직위에서 물러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7월 방통위원장에 임명됐지만 민주당 등이 이틀 뒤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면서 취임 사흘째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민주당 주도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

    이 의원은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임기 완주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같은 해 9월 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기존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을 처리했다. 새 법은 기존 방통위 공무원은 승계하면서 정무직은 승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2026년 8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던 이 의원은 법이 시행된 2025년 10월1일 방통위원장에서 자동 면직됐다. 국민의힘은 당시 이를 '이진숙 축출법'이라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약 8개월 뒤인 지난 6월3일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62.91%를 득표해 37.08%를 얻은 민주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 ▲ 한병도 국회운영위원장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속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을 처리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병도 국회운영위원장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속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을 처리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한편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날인 25일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고 무기명 투표에 참여한 범여권 의원 17명은 전원 찬성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안동 최고위에서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이진숙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참석 위원 17명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했다"며 "이진숙 의원의 5·18 모독을 결코 유야무야 넘기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역사 앞에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다수 의석을 앞세운 정치적 제재라는 반발이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권력을 쥐었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휘두르는 다수의 폭력이야말로, 부당한 독재 권력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를 지켜낸 민주화운동정신을 짓밟는 폭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숫자의 힘으로 야당을 압살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권력의 폭주가 국민의 냉정한 심판을 받게 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