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재' 주최 시상식에 전국 165개 학교 참여공모전 출품작, 1년 새 54% 증가올바른 AI 활용, 윤리 의식 함양 위해 기획진도초·성신여중 학생들 '대상' 영예
  • ▲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최철호)이 지난 24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6 바른 AI‧디지털 생활 창작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최철호)이 지난 24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6 바른 AI‧디지털 생활 창작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둘러싼 청소년들의 고민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표현됐다. AI를 무조건 경계하기보다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디지털 환경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학생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낸 것이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최철호)은 지난 24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6 바른 AI·디지털 생활 창작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165곳이 참여했다. 영상과 카드뉴스·만화·포스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접수된 작품은 모두 580편에 달했다. 지난해 376편과 비교하면 출품 규모가 약 54% 늘어난 셈이다.

    이번 공모전은 AI 사용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기술의 편리함뿐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까지 직접 고민해보도록 마련됐다. 단순히 AI·디지털 역기능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콘텐츠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활용 능력과 디지털 윤리 의식을 함께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출품작 심사에서는 주제에 얼마나 충실하게 접근했는지뿐 아니라 창의성, 공익성, 작품의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최종적으로 대상 2편을 비롯해 최우수상 3편, 우수상 3편, 장려상 6편 등 모두 14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은 진도초등학교 한서준 학생 외 4명이 제작한 '슬기로운 AI생활(내 삶의 주인공)'과 성신여자중학교 김은설 학생 외 5명이 만든 '과연 너의 선택일까?'에 돌아갔다.

    '슬기로운 AI생활(내 삶의 주인공)'은 생성형 AI를 편리한 도구로만 받아들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인간 고유의 사고와 감정까지 잃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다양한 표현 방식을 활용해 AI 시대에 필요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상을 수상했다.

    '과연 너의 선택일까?'는 우리가 스스로 내린다고 생각하는 선택이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칠판과 효과음 등을 활용한 독창적인 연출로 알고리즘이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에는 위례솔초등학교 고서연 학생 외 1명의 '가장 소중한 시간은 화면 속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습니다', 신엄중학교 신대니엘 학생 외 1명의 '시냅스', 홍준영 학생의 '진짜 나를 찾는 숲속의 디지털 디톡스'가 각각 선정됐다.
  • ▲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최철호)이 지난 24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6 바른 AI‧디지털 생활 창작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최철호)이 지난 24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2026 바른 AI‧디지털 생활 창작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우수상은 북성초등학교 반희원의 'AI 과의존을 예방하는 뚱뚱박사', 현대청운중학교 제아영 학생 외 1명의 'AI 과연 이렇게 사용해도 괜찮을까?', 달서고등학교 백시은 학생 외 5명의 'Prompt: 뇌(Brain)를 삭제하시겠습니까?'가 차지했다.

    장려상에는 연촌초등학교 하진 학생 외 4명의 '신비한 빨간부채와 파란부채', 대곡초등학교 권세아 학생 외 2명의 '딥페이크를 하지 말자', 위도초등학교 김효재 학생의 '끌려가실 겁니까, 함께 가실 겁니까?', 월산중학교 김규리 학생의 ''좋아요'를 모으느라 "좋은날"을 놓치고 있나요?', 길원여자고등학교 김호린 학생 외 3명의 '거울: 鑑(감)', 하성고등학교 허윤채 학생 외 2명의 '돌아온 일상'이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들의 제목만 살펴봐도 청소년들이 AI와 디지털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AI 과의존부터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 딥페이크,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상의 시간까지 현재 청소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마주하는 고민이 작품의 소재로 등장했다.

    특히 올해 출품작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은 AI·디지털 환경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기술을 사용하는 세대가 직접 자신의 경험을 콘텐츠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의 취지도 한층 선명해졌다.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올해 출품작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AI와 디지털 기술의 오남용을 단순히 남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일상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이를 예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이 작품 곳곳에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학생들이 누군가가 정해준 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제를 정하고, 고민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창작 과정 자체가 바른 AI·디지털 활용을 배우는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또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은 앞으로 청소년들의 삶에서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을 피하는 것보다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모전이 학생들이 자신의 디지털 생활을 돌아보고 건강한 이용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표현하면서 미디어 역량과 디지털 윤리 의식을 함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모전은 AI 시대의 주체가 될 청소년들이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을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편리함에 기대면서도 그만큼 커지는 의존과 부작용을 경계하고, 알고리즘과 디지털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려는 목소리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바른 AI·디지털 생활'이라는 공모전이 던진 질문에 대한 정답은 기술 자체에 있지 않았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580편의 작품에는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디지털 환경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청소년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