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를 대법관 만들려고 그러나?전국법관대표회의는 왜 침묵?우파가 그랬다면 온나라 뒤집혔을 것
  • ▲ 뉴데일리 칼럼 조선일보 사설면 하단 프린트 버전입니다. 클릭하면 확대 됩니다
    ■ 김민석의 "조희대 씨~" 운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모두 존칭 생략)가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쏟아낸 말을 보라.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
    “조희대 씨는 법기술원장이다”
    “내란 공범의 길로 가려 한다”
    “유리창 깨고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다”
    “당장 나가라!”

    대법원장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 대표가 헌법기관의 수장을 이렇게 공격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김민석 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법관들에게 조희대 대법원장이 잘못했다는 성명을 내라고 요구하고, 법관회의를 열어 “조희대 나가라”고 결의하라고 했다. 
    전국에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합니다” 라는 현수막을 걸라고 당에 지시했다.


    ■ 도대체 김민기가 누구길래

    이 사람을 주목해야 한다. 
    김민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좌파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대통령실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 를 내심 원했다.
    하지만, 조희대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다. 
    문제의 인물 김민기 의 주요 정치 사건 판결을 눈여겨봐야 한다.

    김민기 는 2025년 대장동사건 핵심인물 김만배 의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 관련 뇌물공여 사건 2심 대등재판부 3인중 한 명이었다. 
    김만배 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드루킹 사건》항소심에서는 김민기 가 주심이었다. 
    재판부는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의 유죄를 유지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1년 2월 조선일보는 당시 대법원장 김명수김민기 에게 전화로 "수고했다. 대법원이 부담덜었다" 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선거법 위반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적법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좌파 판사 다운 판결이었다.

    게다가 김민기 의 배우자는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다.
    4심 제도가 시행된 상황에서 부부가 각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민기 를 대법관으로 만드는 것이 도대체 왜 이렇게 중요한가.


    ■ 누가 관례를 깨도록 만들었나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여권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직접 만나 협의하지 않고《서면 제청》을 했다며 공격하고 있다. 
    사전 협의 관례를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깼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후 과정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나 협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결국 민정수석과 협의해 서면으로 제청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묻자.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만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대면 협의를 하라는 것인가. 
    법원행정처장의 설명대로라면, 대법원이 제멋대로 서면 제청 방식을 만들어 대통령실에 던진 것도 아니다. 
    민정수석과 협의해 서면 제청이라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협의하지 않았다’ ‘관례를 깼다’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며 대법원장을 공격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것이 공정한 비판인가. 
    아니면조희대의 일방적인 관례 파괴라고 뒤집어 씌우는 정치적 술수인가.


    ■ 김민기 안 받으면 ‘관례 파괴’인가

    핵심은 더 간단하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하느냐다. 

    대한민국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분명하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에겐 임명권이, 대법원장에게는 제청권이 있다. 

    굳이 두 권한을 나눠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법부 구성에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되면서도 대통령 혼자 대법관을 결정할 수 없도록 헌법적 견제장치를 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대법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의를 거부했다’고 몰아붙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대법원장이 제청해야만《협의》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관례 파괴》인가. 
    그것은 협의가 아니다.
    《복종》 요구다.


    ■ 사건의 순서를 다시 보라

    이번 사태는 순서대로 놓고 봐야 한다. 
    대통령은 김민기 를 선호했다. 
    대법원장은 동의하지 않았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대면 협의는 성사되지 않았다. 
    민정수석과 협의해 서면 제청 방식이 선택됐다. 
    대법원장은 다른 후보를 제청했다.

    그러자 여권은《관례 파괴》라며《조희대 조리돌림》을 선동하고 나섰다. 
    김민석 은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 ‘법기술원장’ ‘불량 학생’ 이라고 조롱했다. 
    ‘내란 공범의 길’ 이라고 했다. 
    법관들에게 대법원장 규탄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전국에 대법원장 퇴진 현수막을 걸라고 지시했다. 
    이 모든 것이 우연인가.

    대통령이 원하는 김민기 를 제청하지 않은 대법원장을《관례 파괴자》로 만들어 정치적으로 조리돌림 하려는 것 아닌가. 
    처음부터 치밀하게 설계된 정치적 술책이었다고 단정할 근거까지 드러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경위를 보면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 관례보다 위에 있는 것은 헌법이다

    설령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대면 협의가 오랜 관례였다고 하자. 
    관례는 헌법이 아니다. 
    헌법 어디에도 대법관 제청 전에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반드시 독대해야 한다고 쓰여 있지 않다.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원하면, 대법원장이 반드시 그 사람을 제청해야 한다는 규정은 더더욱 없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사전 협의는 두 헌법기관 사이의 원활한 인사를 위한 정치적·행정적 관행일 뿐이다. 
    그 관행이 대통령의 뜻을 대법원장에게 관철시키는 통로가 되는 순간, 사법부 독립이라는 헌법 원칙과 충돌한다.

    이번 사건의 진짜 질문은《조희대가 왜 관례를 깼느냐》가 아니다.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제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권권력이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 행사를 정치적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 아닌가.


    ■ 우파 정권이 그랬다면?

    바꿔 생각해 보자. 
    우파 정당이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을 장악하고 있다고 하자. 
    대통령이 특정 우파 성향 판사를 대법관으로 원한다. 
    대법원장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대면 협의도 이뤄지지 않는다. 
    대법원이 대통령실 관계자와 협의해 서면 제청을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원하는 판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제청됐다. 
    집권여당 대표가 마이크를 잡는다.

    “대법원장이라고 부를 수 없다.”
    “○○○ 씨라고 부르겠다.”
    “당장 나가라.”
    “대법관들은 대법원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라.”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어 대법원장 퇴진을 결의하라.”
    "전국 당은 대법원장 퇴진 현수막을 걸라"

    대한민국 언론은 어떻게 반응했겠는가.
    삼권분립 파괴, 사법부 장악, 독재의 시작, 대통령의 대법관 인사 개입….
    이런 뉴스가 홍수처럼 범람할 것이다. 
    법학교수, 변호사단체가 성명을 냈을 것이다.
    판사들의 내부망도 들끓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조용한가. 
    좌파가 집권하면 삼권분립의 원칙도 바뀌는가.


    ■ 그 잘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뭐 하나

    특히 묻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 다. 
    정치권력의 사법부 개입 논란이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던 판사 결사체 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과 4범 집권여당  대표가 대법관과 판사들에게 자기 조직의 수장을 내쫓으라고 요구한다.

    이것은 조희대 개인의 체면 문제가 아니다.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대표하는 헌법기관의 수장이다. 
    그 수장을 집권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내부 반란까지 주문하는 상황이다.
     
    그 잘난 전국법관대표회의 는 왜 조용한가. 
    고고한 척하던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은 어디 갔나. 
    사법부 독립을 그렇게 외치던 판사들은 어디 갔나.


    ■ 판사들은 자존심도 없나

    판사들이 언제부터 집권여당 대표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 이 됐나. 
    판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사람 인가. 
    여당 대표에게 충성하는 사람 인가.

    판사는 대법원장에게 충성하는 사람도 아니다.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헌법이 판사의 독립과 신분을 특별히 보장한다.

    그런 판사들이 사법부 수장에 대한 집권여당 대표의 공개적 모욕과 집단행동 요구를 받고도 침묵한다면, 국민들은 허탈하다. 
    판사들은 자존심도 없나.

    문제는 조희대 한 사람이 아니다

    이 사건을 조희대 개인에 대한 호불호 문제로 보면 본질을 놓친다. 
    핵심은 하나다. 
    대통령이 선호하는 대법관 후보를 대법원장이 제청하지 않았을 때, 집권권력은 어디까지 대법원장을 압박할 수 있는가. 

    이 선이 무너지면, 내일은 다른 대법관 인사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대법관 인사가 대통령의 의중을 읽는 경쟁으로 변한다면 판사들은 어디를 바라보겠는가. 
    법과 양심을 바라보겠는가. 
    아니면 자신을 대법관으로 만들어 줄 정치권력을 바라보겠는가
    그 순간 사법부 독립은 휴지조각이 된다.

    사법부 독립은 마음에 드는 판결을 내려줄 때만 존중하는 특혜가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과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권 행사까지 감수하기 위해 만든 헌법적 원칙이다.

    우파 정권이 똑같은 일을 했다면, 대한민국 언론은 이것을 무엇이라고 규정했을까. 
    사법부 장악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 단어까지 바뀌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답하라. 
    대한민국 판사들도 답하라. 
    지금은 침묵하다, 필요할 때면《사법부 독립》운운할건가.
    이러다 베네수엘라 사법부 될까 두렵다.


  • 사법부 독립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이재명 정권은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이대로 물러서면, 대한민국 사법부는 베네수엘라 사법부가 된다. ⓒ 삽화 = 챗GPT
    ▲ 사법부 독립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이재명 정권은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이대로 물러서면, 대한민국 사법부는 베네수엘라 사법부가 된다. ⓒ 삽화 = 챗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