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사퇴론에 '중진 불출마 요구' 반격당협 정비로 조직 쇄신·세대교체 나서비당권파 징계 이어 '내부 총질' 정리
  •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6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6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현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향한 사퇴론에 칼을 빼 들었다. 사퇴론에 맞서 '중진 퇴진'과 '젊은 인재 수혈'에 이어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재평가 카드를 꺼내들면서 차기 총선을 겨냥한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26년 정기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선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 253개 당협을 대상으로 사실상 투표나 경선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 당협위원장을 다시 선출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헌·당규 해석과 선출 방식 등을 놓고 지도부 내 이견이 나오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운 점도 고려해 이날 오후 5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장 대표는 당협위원장을 전면 재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당규 제26조는 당협위원장을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에 맞춰 이달 말 기존 당협위원장 자리를 모두 공석으로 전환한 뒤 경선을 통해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당원들의 선택권을 넓혀 '당원 중심 정당' 기조를 지역 조직까지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 원내대표가 이견을 보이면서 지도부 간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전면 재선출 추진 의사를 밝힌 반면 정 원내대표는 절차와 방식 등에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오전 회의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정회됐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결하려고 하다가 원내대표가 없는 자리에서 의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오후에 다시 하자고 해서 잠깐 정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협위원장 문제와 관련해 "(당협위원장 문제 대해)의원총회에서 같이 협의하면 좋겠다는 정도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협위원장은 지역 조직을 관리하고 총선 공천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만큼 전면 재선출이 현실화할 경우 현역 의원과 중진들의 지역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

    특히 장 대표가 중진 불출마와 '젊은 인재 수혈'을 동시에 요구한 상황에서 당협 정비는 기존 지역 조직의 기득권을 걷어내고 새 인물을 투입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조직 정비를 넘어 차기 총선을 겨냥한 세대교체와 인적 쇄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장 대표가 당협 정비에 속도를 내는 시점도 당내 중진들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 원내대표는 이날 4선 이상 중진들과 만찬을 갖는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3선 의원들과 만난 바 있다. 이 자리에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자"며 장 대표의 강경 노선 등을 우려하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도 중진들의 움직임을 겨냥해 역공에 나섰다. 그는 전날 유튜브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해 "대표 한 명을 죽여서 다음 총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으로 어떻게 총선에서 승리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다음 총선에서 이기려면 1.5선 당대표에게 물러나라 할 게 아니라 중진들이 다음번 불출마를 선언하고, 젊은 인재들이 새롭게 싸울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바꿀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희생하자고 한마디만 하면 다음 총선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당내 사퇴론에 방어적으로 대응해온 장 대표가 중진들의 지역 기반과 차기 총선 공천 문제를 직접 건드리며 역공에 나선 셈이다.

    장 대표의 쇄신 구상은 비당권파에 대한 징계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당 지도부를 향한 공개 비판과 이른바 '내부 총질'을 문제 삼아온 상황에서 조직 정비까지 병행될 경우 비당권파를 압박하고 지도부 중심의 단일대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한층 선명해질 수 있다.

    장 대표가 직접 '당헌·당규대로 일하지 않는 당협위원장'과 '다음 총선에서 당선되기 어려운 위원장'을 교체 대상으로 언급한 만큼, 조직 충성도와 본선 경쟁력이 당협 정비의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최근 당 지지율이 반등해 민주당과 격차를 좁힐 때마다 사퇴론이 불거지고, 다시 내부 갈등이 확대되면서 상승세가 꺾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지금이 (당협위원장 교체의) 적기이고 제대로 된 변화를 이끌 마지막 타이밍"이라며 "당헌·당규대로 일하지 않는 당협위원장들, 다음 총선에 나가도 당선되지 않을 위원장들을 당선될 사람들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한 자당 중진들을 향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대여 투쟁보다 당 지도부 흔들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는 "우리 의원들은 줄줄이 기소되고 있는데 본인의 임기 연장을 위해 연임 개헌을 꿈꾸고 있는 대통령과 골프를 치고, 모여서 한다는 이야기가 매일 '당대표 물러나야 된다', '당대표로는 총선 못 치른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반면 당내 중진은 장 대표가 당협 정비를 앞세워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데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5선 중진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의 쇄신 드라이브에 선을 그으며 오히려 대표직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근 당 사정이나 장 대표의 그런 얘기를 보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게 확실히 더 맞다"며 "힘을 빼려고 하거나 이런 방향은 적절하지 않다. 어쨌든 우리의 전투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가는 게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