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관 서면 제청에 '대통령 패싱' 논란 '李 리더십' 흔들 … 앞서 부처 간 엇박자 노출 野 "제도권 내 李 신뢰 무너져 … 레임덕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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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신임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해 양측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관례를 깨고 이재명 대통령과 협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통령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흔들리는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1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전날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노 전 대법관의 퇴임으로 공석이 생긴 지 7개월 만에 후보를 제청한 것이다.조 대법원장이 두 후보에 대한 임명 제청을 청와대에 서면으로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상 임명 권한이 있는 대통령과 면담해 제청 대상자를 조율하는 관례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손 부장판사가 아닌 다른 후보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이를 두고 사법부와 여권 사이에서 누적된 갈등이 표면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이 21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청와대는 지난해 여권에서 나오는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의견을 철회했다.이 밖에도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특정 인사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사건을 논의했다는 '지라시'까지 동원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거취를 압박했다. 민주당이 위헌 논란에 휩싸인 사법 3법(법왜곡죄·대법관 증원·재판소원)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이 대통령이 이를 의결한 것 역시 대법원과 여권 사이의 갈등이 극대화된 사건으로 꼽힌다. 조 대법원장은 당시 해당 법안에 대해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달라"며 우려를 표했다.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이 대통령의 국정 조정 능력 약화와 연관 지어 보는 분석도 나온다. 사법부와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것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도권 내에서 이 대통령의 통치에 대한 신뢰가 총체적으로 무너진 것"이라며 "레임덕의 전조 증상"이라고 꼬집었다.앞서 국정 현안을 두고 정부 부처 간 이견이 표출되면서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왔다. 행정안전부와 법무부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는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두고 맞서면서 부처 간 엇박자가 잇따라 노출됐다. 논란이 되자 이 대통령은 "민주적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일축했다.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명'(친이재명) 최고위원 후보였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낙선한 일은 이 대통령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친민주당 인사인 김어준 씨조차 이와 관련해 "'친명이라고 내세우는 것이 자기 정치, 자기 당선에 도움이 되나?' 의원들이 따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
- ▲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뉴시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 나왔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전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통합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지금의 국정 난맥과 극심한 국론 분열 현상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느끼셔야 한다"며 "국민 통합을 국정의 제1 목표로 내걸고 진정으로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이제는 한 정당의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울타리에서 벗어나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보수·우파 진영 출신인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한편 민주당은 '서면 제청'을 계기로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며 "명예 퇴역의 기회를 주기 위해 국민이 참아 왔는데 스스로 한덕수 씨처럼 불명예 퇴역의 길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와 민주당에 분명히 경고한다. 대법원장 탄핵? 한 번 시도해 보라"면서 "국민이 반드시 이 정권을 탄핵할 것"이라고 했다.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후보자를 청와대가 거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문제를 키우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은 사법부의 독립을 위한 제스처일 수도 있다. 그 의도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