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징계 여부가 '석청대전' 첫 분수령'팀 정청래' 최고위 3석 … 金 장악력 시험대친명은 정청래계 정리 요구, 봉합도 부담윤리위 이어 신천지 조사도 갈등 뇌관2028 공천권 놓고 '비석횡사' 가능성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지난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선을 확정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지난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선을 확정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꺼낸 '윤리위 카드'와 마주하게 됐다. 김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계파 행위와 신천지 문제를 거듭 지적하며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들의 윤리감찰단 회부와 진상 조사를 거론해 왔는데, 논쟁이 커지면 석청대전(김민석 대표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갈등)이 펼쳐지며 향후 공천 경쟁까지 불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 직접 단합을 주문하고 나섰으니 당분간은 분위기를 보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종교의 당내 경선 개입 문제와 전당대회 중 거론된 윤리감찰단 문제는 지지층의 요구가 높은 만큼 무작정 외면하기도 쉽지 않은 주제"라고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선거 과정에서 잘못된 계파 행위를 한 사람들, 상대 후보 연설하는 데 잘못된 비난 선동한 사람들을 모조리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며 "만일 지도부에 들어가도 윤리위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 지도부를 봉숭아학당을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당원, 지도부, 의원도 예외 없이 잘못되면 모두 윤리위에 가야 한다"고 했다.

    당시에는 경선 과정의 강경 발언이었지만 지난 17일 열린 전당대회 결과 '팀 정청래' 3명이 모두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현실 문제가 됐다. 최 의원은 18.35%로 1위, 이성윤 의원은 16.35%로 4위, 한민수 의원은 15.86%로 5위를 기록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친청계가 3명을 차지했다.

    김 대표가 약속대로 친청계를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면 취임 직후부터 지도부 내부 충돌이 벌어진다. 반대로 이를 덮으면 자신을 지지했던 친명(친이재명)계와 이른바 '뉴이재명' 지지층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전당대회는 끝났지만 민주당 계파전은 오히려 이제부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최민희가 첫 시험대 … 윤리심판원부터 신천지까지 번지는 계파전

    윤리심판원 문제가 2028년 총선 공천과 맞물리면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 당내 징계는 향후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친청계를 겨냥한 징계 절차가 가동되면 정청래계도 이를 정치적 생존이 걸린 문제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2024년 4·10 총선 당시의 '비명횡사(비이재명계 무더기 공천 탈락)'에 이어 2028년 총선에서는 이른바 '비석횡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주목되는 인물은 최 수석최고위원이다.

    최 의원은 지난 1일 충청권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를 향해 "박쥐 됐어 박쥐"라고 했다. 김영호 후보가 정 전 대표의 당권 장악을 막기 위해 김민석·송영길 후보와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였다.

    같은 날 서미화 후보가 연설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언급하자 최 의원은 후보석에서 "안 빠졌다니까"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뒤에 앉아 있던 김용만 의원이 만류하자 몸을 돌려 항의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이어 최 의원은 이날 행사 뒤 일부 당원의 야유를 두고 "당 지도부 합동연설회에까지 일베 문화가 침투했다"며 당원을 향해 "당에 침투한 일베 문화 박살내겠다"고 했다.

    김 대표 측과는 허위사실 공방도 벌였다. 김 대표가 지난 2일 울산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향후 역할을 언급하자 최 의원은 이튿날인 3일 강원 강릉문화원에서 열린 행사 뒤 "대통령이 됐나 보다. 김경수한테 내각에 들여보낸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대표 측은 같은 날 "경남의 유력 정치인인 김 전 지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라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자 불법선거운동"이라고 반발했다.

    전당대회가 끝난 지난 17일에는 이 대통령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최 의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회원은 "최민희는 반드시 윤리위 제소해서 중징계 가야 한다"라고 했고, 다른 회원은 "최민희는 윤리위 회부해서 쳐내야죠"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 의원도 정 전 대표와 거리를 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17일 페이스북에 "제가 수석최고가 됐지만 제 표가 아닙니다. 정청래대표님이 나눠준 표입니다"라며 "정청래와 함께 민주당을 지키겠습니다"라고 했다.

    최 의원에 대한 윤리 문제가 김민석·최민희 개인 간 충돌로 끝나기 어려운 이유다. 최 의원 스스로 정 전 대표와의 정치적 연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징계 논란이 커지면 정청래계 전체를 겨냥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신천지 문제도 두 번째 뇌관이다.

    김 대표는 지난 7월부터 신천지의 민주당 경선 개입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은 결국 위장한 반명(反明·반이재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했다. 27일에는 당 차원의 이중당적과 비자발적 입당 정리 방안도 제안했다.

    이어 친명계에서도 8·17 전당대회 이후 당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김 대표 지도부가 이를 실제 조사로 연결할 경우 친청계에서는 정 전 대표를 겨냥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정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를 향해 "근거를 대지 못하면 허위 신고"라며 "허위 신고는 방화범 못지않은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지난 10일에는 민주당에 신천지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리심판원이 친청 최고위원들을 향한 첫 번째 전장이라면 신천지 문제는 정 전 대표를 직접 압박할 두 번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정청래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정청래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친청은 세력 유지, 친명은 정리 요구 … 2028 공천까지 불안한 동거 되나

    결국 충돌의 끝에는 2028년 총선 공천이 있다. 김 대표는 당권을 바탕으로 자신의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확인한 지지세와 조직을 지켜야 한다. 한쪽의 세력이 커질수록 다른 한쪽의 정치적 공간은 줄어드는 구조다.

    정 전 대표가 쉽게 밀려날 상대가 아니라는 점도 지난 17일 전당대회에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최종 54.08%로 승리했지만 정 전 대표도 45.92%를 얻었다.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는 김 대표가 앞섰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정 전 대표가 50.70%로 김 대표(49.30%)를 1.40%포인트 앞섰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 등 '팀 정청래' 3명이 5자리 중 3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5.26%로 6위에 그쳐 탈락했다.

    정 전 대표가 친명계와 맞서 최종 45%가 넘는 표를 얻고 '팀 정청래' 3명까지 지도부에 입성시키면서 독자적인 세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대표도 패배 직후 세력 유지에 나섰다. 그는 17일 페이스북에 "절대 탈당하지 마십시오. 당의 주인은 당원입니다. 주인이 집을 나가서야 되겠습니까?"라며 "정청래와 함께 끝까지 갑시다"라고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에서는 정청래계에 대한 반감이 쌓여 있다.

    이 대통령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운영진은 지난 2월 22일 정 전 대표와 이성윤 의원에 대한 강제 탈퇴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참여자 1231명 중 1001명(81.3%)이 찬성했다. 운영진은 두 사람이 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 엇박자를 내며 당내 분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일에는 최 의원도 강제 탈퇴됐다. 약 3시간50분간 진행된 투표에서 1328명 중 1256명이 찬성했다. 정청래·이성윤·최민희 등 친청계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팬카페에서 퇴출된 것이다.

    전당대회가 끝난 지난 17일에도 카페에는 "당대표 허니문 기간에 확실히 반명들 도려내고", "민주당 내부 반명세력을 축출하고 정리하고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친청계를 끌어안으면 친명 지지층의 반발을, 밀어내면 계파 전면전을 감수해야 한다.

    김 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 18일 핵심 당직 인선에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주목된다. 김 대표는 사무총장에 4선 한정애 의원, 정책위의장에 3선 권칠승 의원을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옛 친문계 인사다.

    당내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중진을 앞세워 당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친청계가 3명을 차지한 상황에서 핵심 당직을 중심으로 김 대표의 방어선을 구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에게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의 인사권도 남아 있다. 자신과 호흡을 맞출 인사를 지명하면 최고위 내부 세력 균형도 달라질 수 있다.

    윤리심판원이 첫 전장이라면 당 조직 개편을 거쳐 마지막에는 2028년 총선 공천이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의 당권과 공천권을 놓고 김 대표와 정 전 대표가 다시 충돌할 조건은 이미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