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관 독자적 수사 개시 권한 없어""수사 지휘한 검사가 직접 기소하면 위법"1·2심 징역 8년 유죄 깨고 대구고법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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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뉴데일리DB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면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해당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기소하는 것은 위법해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던 A씨는 2016년 민간공원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사업 관계자로부터 설계용역대금 명목으로 68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대구지검에 A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자 검찰수사관은 B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2024년 8월 사건을 C검사에게 송치했다.

    검찰수사관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별도 금품수수 혐의도 포착했다. A씨가 자녀 2명을 등산로 보행용 매트 납품업체에 위장 취업시킨 뒤 업체 대표로부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급여 명목으로 8300여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검찰수사관은 추가로 발견한 혐의를 수사한 뒤 앞선 사건을 송치했던 C검사에게 넘겼고, C검사는 A씨를 추가 기소했다.

    쟁점은 검찰수사관이 착수한 사건을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범죄로 볼 수 있는지였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검사가 자신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는 예외로 한다.

    1·2심은 검찰의 공소 제기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검찰수사관이 수사 과정에서 발견한 별도 뇌물 혐의가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2심도 이 같은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더라도 검사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서 규정한 '수사 개시'는 검사가 범죄에 대한 최초 수사를 개시해 1차 수사를 담당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보조할 뿐 사법경찰관과 같은 독자적인 수사 개시 권한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사건은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검사의 수사지휘 하에 이뤄졌다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검찰수사관이 범죄를 수사한 후 검사에게 송치했더라도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의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직접 기소한 것은 위법해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추가로 발견된 A씨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공소 제기를 파기 사유로 보고, 나머지 혐의와 하나의 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했다.

    이번 판결은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착수한 수사도 검사가 직접 개시한 수사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