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등 李 등에 업고도 과반 실패 '팀 정청래' 3명 지도부行 … 친명 김용은 탈락鄭, 낙선했지만 정치적 체급은 대권 주자로 최민희 '수석 최고' 되며 '鄭 대리인'역할할 듯 계파 갈등 땐 李 '조기 레임덕' 빠질 수도李 '개헌 카드'로 정계 개편 시도하면 '소용돌이' 28년 총선 공천 과정서 '분당' 가능성 배제 못해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대전=서성진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대전=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선되며 마무리됐지만, 이 기간 둘로 쪼개진 여당에는 당면 과제가 산적했다. 친명(친이재명)인 김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게 되며 당정의 긴밀한 호흡이 기대되지만, 이재명 정부를 위협하는 현안들과 비명(비이재명) 인사들과의 통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가 막판까지 저력을 보여주면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데 실패하면서 리더십을 확보하는데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더욱이 최고위원에 '친 정청래'계가 대거 입성에 성공한데다 정 전 대표의 오른팔 역할을 자처한 최민희 의원이 수석 최고위원에 오르면서 김 대표는 상처로 얼룩진 채 출발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차기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심해질 경우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문조털래유'가 합심할 경우 정청래계와 조국혁신당이 힘을 합하고, 여기에 공천 탈락자들이 가세할 경우 민주당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 카드'를 손에 쥐고 정계 개편을 시도할 경우, 정치권은 한치 앞도 점칠 수 없는 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정기전국당원대회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 김민석 전 총리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고, 선호투표제넘어간 끝에 승리했다. 3위를 기록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2순위 표가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에게 분배됐고, 최종 득표율윤 김 전 총리가 54.08%, 정 전 대표가 45.92%를 기록했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친정청래) 인사들이 더 많이 선출됐다. 수석 최고위원에는 최민희 민주당 의원(18.35%)이 선출됐다. 이어 박선원(17,57%), 서미화(16.60%), 이성윤(16.39%), 한민수(15.86%) 의원이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최 의원과 이 의원, 한 의원은 모두 '팀 정청래'로 선거를 치렀다. 

    관심을 모았던 이 대통령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5.26%로 6위를 기록하며 당선되지 못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단연 '단합'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영상 축사를 통해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하나일 때 가장 강했다"면서 "그동안 민주당답게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지만, 오늘부터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대로 가면 큰일이다. 이번 당원 대회를 바라보며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경쟁이 당을 분열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이런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의 발언은 당권을 둔 경쟁에서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를 비롯한 구(舊) 주류의 격해진 감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 김 전 총리는 전당대회에서 같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당내 선거에 신천지 등의 개입을 경고하면서 이를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표명했다.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정 전 대표와 신천지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이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정 전 대표를 반명(반이재명) 인사라고 낙인찍기도 했다. 지난 1년 '정청래 체제'의 민주당이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논리다. 조국혁신당과의 무리한 합당 추진과 함께 국회가 정부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여기에 정 전 대표 측이 검찰 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속적으로 파열음을 냈던 점도 공세 대상이 됐다.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존치 등을 통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던 이 대통령과 친명 인사들을 겨냥한 듯 '반개혁적'이라는 비판을 내놨었다. 

    6·3지방선거 결과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다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패배하며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상처를 줬다는게 친명계의 시각이다. 반면 정 전 대표는 서울과 대구·경북·경남 등을 제외하곤 모든 선거를 승리했다고 반발했다. 

    '유시민 논쟁'도 두 계파에선 괴리감이 크다. 유 작가는 지난달 "뉴이재명의 모든 행동은 친명의 난동이 아니다"라며 "수장이 이언주 같은 사람이 아니라 이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청 인사들은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내놓지 않아왔다.

    이를 두고 김 전 총리는 "반명에 대해 말 한마디 못 하고 '노코멘트' 하는 게 무슨 대통령을 지키는 것인가"라며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 자기정치와 사당화로 당정갈등을 일으키는 당대표는 안 된다"고 했다. 

    두 계파는 현재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할 해법도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이탈한 것이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라고 진단했다. 

    친명 인사인 송 전 대표는 "완전히 돌팔이 의사 처방"이라며 당대표 토론회에서 국정과제 1호를 답하지 못환 정 전 대표에게 "정신적으로 조국혁신당 당대표였던 것 아니냐"고 했다. 친명계에서는 뉴이재명 등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과 마찬가지로 중도실용을 향한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더불어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친명과 반명 구도에서 서로 상처를 줬던 전당대회가 끝났지만, 향후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2028년 총선 공청권을 행사하게 될 '김민석 체제'에서 정 전 대표와 그를 따르던 인사들이 생존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친청 인사들 뿐만 아니라 친문(친문재인) 인사들도 자신의 공천을 장담하기 어렵다. 공격적인 외연 확장을 통해 중도실용 정당으로 나가야 한다는 이 대통령과 그의 강성 지지층인 '뉴이재명'의 철학에 옛 주류 인사들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정 전 대표는 서울에서 46.37%, 경기에서 46.17%를 득표했다. 당내 득표력을 입증하며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불리는 반명 전선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전통 지지층을 흡수해 차기 대권을 노려볼 발판을 마련했다. 정 전 대표가 마음을 먹으면 정계 개편급의 이합집산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정치적 체급이 커졌고, 그와 함께 하려는 사람들도 더 늘어날 수 있다. 

    김민석 체제의 민주당 지도부 구성도 향후 갈등을 예고한다. 친청 인사인 최민희 의원이 수석최고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성윤 의원과 한민수 의원 등과 함께 최고위에서 당 지도부와 이재명 정부의 방향을 비판할 경우 공개 석상에서 갈등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관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다. 17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 한 비율은 43.0%였다. 5주 연속 하락한 수치로 정부 출범 이후 최저다. 부정 평가는 54.1%를 기록하며 긍정 평가와의 격차(11.1%p)가 오차범위 밖이다.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지리멸렬한 야당 등 취임 초기 많은 유산을 가지고 출발했던 이 대통령의 상승세가 1년여 만에 꺾이는 모습이다. 

    비명 인사들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한다. 정 전 대표는 지난 5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지적하며 "(이 대통령 지지율이) 그냥 낮은 게 아니라 내용이 심각하다"라며 "민주당 지지율을 키우려면 전통 지지층이 다시 굳건하게 당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넘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질 경우 회복 불능 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친여 스피커인 유튜버 김어준 씨는 "과거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앞자리) 3자 찍고 회복된 대통령은 없다"면서 "40%대 지지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상대 계파가 이 대통령 지지율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김 전 총리의 최우선 과제도 결국 지지율 회복이다.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과 불안정한 주식 시장 등으로 타격을 입은 만큼 이에 대해 여당의 입장에서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을 지우려는 모습도 눈에 띈다. 전 총리는 당선 소감에서 포용을 강조했다. 그는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를 위해 뛸 것"이라며 "정청래와 송영길과 함께 뛰겠다.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시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적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극적 반등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는 물론, 향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부작용,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불안 요소가 많다. 부동산 세제가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할 경우 더 강력한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주가 지수 상승을 자랑해왔던 만큼 주가 하락도 이재명 정부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반등 요소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남북관계의 극적인 개선,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 호남 반도체 벨트의 빠른 진척 정도가 꼽힌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점차 불안 요소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결국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민주 정부가 항상 약했던 고리들을 어떻게 가다듬을 것인지를 진단하고, 과감하게 탈이념화할 것은 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