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모든 곳에 속하면 어디에도 못 속해"… 양다리 차단
  • ▲ ⓒ이 이미지는 챗GPT의 이미지 생성기능을 통해 제작됐습니다.
    ▲ ⓒ이 이미지는 챗GPT의 이미지 생성기능을 통해 제작됐습니다.
    미국이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 협력국에 사실상 '진영 선택'을 요구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중국 주도의 AI 협력체에 참여할 경우 미국 중심의 AI 진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경고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팍스 실리카 서밋'에서 'AI 기회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35개국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대상국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는 영국과 독일, 이스라엘, 노르웨이, 네덜란드, 인도 등도 참가했다.

    미 국무부가 작성한 서한 초안에는 "모든 곳에 속하겠다는 것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팍스 실리카 선언 서명은 단순한 회원 가입이 아닌 결속과 헌신을 의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양다리를 걸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한에는 중국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국무부는 "우리의 기대와 상충하는 중복된 이니셔티브의 회원 자격을 동시에 유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도 로이터에 "양쪽 모두의 이득을 취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서한이 작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국가가 미국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중국이 AI에 대한 경쟁적 비전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구상에 가입한다면 그 국가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팍스 실리카는 지난해 12월 미국 국무부 주도로 출범한 AI 공급망 협의체로 한국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지난달 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설립했다. 특히 핵심 광물 부국인 카자흐스탄이 팍스 실리카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중국 주도의 WAICO에도 가입한 것이 미국의 경계심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한 팍스 실리카 참여국이다.

    로이터는 미국의 이번 압박이 향후 군사·경제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첨단 AI 분야에서 중국의 자원과 협력국 확보를 차단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의 오픈웨이트(가중치 개방형) AI 모델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AI 기업의 기술력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AI 기술 경쟁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전반의 주도권 경쟁으로 확산하면서 미국이 우방국을 상대로 진영 결속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실제 경고 서한을 언제 발송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내부 문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