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김태호 등 野 개헌론자와 골프 회동·제안李 '임기 1년 단축' 수용한다지만…연임엔 선 안 그어野 "대통령 한 번만 한다 선언부터…그 간단한 걸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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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개헌에 적극적인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갖거나 라운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개헌 시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개헌안의 국회 통과에 야권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 200표' 확보를 위한 우군 만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4년 연임제까지 개헌안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본인의 재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임기 단축까지 감수하겠다며 개헌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개헌에 앞서 "대통령을 한 번만 하겠다고 선언하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주호영·박덕흠·김태호 의원 등 국민의힘 중진들과 골프를 함께했으며 신성범·최형두 의원 등에게도 라운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상당수가 개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인사라는 점이다.

    주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1987년 체제가 만든 제왕적 대통령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판명됐다"며 개헌 필요성을 주장했고 국민의힘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신성범·최형두 의원 역시 당시 개헌특위에 참여했다.

    김태호 의원도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대선 출마 당시 '87년 체제 종식'을 위한 개헌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최근 이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서도 승자독식 구조를 완화하고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필요성을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최근 야당 중진 접촉이 개헌을 실제 성사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의원 300명을 기준으로 200표다. 현재 의석 구도를 감안하면 국민의힘에서 10명 안팎의 찬성표를 확보하면 개헌선에 닿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김 의원과의 대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할 경우 개헌안 통과가 어렵다는 취지로 국회 의결 정족수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서 나아가 개헌에 우호적인 야당 의원들과 직접 접점을 넓히는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 ▲ 청와대 본관과 대정원.ⓒ연합뉴스
    ▲ 청와대 본관과 대정원.ⓒ연합뉴스
    ◆ 李, '4년 연임제' 개헌 띄웠다 … "필요하면 내 임기도 단축"

    이 대통령도 직접 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X에 "40년이 지난 우리 헌법은 우리 시대에 맞지 않아 개헌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바"라며 구체적인 개헌 방향을 제시했다.

    핵심은 현행 대통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 일부를 국회로 넘기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감사원 관할권과 총리추천권, 인사권 일부 등을 국회로 이양해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를 현행 5년 단임에서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5·18 정신과 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명기, 지방자치와 국민 기본권 강화도 개헌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자신의 임기까지 개헌의 지렛대로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李, 한 번만 한다 선언부터" … 野, '셀프 연임' 의구심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하는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바꾸자고 직접 제안하면서도 개헌 이후 자신의 재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개헌을 위한 '임기 1년 단축'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는 선을 긋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현재보다 더 긴 재임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의 개헌 구상이 공개된 직후 "개헌의 전제 조건은 간단하다.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대통령 한 번만 하겠다'고 선언하면 된다"며 "그 간단한 걸 안 하면서 틈만 나면 개헌 타령이니 국민이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을 '위험한 개헌'이라고 규정하며 "어느 순간 자기 처벌을 피하려는 연임·면죄부 규정을 끼워 넣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통령에게 연임과 공소취소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부터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유 전 의원은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국민에게 통하려면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약속이 있다"며 "'연임은 절대 없다. 공소취소도 절대 없다. 임기 중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고 임기 후 국법에 따라 재판을 받겠다'고 하라"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도 개헌 정국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4년 중·연임제 구상에 힘을 싣고 있는 김민석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대통령의 개헌 드라이브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