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완충지대인 DMZ를 '접촉선'化언제든 공격 태세를 취하겠단 의미핵 없는 韓의 성급한 전작권 전환北에 한미 동맹 균열 신호 발신 우려전작권 전환한다며 실기동훈련 축소사관학교 통합은 사실상 육사 폐교
  • ▲ 국민의힘 한기호·임종득 의원이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육사 사관생도 학부모 모임과 함께 지난달 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반대 총궐기 대회를 열고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 국민의힘 한기호·임종득 의원이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육사 사관생도 학부모 모임과 함께 지난달 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반대 총궐기 대회를 열고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핵을 보유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의 성격을 사실상 '접촉선'(LoC)으로 바꾸려 하는 상황에서, 비핵국인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과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안보 현실과 맞지 않는다"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상임대표는 1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안보 환경과 이재명 정부의 안보 정책을 이같이 진단했다.

    윤 상임대표는 "접촉선이란 적의 위치와 동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적과 접촉을 유지하는 선을 말한다"며 북한이 비무장지대를 정전 관리를 위한 완충지대가 아니라 군사적 대치와 기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해 "북한에는 한미동맹의 결속이 약해졌다는 잘못된 신호를, 미국에는 한국이 군사적 현실보다 정치적 명분을 앞세운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핵보유국인 프랑스·영국조차 미군 전력을 대체하지 못하는데 핵도 없는 한국의 재래식 군사력이 세계 5위라고 주장하며 전작권을 가져오겠다고 큰소리치면 미국이 코웃음 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관학교 통합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진짜 원하는 것은 육사 폐교"라고 꼬집었다. 그는 합동성이 중요한 해외 원정작전 환경에 놓인 미국도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한다며, 유사시 자국 영토·영공·영해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한국이 합동성을 명분으로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예비역 육군 소장) 상임대표. ⓒ대수장 제공
    ▲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예비역 육군 소장) 상임대표. ⓒ대수장 제공
    ◆다음은 윤광섭 대수장 상임대표와의 일문일답.

    - 이재명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했고,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핵국인 한국이 한반도 전쟁의 일차적 지휘 책임을 떠안겠다는 것은 군사적 현실을 외면한 판단이다. 전작권은 단순히 지휘관의 국적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전쟁이 나면 누가 핵우산을 제공하고, 누가 위성과 정보자산을 동원하며, 누가 장거리 정밀타격과 미사일 방어, 전략수송·공중급유·전자전, 그리고 대규모 전시 군수물자와 증원 전력의 동원 등을 책임질 것이냐의 문제다. 한국군이 그런 능력을 독자적으로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미군의 핵심 능력을 대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부터 가져오겠다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 이재명 정부는 글로벌파이어파워(GFP) 순위를 인용해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5위이므로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며 자주국방을 강조한다. 그러나 GFP는 병력·장비·예산 등 공개 지표를 토대로 재래식 군사력을 비교한 '오락적 목적'의 민간 평가일 뿐, 핵·사이버·전자전·생화학무기 같은 비대칭 전력과 정신전력까지 온전히 반영하는 지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전쟁 억제력이다.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미동맹의 핵심 억제력을 약화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강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국군의 능력을 보완·확대하는 것이 진정한 자주국방이다. 무엇보다 핵보유국은 핵위협을 통해 비핵국의 정치·군사적 선택지를 제약할 수 있다는 게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이다. 북핵 위협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한국이 전시 지휘구조의 변화만을 서두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혈맹이라는 관계는 불변이 아니다. 서로 노력해야 한다. 지금 동북아의 안보환경을 고려하면 전작권 전환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전구(戰區) 차원의 지휘구조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1970년대 닉슨 독트린 아래 자주국방을 강화하던 시기와 오늘의 안보환경은 다르다. 당시와 달리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고, 한반도는 미중 전략경쟁이 교차하는 핵심 전구가 됐다. 자주국방은 철없는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들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다."

    - 전작권 전환은 IOC(초기 작전운용능력)에 이어 FOC(완전 운용능력), FMC(최종 임무수행능력)를 차례로 평가·검증해야 완료되는데, 이재명 정부는 올해 안으로 FOC 검증을 종결하고 전작권 전환 시기를 못 박으려고 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 측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임기가 끝난 뒤인 2029년 1분기를 조건 충족 목표연도로 제시한 바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이 분명히 못을 박았다고 본다. 이재명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정상 간 '정치적 결정'이라고 규정하자,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4월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며 '조건에 집중해야 미국이 더 안전해지고, 한국도 더 안전해진다'고 말했다. 그 발언은 사실상 한미연합방위체계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요구다.

    앞으로의 전쟁에서는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을 완전히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북한은 전술핵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를 단순한 공갈로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미국이 자국 장병과 전략자산을 투입하는 전쟁에서 충분한 능력과 준비태세가 검증되지 않은 타국 군의 지휘를 받아들이겠는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갖추기 어려운 전력을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역량이 충분한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체계를 성급히 바꾸려는 것은 북한에는 한미동맹의 결속이 약해졌다는 잘못된 신호를, 미국에는 한국이 군사적 현실보다 정치적 명분을 앞세운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사안이 동맹 간 감정싸움이나 주권 논쟁으로 비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유엔군사령부와 비무장지대 관리·관할 문제를 둘러싸고 불필요한 마찰을 벌이고 있는데 이 역시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는 1951년 창설 이후 줄곧 미군 장성이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SACEUR)을 맡아 왔다. 지난해 미국이 이 자리를 유럽에 넘길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방위공약 약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미국은 미군 장성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연합 지휘구조는 단순한 직위 배분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핵우산과 전략자산, 전쟁수행 능력을 연합방위체계에 결속시키는 장치다. 미군은 타국 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퍼싱 원칙'의 전통을 갖고 있다. 한국군이 미군의 핵심전력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준비가 태부족한 상황에서 한국군 사령관·미군 부사령관 구조의 미래연합사령부를 당연한 전제로 보는 것은 매우 억지다. 특히 주한미군은 한국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 전환을 서두를 경우, 한국군 연합사령관의 작전지휘를 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우려를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급한 전작권 전환이 연합사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를 단순한 경고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전작권 전환은 한반도 방위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면해주겠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나토와 마찬가지로, 핵보유국인 프랑스·영국조차 미군 전력을 대체하지 못하는데 핵도 없는 한국이 재래식 군사력 세계 5위라고 주장하며 전작권을 가져오겠다고 큰소리치면 미국이 코웃음 칠 것이다."

    - 사실 미국 의회도 무리한 전작권 전환에 대해 견제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미 하원이 지난달 가결한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은 전작권 전환이 사전 합의된 한미 계획과 다르게 추진될 경우 전쟁부 장관이 이를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며 동맹과 협의를 마쳤다고 의회에 인증한 뒤 60일이 지나야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상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6월 본회의로 넘긴 자체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도 한국군 주도로 전작권을 전환할 경우, 행정부가 사전에 의회에 관련 인증과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그렇다. 미국 의회라는 상대가 있다. 이는 미국 의회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과 한미연합사의 지휘체계, 확장억제 공약을 인도태평양 억제전략의 핵심으로 본다는 의미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부속 보고서에서 미 국방장관에게 2027년 5월 1일까지 한국 내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이 미국의 안보와 상업적 이익, 주한미군의 보안, 한미 방산·안보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의회에 브리핑하도록 요구했다. 하원 군사위원회도 올해 12월 1일까지 한국 내 중국의 영향력과 중국 기술기업 활동이 미국의 국방 이익 및 주한미군 보안에 미치는 위험을 평가해 보고하도록 했다. 미 의회가 한반도 안보 구조의 급격한 변경을 경계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국제 정세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적 역할과 동맹 관리의 중요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국내 정치의 성과로 포장해 밀어붙이려 해도, 미국 의회와 군이 쉽사리 수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재명 정부는 국제 정세의 덕을 보면서도 전작권 조기 전환을 겁 없이 내뱉고 다니는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 태도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체가 즉흥성이 있다 보니 미 의회도 안 되겠다 싶어서 국방수권법으로 못 박아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서 혁명과 숙청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 두 단어가 박혀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만약 한국에 '주한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정치 세력이 아닌, 보다 우호적인 정권이 집권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에 박차를 가했을지도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자강을 요구하는 인물 아닌가. 그러나 한반도는 북한 핵위협과 미중 전략경쟁의 최전선이 교차하는 핵심 전구다. 미국이 이 지역의 전쟁억제력을 약화하기보다 유지·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전작권 전환 조건을 강조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과 미 의회의 견제 움직임까지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요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 한마디로 물 건너간 것 아닌가 싶다."

    - 전작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의 핵심인 실기동훈련(FTX)을 축소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실전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병력 3만 명을 추가로 파견받길 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추가 파병이 이뤄질 경우, 북한군은 이미 러시아에 파견된 병력을 포함해 4만~5만 명, 즉 4개 사단 규모가 실전을 겪고 돌아오는 셈이다. 이 전력은 북한군의 핵심을 이루는 부대이다.

    '평상시의 땀 한 방울이 전시의 피 한 방울과 같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전시에 피를 적게 흘리기 위해 평시에 그만큼 땀을 흘려야 한다는 뜻이다. 평시에 훈련하는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 어떤 훈련보다 실기동훈련을 반복해야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고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미 연합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연습(CPX) 위주로 축소되고 있다. 병사들을 전장에서 살아서 돌아오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충분한 훈련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실기동훈련을 늘려야 한다. 실기동훈련은 전쟁 억제에도 기여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훈련을 북한을 자극하는 일, 장병을 고생시키는 일로 취급하고, 안전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지휘관들의 훈련 의지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 ▲ 2024년 2월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 연병장에서 제80기 졸업 및 임관식 2부 '화랑대의 별'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 ⓒ뉴시스
    ▲ 2024년 2월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 연병장에서 제80기 졸업 및 임관식 2부 '화랑대의 별'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 ⓒ뉴시스
    - 이재명 정부는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 미래 전장 대비, 병력 인구 감소, '군사 쿠데타' 방지를 명분으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진짜 원하는 것은 육사 폐교다.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육사를 쿠데타와 연관 지어 응징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놀랍다. 연좌제적 발상이다. 육사는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일 뿐이다. 거기서 쿠데타를 가르친다는 말인가. 그러다 보니 실무 차원에서는 이를 어떻게 합리화할지 고민하다가, 나온 논리 중 하나가 '합동성'이다. 서당개 풍월 읊는 격이다. 합동성이 뭔지 알고나 하는 말인가. 용병술 체계를 알고나 하는 말인가.

    우선 전장에서는 합동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합동성은 합동참모본부(합참) 차원에서 이뤄지는 작전을 말한다. 육·해·공 전력을 결정적으로 조인트할 필요가 있는 국면이 분명히 있고, 그럴 때 합동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해전은 해전대로, 지상전은 지상전대로, 공중전은 공중전대로 작전 제대별 전투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연내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 안규백 장관 본인이 정부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없으니까 당정 협의라는 형식을 빌려 결국 당 쪽으로 넘겨버린 것 아닌가. 실질적으로는 여당 원내대표가 발표한 셈이다. 이게 '당(黨)의 사관학교, 나아가 당의 군대를 만들겠다'는 것 아니고 무엇인가. 국방부는 당의 뒤에 숨어 더 이상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당당하게 장관 명의로 안을 발표하고, 그다음 국회로 넘기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다. 그런데 억지 논리를 내세우다가 반대에 부딪히자 스스로 포기하고 당에 떠넘긴 것이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에 미련이 있다면, 그 후과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국민 앞에 서약해야 한다."

    - 인구 절벽에 대비해 언젠가 통합군제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통합군제와 사관학교 체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북한이나 러시아도 군 구조는 통합군 체제이지만, 사관학교와 같은 장교 양성 과정은 군별로 따로 운영한다. 군 구조가 통합됐다고 해서 사관학교까지 함께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전체주의적 성격을 가진 나라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모두 선(善)이므로 견제라는 것은 필요 없다'고 본다. 통합군을 지향하는 사고방식은 대체로 이런 이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기본적으로 삼권분립 자체를 부정한다. 사관학교 통합 역시 그런 발상이 아닌가 한다. 정부가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려면 기존 사관학교 체계를 유지한 채 공동교육과 합동훈련, 합동근무 확대를 통해서는 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지부터 입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는 이 정부가 무형전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한다. 전투력은 유형전력과 무형전력의 승수로 나타난다. 아무리 무기와 장비 같은 유형전력이 우수하더라도 정신력과 같은 무형전력이 제로에 가깝다면 그 곱은 제로(0)에 가까워진다. 역사와 전통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무형전력이다. 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함부로 허물어서야 되겠는가."

    - 사관학교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면 합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가.

    "합동성의 문제는 작전의 문제라기보다 본질적으로 합참의 군령권과 각 군 참모총장의 군정권 문제다. 합참 근무 장교의 진급과 보직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합참에 보직되는 장교들은 모두 육·해·공군 본부에서 파견 형식으로 온다. 원소속이 각 군에 있다 보니 진급권은 합참의장이 아니라 각 군 참모총장에게 있다. 그래서 합참의장은 누구든 취임하면 '합참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을 하게 된다.

    미국은 골드워터-니콜스법(Goldwater-Nichols Act)을 통해 합동 보직 경험이 있어야 장성으로 진급할 수 있는 군 문화를 정착시켰다. 다만 우리와 다른 면이 있다. 미국은 대체로 해외 원정군 형태로 싸우기 때문에 합동 차원의 작전이 매우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걸프전의 경우 1단계에서 합동 타격으로 상대를 결정적으로 무력화한 뒤, 마지막 단계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그 합동성을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합동근무, 합동교육, 장교 인사관리, 합동지휘체계, 연합훈련을 통해 확보하고 있지 않은가. 더욱이 우리는 영토·영해·영공에서 싸워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우리 앞마당이 바로 전장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합동성을 강화하되, 각 군의 작전 전문성과 장교 양성체계를 더 정교하게 유지·발전시키는 방향이 필요하다. 만약 이재명 정부의 합동성 주장이 미국식 원정작전을 전제하고 있다면 재고해야 한다."

    - 실제 한반도 전쟁 양상은 어떻게 다를 것으로 보나.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어느 쪽이든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는 단기 속결전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남북 모두 상대의 전략적 중심(Center of Gravity)을 조기에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을 펼칠 것이다. 그래서 기습이 관건이다. 기습을 허용하는 쪽은 전세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북한이 전면전을 계획한다면 일차적으로 우리 군과 북한군의 표적을 뒤섞어 식별이 어려워지도록 만드는 전술을 쓸 것이다. 표적이 한곳에 집중되면 불리하니 전력을 분산시켜 놓고, 결정적 국면에 집중한다는 개념이다. 초기에는 한국군과 뒤섞이는 데 주안을 둘 것이다. 이렇게 전선 전체가 뒤섞이면 아무리 타격력이 우수해도 어디를 때려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 북한은 이를 전후방 동시 전투와 연결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국방개혁을 통해 부대 개편 차원에서 후방의 2개 군단을 해체했다. 북한군 특수전 전력을 무시한 것 아닌가 싶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병력도 바로 이 특수전 전력으로 알려져 있다."

    - 북한군이 유사시 병력을 분산 배치하고 우리 군과 뒤섞는 전술을 쓴다면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도 단순한 완충지대가 아니라 실제 전투가 시작되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특히 북한은 김정은이 2023년 10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국경선 '요새화'를 지시한 이후 2024년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조망 및 지뢰 설치 등을 이어왔다.

    "나는 북한이 비무장지대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군사분계선을 '접촉선'(Line of Contact)화하고 있다고 본다.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의 남북 각 2㎞는 비무장지대로 설정해 분단과 정전을 관리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북한은 이런 완충지대 개념 자체가 필요 없다고 보는 것이다.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각 2㎞, 총 4㎞를 비무장지대로 둔 것은 적대행위 재발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였다. 접촉선이란 적의 위치와 동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적과 접촉을 유지하는 선을 말한다. 말 그대로 정전 관리가 아니라 작전 활동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언제든 공격 태세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군사분계선을 남북 화해와 교류를 가로막는 장애물 정도로 여기고 있으니 참 한심하다. 통일부 장관은 국가안보회의 구성원 아닌가. 그의 직무와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국민이 묻고 있다."
  • ▲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 상임대표가 서울 용산의 옛 한미연합사령부 청사 내 월턴 워커 장군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커 장군은 6·25전쟁 당시 미 제8군사령관으로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해 유엔군의 반격과 인천상륙작전, 북진의 결정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다. ⓒ윤광섭 대수장 상임대표 제공
    ▲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 상임대표가 서울 용산의 옛 한미연합사령부 청사 내 월턴 워커 장군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커 장군은 6·25전쟁 당시 미 제8군사령관으로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해 유엔군의 반격과 인천상륙작전, 북진의 결정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다. ⓒ윤광섭 대수장 상임대표 제공
    ◆ 윤광섭 대수장 상임대표는

    육사 34기로 임관해 최전방 감시초소(GP)장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가안보회의 사무처 위기판단관, 국방부 정책실 정책차장, 국방대 안보대학원장, 사단장, 교육훈련부장, 보병학교장 등을 지냈다. 예편 뒤에는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