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율이 李 대통령보다 높은 조사 잇따라총선 공천권 쥔 차기 당대표에 여당 시선 쏠려김민석 승리하면 대통령·여당 한 몸 운명정청래 승리하면 '명청갈등' 다시 불붙을 수도
  • ▲ 정청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민생입법 방해, 5.18 역사 왜곡 국민의힘 규탄대회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정청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민생입법 방해, 5.18 역사 왜곡 국민의힘 규탄대회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엇갈리는 흐름을 보이면서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8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보다 공천권을 쥔 당 지도부와 지역구 민심을 더 의식할 경우 조기 레임덕을 재촉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3일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0.9%였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8.4%, 부정 평가는 59.0%였다. 두 수치의 차이는 2.5%포인트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다른 조사에서도 대통령 국정 평가와 민주당 지지율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다.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2010명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 응답은 49.6%, 이 대통령 긍정 평가는 44.2%였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8~10일 전국 성인 2001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민주당은 46.4%, 대통령 긍정 평가는 42.9%였다.
  • ▲ 정청래(왼쪽부터)·송영길·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정청래(왼쪽부터)·송영길·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오는 17일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현재 당대표 후보로는 친명(친이재명)계로 불리는 김민석 후보와 반명(반이재명) 인사로 낙인 찍힌 정청래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 46.01%, 정 후보 44.53%다.

    차기 민주당 당대표는 단순히 당을 관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2028년 총선에서 누가 민주당 후보로 나갈지를 정하는 집권 여당의 공천에 지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여당 의원들에게는 누가 차기 당대표로 당선되느냐가 자신의 정치적 미래와 직결될 수 있다.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대통령과 여당은 밀착하게 된다. 그는 이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를 충실히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해왔다. 당정이 한 몸이 된다는 의미다.

    당정 충돌은 줄어들고 이재명 정부의 추진력은 강해질 수 있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정치적으로 한 몸이 될수록 '동반 하락'이라는 치명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세가 계속 약해질 경우 민주당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자체적으로 지지율을 관리할 공간도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에 "김민석 후보가 된다면 대통령이 수직 통치를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당도 지지율이 떨어지고 대통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 당 내부의 친명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 총선 공천과 당선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개별 의원들이 각자도생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 ⓒ서성진 기자
    ▲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 ⓒ서성진 기자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민석 체제'와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뜻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당 지도부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정 후보가 당대표를 맡았던 11개월 동안 명청대전(이 대통령과 정 후보의 갈등을 뜻하는 단어) 논란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는 이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전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이 식은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 지지율 끌어올리려면 정청래가 필요하다"며 "대통령 지지율을 지금보다 10% 이상 올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정청래 체제'로 가게 되면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민주당 지지율이 이 대통령을 앞서나가기 시작하면 정 후보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독자 행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정 후보가 결국 당권을 갖는다는 게 아니라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민주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구(舊) 주류로 불리는 친문(친문재인)·친조국·친청(친정청래) 지지층과 '뉴이재명'으로 대표되는 중도 지향의 이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 극심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어떤 당대표가 들어오든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하락하면 국정 장악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견해는 일치한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지지율 상승 요인이 마뜩지 않다는 것이다.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높인 부동산 세제 정비는 이미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선 집권 초기 북한 김정은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빅이벤트'로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주택 가격 급등과 '조국 사태'를 중심으로 한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논란이 타격을 주면서 동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들 당시에도 70%를 상회했지만, 5년 임기를 마칠 당시엔 40% 안팎에 머물렀다.

    몇 안 되는 반등 요인은 '호남 반도체'다. 이 대통령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정부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시기를 당기더라도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제시한 상황에서 당장의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우려가 크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3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더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받는 정책을 가져오고 더 민생에 와닿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코리아정보리서치, 에이스리서치,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각각 3.7%, 2.2%, 4.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1%포인트, ±2.2%포인트,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