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사학회, 19~20일 '하계 수사학 아카데미' 개최고대 그리스·로마·중국 수사학부터 디지털 수사학·개인형 언어AI 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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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은 2000년 전이나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지금이나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연설에서 시작해 중국 고대의 설득술을 거쳐 소셜미디어(SNS)와 인공지능(AI)의 언어까지, 시대에 따라 모습을 바꿔온 '수사학'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 ▲ 한국수사학회가 오는 19~20일 이틀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회관에서 '2026 하계 수사학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한국수사학회
한국수사학회는 오는 19일과 20일 이틀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회관에서 '2026 하계 수사학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수사학의 고전적 전통을 되짚는 동시에 디지털 시대의 설득과 언어, 나아가 개인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로컬 인공지능까지 살펴보는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수사학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을 뜻하지 않는다. 언어를 통해 타인의 생각과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번 아카데미는 이러한 수사학이 시대와 문명을 거치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따라가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언어와 AI까지 연결해 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첫날인 19일에는 고전 수사학이 주 무대다.
김헌 서울대 교수는 '인간에게 말(logos)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말과 인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안재원 서울대 교수는 고대 로마의 대표적인 정치가이자 웅변가인 키케로의 '아르키아스 변론'을 통해 고전 수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중국 고대 사상도 빠지지 않는다. 안성재 인천대 교수는 '공자의 수사'를, 김월회 서울대 교수는 '고대 중국의 수사'를 다룬다. 손윤락 동국대 교수의 '종교의 수사학', 김종영 서울대 교수의 '현대 수사학' 강연도 이어진다. 나민구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 고대의 전략적 언어와 설득술을 담은 '귀곡자'를 중심으로 강연한다.
고대 서양과 중국의 사상가들이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고민했던 방식이 오늘날의 언어생활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구성이다.
둘째 날인 20일에는 수사학의 시선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간다.
박충식 유원대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수사학'을 통해 플랫폼 환경에서 설득의 언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SNS와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 어떤 표현이 사람들의 반응과 참여를 이끌어내는지 등을 수사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AI와 수사학을 직접 결합해 보는 실습 과정이다.
김동규 성균관대 교수는 '나만의 로컬 LLM 만들기: 오픈모델 기반 수사학적 언어AI 만들기'를 진행한다. 강의는 이론과 실습을 합쳐 총 165분으로 구성되며, 참가자들은 자신의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오픈소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직접 다뤄볼 수 있다.
단순히 AI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픈 모델을 활용해 개인의 기기에 맞는 언어AI를 구현해 보는 것이 특징이다. AI 기술을 수사학이라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언어를 생성하고 소통하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셈이다.
결국 이번 아카데미가 던지는 질문은 시대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고대의 웅변가가 군중을 설득하던 순간부터 오늘날 AI가 만들어낸 한 문장이 사람의 클릭과 공유를 이끌어내는 순간까지, '어떤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손윤락 한국수사학회 회장(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연결'에서 찾았다.
손 회장은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SNS와 AI 시대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사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스·로마와 중국의 고전 수사학에서 AI 시대의 언어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영역처럼 보이는 주제들이 결국 '어떻게 해야 사람의 반응을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직접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의 연설문과 철학서에서 출발한 수사학이 이제 스마트폰과 컴퓨터 안에서 작동하는 언어AI와 만난다. 2000년 넘게 이어진 '설득의 기술'이 디지털 시대에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