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보다 세제개편 먼저 내놓은 정부與서도 "세금보다 공급·실수요 대출 먼저"민주당 TF, 공급·세금·대출 뒤늦게 총점검
  •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TF 제1차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TF 제1차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부가 사실상 증세에 준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먼저 내놓으면서 시장과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급·세금·대출을 함께 점검하며 여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에게서도 세 부담을 늘리기에 앞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부터 낮춰야 한다는 자성이 나온다.

    민주당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TF 제1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천준호·김한규·김영배·오기형·정태호·이해식·김남근·박민규·복기왕·안태준·이연희·김영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이 자리했다.

    한 직무대행은 "공급·세제·금융을 아우르는 부동산 정책 전반을 정부와 함께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장 내일 국토부의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금융위의 금융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대책 발표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실행력"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일 공급 대책보다 세제 개편안을 먼저 발표했다. 실거주·중저가 1주택자의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고가·다주택자의 부담은 높이는 방향이다. 그러나 직장이나 가족 문제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도 세 부담이 늘 수 있다. 전월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제기됐다.

    송영길 당대표 후보도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핵심은 부동산을 잘못 다루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부동산 세금을 손대지 말라는 게 일반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1인 1가구 1주택, 부동산 종부세, 양도세 해봤자 1조원"이라면서 "50조원의 추가 세수가 나는데 왜 1조에 목숨 걸려고 하느냐"고 했다. 그는 PF와 LTV·DTI 등 금융 규제도 풀어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도 말했다.
  •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한편 민주당은 공급 부족 책임을 윤 정부와 국민의힘에 돌렸다. 한 직무대행은 이날 "주택 공급 부족 사태를 초래한 주범은 윤석열 정권과 오세훈 시정 그리고 국민의힘의 무능"이라고 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공급 관련 법안을 두고 "8월에 무슨 일이 있어도 필버를 하든 뭘 하든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했다.

    정부도 세제 개편의 부작용 가능성은 의식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에 따른 전월세 불안 우려에 "단계적 시행을 통해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공급을 늘려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공급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많이 짓는 것"이라고 했다. 3기 신도시와 민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수도권 주택을 많이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돌아보면 공급은 늘리되 세금과 대출을 통한 수요 억제도 함께 쓰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과거 반대했던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하고,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기조에서 다시 세제 강화로 돌아오면서 정책 신호가 달라졌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였던 2020년에는 서울 핵심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분양 광풍"이 일어날 수 있다며 "득보다 실이 크다"고 반대했다. 현재 국토부가 그린벨트 해제까지 거론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금에는 더 강경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가격보다는 숫자, 즉 비거주 다주택을 더 심하게 징벌 징세를 해야 한다"며 1주택이라도 비거주라면 중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2025년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며 공급 확대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인 올해 다시 비거주·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세제 개편을 내놨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세제 개편안과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도 같은 날 공급·금융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