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11일 호남서 '반도체 사업' 공약미국의 AI 관련 새만금 투자 성사 강조兄은 같은 날 "미 7공군 박살내자" 구호李, 10일 광주 군공항 이전 속도 주문
  • ▲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오는 15일 광주 군공항 정문에서 총궐기대회를 열 것을 예고했다.ⓒ페이스북 캡처
    ▲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오는 15일 광주 군공항 정문에서 총궐기대회를 열 것을 예고했다.ⓒ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워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이 광주 군공항 기지 이전의 속도전을 주문하고, 김민석 당대표 후보의 친형 김민웅 씨가 이끄는 친여 단체 역시 사업을 명분으로 한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전남·광주·전북 지역 권리당원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15일 발표된다.

    호남권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약 33%를 차지하는 핵심 텃밭인 만큼 지역 표심의 향배가 전당대회 승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당권주자들도 앞다퉈 사업 추진을 뒷받침할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메가프로젝트 민관 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를 활용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

    호남 권리당원 투표를 불과 하루 앞두고 대통령이 직접 지역 최대 현안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후보들도 즉각 정부와의 호흡과 추진력을 강조하며 호남 표심 공략에 나섰다.

    송영길 후보는 지난 10일 KBC광주방송 TV토론회에서 인천시장 시절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 유치 경험을 내세우며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후보 역시 당대표가 되면 반도체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후보는 이 대통령과 안정적인 당정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자신이 사업을 성공시킬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호남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된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3대 메가 프로젝트의 2·3차 대기업 투자 후속계획에 전북 포함 ▲현대차 투자 확대 ▲다수 협력기업 유치 ▲미국·중국 등의 AI 관련 새만금 투자 유치 ▲공공기관 이전 등을 통한 전북금융중심 강화 ▲국민적인 새만금 대협약과 수익 공유모델 공론화를 통한 개발기간 단축 등 호남 지역 공약을 쏟아냈다.

    같은 날 김 후보의 친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도 '호남 반도체'를 전면에 내걸었다. 김 상임대표는 호남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오는 15일 오후 4시 광주 군공항 정문에서 '호남 반도체 성사 위해 모두 모이자! 8·15 광주 군공항 에워싸기 호남 총궐기' 개최를 예고하기도 했다.
  •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이 직접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드라이브를 건 직후 김 후보와 친형이 이끄는 재야 단체까지 같은 현안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놓은 셈이다.

    김 상임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호남 메가 프로젝트, 되려면 제대로 돼야 한다"며 "국정사안이자 주권사안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미국이 끼어들 자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접고 우리 땅을 즉각 내놓지 않는 '미 7공군을 박살내자!'라는 구호를 더 높이 들고 호남 반도체를 반드시 성사시키자"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의 트럼프가 과연 이재명 정부가 눈곱만큼이라도 잘 되길 바라겠나. 그리고 경제 파국으로 자기 코가 석 자인 미국이 한국경제가 발전하길 바라겠나"라며 "호남 반도체 성사의 핵심은 우선 미국의 방해를 물리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은 국내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평시 미 공군 작전부대가 상시 주둔하지는 않지만 유사시 미 항공전력이 전개된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측에 공여된 부지도 있어 군공항 이전과 부지 활용 과정에서는 한미 간 협의가 불가피하다.

    국방부도 전날 "미군 공여지를 조속히 반환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미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거점 지역인 호남권 당원 투표 결과를 앞두고 대통령과 김 후보의 친형이 이끄는 재야 진영이 동시에 호남 반도체를 띄우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진영의 전통적인 대미 압박 기조를 활용해 호남 반도체 사업의 추진 동력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는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여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가장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후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호남 투표 직전 반도체 프로젝트에 힘을 싣고 김 후보에 이어 그의 친형이 상임대표로 있는 친여 시민단체까지 같은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결과적으로는 김 후보에게 유리한 전당대회 환경이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의 국정 행보와 특정 후보 주변 인사 및 친여 단체의 움직임을 직접 연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공교롭게도 시점과 메시지가 겹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 후보가 대통령과의 호흡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상황인 만큼, 호남 최대 현안에 전방위적인 힘이 실리고 있어 김 후보의 지역 표심 공략에 유리하게 작용될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본지는 김 후보 캠프 측에 김 상임대표의 주장과 관련한 견해를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